2020년 첫 블록체인 이슈 문답에서는 지난주(12월 30일~1월 5일) 소식 중, 텔레그램의 ICO, 터키의 블록체인 기반 금 거래 플랫폼 그리고 디라이브의 비트토렌트 합류 소식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미 SEC, 텔레그램이 ICO로 모은 자금 사용처 밝혀라

Q. 미 SEC가 텔레그램에 ICO 자금 사용처를 밝히라 했다는데요?

A. 1월 2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법원에 텔레그램이 ICO에 관련된 내용을 제공하게끔 해달라 신청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텔레그램이 톤(TON) ICO를 통해 어떻게 자금을 모았고, 이 자금을 어디에 썼는지 밝히라는 것입니다. 미국 뉴욕 남부지방법원의 케빈 카스텔(P. Kevin Castel) 판사는 텔레그램에 1월 3일까지 이 요청에 답하라 명령했습니다. 그러나 텔레그램은 이를 거부했습니다.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텔레그램의 법률대변인은 SEC의 요청을 근거 없는 법적 신문이라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일과 관계없는 방대하고, 민감한 은행 거래 내역까지 공개하라는 것은 텔레그램 측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고 항의하기도 했습니다.

Q. 그램은 작년에 출시될 예정 아니었나요?

A. 맞습니다. 텔레그램은 2018년 두 차례의 ICO를 통해 17억 달러(약 1조 9847억 원)를 모았습니다. 그리고 2019년 10월에 블록체인 톤(TON)과 암호화폐 그램(Gram)을 출시할 예정이었습니다. 같은 해 10월 8일에는 텔레그램은 홈페이지에 암호화폐 그램을 담을 수 있는 '그램 지갑'의 서비스 약관을 게시하기도 했었지요. 그리고 2019년 9월에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와 블랙문은 그램 상장을 검토 중이라 밝혔습니다.

그러나 2019년 10월 11일 미 SEC는 법원으로부터 그램 분배에 대한 긴급 조치와 임시제한 명령을 승인받았다 밝히며, 톤과 그램의 출시는 올해 4월로 미루어진 상태입니다. 미 SEC는 그램을 '증권'으로 보았고, 텔레그램이 증권법에 따라 자금을 모으지 않았기에 이처럼 제동을 건 것입니다. 반면 텔레그램은 예외 조항을 담은 'D 규정'에 따라 진행했으니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미 SEC는 규정대로 공인 투자자에게만 토큰을 판매한 것도 아니고, 그램 토큰으로 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에 증권으로 간주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Q. 모집책도 곤란을 겪고 있겠네요?

A. 맞습니다. 미 SEC는 2019년 12월 6일에 존 하이먼(John Hyman)이 텔레그램의 ICO에 대해 진술 할 것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하이먼은 ICO 당시 텔레그램의 수석 투자자문가로 활동하며, 텔레그램과 투자자 사이 연락책 역할을 하며 자금 조달을 도운 인물입니다. 하이먼은 영국 시민권자이기에, 미 SEC는 영국 법원에 공조를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하이먼은 그램 토큰이 공인 투자자들 손에서 벗어나 암암리에 거래되고 있었음을 알고 있었다고도 합니다. 하이먼이 투자자에게 발송한 메일에는 그램을 암거래하는 브로커와 암시장에서의 그램 가격을 묻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기도 합니다. 실제로 지난 2019년 7월, 그램 토큰이 공식적으로 분배되기 전에 암호화폐 거래소 리퀴드가 퍼블릭 세일을 통해 그램 토큰을 개당 4달러에 판매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터키, 블록체인으로 금 거래한다

Q. 터키에서 금 거래를 위한 블록체인이 출시됐다는데요?

A. 2019년 12월 30일, 청산 및 결제를 담당하는 터키의 타카스 은행이 금 거래를 위한 블록체인을 출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블록체인의 이름은 '비가(BiGA) 디지털 골드'로 실물 금을 디지털화하고, 블록체인상 발급, 상환, 거래 이력을 저장합니다. 실물 금은 이스탄불 증권거래소에 저장되어 있고, 이를 기반으로 한 토큰 '비가'가 소유권 이전에 따라 움직이는 방식입니다. 비가 토큰 한 개는 금 1g에 상당하는 가치를 갖게 됩니다. 거래내역은 암호화되어 저장되나, 터키 규제 당국은 금의 소유권 이전을 확인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습니다. 국영은행 지랏, 바키프와 민관합작 은행 알바라카 투르크, 쿠베이트 투르크 또한 비가 디지털 골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고 알려졌습니다.

Q. 비슷한 프로젝트들도 있지 않나요?

A. 금의 가치를 기반으로 암호화폐를 발행하거나, 금 거래 이력을 블록체인으로 추적하기 위해 시작된 프로젝트가 존재하기도 합니다. 2019년 10월 호주의 퍼스 조폐국이 금의 가치와 연동된 토큰 PMGT를 출시하기도 했었습니다. 퍼스 조폐국이 실물 금을 보관하고 서호주 정부가 PMGT의 가치를 보증해, PMGT를 통해 시공간 제약 없이 금을 실시간으로 거래할 수 있게 됐습니다. 같은 달,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하는 팍소스(Paxos)가 실물 금의 가치에 기반한 토큰 '팍스 골드(PAXG)'를 출시하기도 했습니다. 팍스 골드는 이더리움 블록체인상 발행되는 토큰으로, 금 1트로이온스(약 31.1g)에 상당하는 가치를 갖고 있습니다. 실물 금은 런던 영국은행이 운영하는 런던굿딜리버리에 보관되어 있으며, 뉴욕 금융서비스국(NYDFS)으로부터 토큰 발행을 허가받기도 했습니다.

Q. 터키는 디지털 리라를 발행하겠다 밝히지 않았나요?

A. 2019년 7월 10일, 터키 정부는 제11차 경제 개발계획(2019~2023)을 공개하기도 했었습니다. 이 계획에는 블록체인을 교통과 세관에 도입하겠다는 계획뿐만 아니라, 블록체인상에서 중앙은행 화폐를 발행하겠다는 계획도 담겨 있었습니다. 또한 2019년 11월 5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2020년 말까지 디지털 리라 파일럿 테스트를 완료하라는 지시를 내리기도 했습니다. 터키 중앙은행과 과학 기술연구위원회(TUBITAK)도 디지털 리라 발행 프로젝트에 참여할 것이라고 합니다.

탈중앙화 미디어 '디라이브', 비트토렌트 합류

▲  출처 = 디라이브 커뮤니티
▲ 출처 = 디라이브 커뮤니티

Q. 비트토렌트에 블록체인 미디어가 합류한다는데요?

A. 2019년 12월 30일, 블록체인 콘텐츠 공유 플랫폼인 디라이브(DLive)가 비트토렌트(BitTorrent)의 생태계에 합류할 것이라 발표했습니다. 비트토렌트는 P2P 공유 플랫폼인데, 지난 2018년 7월 트론에게 1억 2천만 달러에 인수되기도 했었지요. 즉, 이번 소식으로 디라이브는 기존에 사용하던 리노 블록체인에서 트론 블록체인으로 옮겨오게 됩니다.

Q. 디라이브는 유튜브 사태 때도 거론된 플랫폼 아닌가요?

A. 맞습니다. 최근 유튜브에서 암호화폐 관련 콘텐츠가 대거 삭제되고, 관련 채널도 경고를 받는 일이 생겼습니다. 이에 유튜브 측이 암호화폐 콘텐츠를 검열한다는 말도 나오고, 악의적 집단이 유튜브 알고리즘을 이용해 콘텐츠를 신고해 이러한 해프닝이 벌어졌다는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그리고 유튜브 대신 검열 걱정 없는 탈중앙화 콘텐츠 플랫폼으로 옮겨 가는 것은 어떠냐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유튜브의 대안으로 디라이브, 디튜브, LBRY와 같은 블록체인 플랫폼이 언급되기도 했었습니다.

Q. 비트토렌트는 자체 비디오 플랫폼을 개발 중이지 않나요?

A. 맞습니다. 비트토렌트는 2019년 8월,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 '비라이브(BLive)' 내부 테스트를 시작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2020년 1분기까지 비라이브 풀버전을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었지요. 이에 블록체인 판 아프리카TV가 나올까 하는 기대도 받았습니다.

디라이브가 비트토렌트에 합류하기로 결정되며, 비라이브와 디라이브의 서비스도 통합될 것이라고 합니다. 서비스 개발을 위해 디라이브와 비라이브의 팀도 통합됩니다. 그리고 디라이브도 비트토렌트의 탈중앙화 파일 공유 시스템(BTFS)을 활용하겠다 밝혔습니다. 또한 플랫폼이 통합되며, 디라이브에서 사용되던 리노 코인 대신 비트토렌트 토큰(BTT)이 사용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Q. 리플을 기반으로 한 음원 플랫폼도 개발 중이라던데요?

A. 리플의 상품 총괄자인 크레이그 드위트(Craig DeWitt)는 리플 기반 음원 플랫폼 '엑스송즈(xSongs)' 프로젝트를 개인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밝히기도 했습니다. 아티스트들이 엑스송즈에 음원을 올려 수입을 창출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인데, 사용자들은 리플(XRP)을 이용해 음원을 결제할 수 있습니다. <더 블록 크립토>에 따르면 엑스송즈는 1월 1일 베타버전을 출시하기도 했습니다. 드위트는 '밴드캠프'라는 온라인 음원사에서 엑스송즈 사업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밴드캠프가 최대 21%까지 음원 거래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과 다르게, 엑스송즈는 별도의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을 것이라 말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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