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최근 저전력 머신러닝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개발 스타트업인 엑스노.ai(Xnor.ai)를 2억달러에 규모에 인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애플의 제품 전략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관심이 늘었다.

일단 애플은 엑스노 인수를 통해 원격지에 있는 대형 클라우드 데이터센터가 아닌 디바이스 기반 AI 역량을 강화할 것이 확실해 보인다.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에 기반한 AI 서비스 모델과 맞먹을 만한 존재감을 가질지는 두고봐야겠지만 디바이스와 AI간 결합은 관련 업계에서 이미 주목할 만한 트렌드로 부상했다. 애플 외에 삼성전자 등 내로라하는 제조사들이 모바일 하드웨어와 AI의 융합에 속도를 내고 있다. [관련기사] 차세대 인공지능, 하드웨어 거인들의 반격 거세다

애플의 엑스노 인수도 이같은 흐름의 연장선상에 있다.

고성능 AI 역량 지원할 하드웨어 개발 역량 필요

삼성전자, 애플 등의 행보를 보면 디바이스 AI는 배터리를 가급적 적게 소모하면서 보다 많은 일들을 AI로 처리할 수 있게 하는 쪽으로 진화하고 있다. 배터리를 오랫동안 유지하면서도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및 다른 기기에 보다 강력한 AI 역량을 구현하는 것이 하드웨어 기기 경쟁력으로 떠올랐다는 얘기다.

애플의 엑스노 인수 역시 마찬가지다. <와이어드> 등 외신들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엑스노는 태양전지 에너지를 사용해 이미지를 인식할 수 있는 컴퓨터칩을 시연했다. AI 알고리즘은 일반적인 칩에서 돌아갈 경우 에너지를 많이 소비한다. 이런 가운데 엑스노 같은 스타트업들은 AI 모델을 축소해 특화된 하드웨어에서 에너지 효율적으로 돌릴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디바이스에서 에너지 효율적으로 AI를 돌리는 게 만만한 일은 아니다.  와이어드는 서브하시쉬 미트라 스탠포드대 교수의 발언을 인용해 "이것은 새로운 하드웨어 기술과 다자인을 요구한다. 동시에 새로운 알고리즘도 필요로 한다"라고 전했다.

애플은 이미 음성 비서인 시리를 동작시킬 수 있는 음성 메시지를 인식하는 것과 같은 특정 AI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칩을 개발했다. 하지만 배터리를 소모하지 않는 보다 나은 하드웨어 역량을 필요로 할 것이란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단순 자동화 넘어 학습하는 기기로의 진화 주목

현재 디바이스 AI는 영상 얼굴 인식 등 사전에 훈련된 특정 업무를 돌리도록 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AI 기반으로 학습도 가능한 디바이스도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미트라 교수는 머지 않아 이같은 기기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통해 클라우드로 데이터를 보내지 않고도 스마트폰이나 다른 기기들 성능을 향상시킬 것이란게 그의 생각이다. <와이어드>에 따르면 그는 "이것은 정말로 흥미로운 일이다. 요즘 대부분의 기기들은 본질적으로 벙어리"라고 말했다.

영상에 AI를 효과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애플이나 구글 같은 회사들에게는 경쟁력 강화에 중요한 요소일 수 있다. 이미 아이폰 등 스마트폰에서 카메라 및 카메라 관련 소프트웨어는 판매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됐다. 시장 조사 업체 IDC의 데이브 슈멜 애널리스트는"머신러닝은 현재 AI를 포함하지 않는 애플 기기들에서 사용될 수 있다. 애플워치와 에어팟에서도 쓰일 수 있다. 기존 제품에 엄청난 기회가 있다"라고 말했다.

디바이스에서 AI를 강화할 경우 이들 기기에서 개인 정보보호를 강화하는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클라우드로 데이터센터에서 AI를 처리할 경우 프라이버시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앞서 삼성전자도 최근 열린 CES2020에서   모바일 기기에서 AI 연산을 처리하는 온디바이스 AI 기능을 탑재한 개인 맞춤형 AI 로봇 ‘볼리(Ballie)’를 공개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온디바이스 AI는 서버에서 데이터를 처리하는 클라우드 방식의 AI보다 개인화된 정보를 처리하는 데 유리하고, 네트워크가 연결되지 않아도 언제든 이용할 수 있다. 앞으로 온디바이스 AI를 탑재한 볼리의 기능을 시큐리티 로봇이나 피트니스 도우미 역할 등 필요에 따라 다양하게 확장할 수 있다는 것이 삼성전자 설명이다.

키워드
#AI #모바일 #애플 #
저작권자 © 블로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