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데이터센터가 아닌 데이터가 발생하는 디바이스에서 바로 인공지능(AI) 관련 기능을 처리할 수 있는 엣지컴퓨팅은 반도체 업계에서도 대형 변수로 등장했다. 클라우드 센터로 데이터를 보내지 않고 디바이스에서 바로 커버하는 것을 지원하는 칩 개발을 위한 관련 업계의 행보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애플이 최근 엑스노를 인수하고 삼성전자가 올초 열린 CEO에서 AI 기능을 탑재한 개인 맞춤형 AI 로봇 ‘볼리(Ballie)’를 공개한 것도 클라우드가 아닌 디바이스 부분에서 컴퓨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일환이다. 대규모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보유한 구글 역시 초소형 컴퓨터인 코랄(Coral) 이니셔티브를 통해 엣지컴퓨팅에 대응하고 나섰다.

모바일 기기용 CPU에 들어가는 핵심 칩 디자인 부문에서 사실상의 표준을 장악한 ARM도 지난 몇년간 디바이스 AI를 지원하는 칩개발에 주력해왔다. 2월10일(현지시간)에도 디바이스에서 AI를 처리할 수 있는 역량을 대폭 강화한 새로운 칩 디자인 2종을 공개했다. 코어텍스-M55 코어와 에토스-U55 마이크로 NPU가 바로 그것.

원격 서비스가 아니라 디바이스에서 직접 AI를 돌리는 것은 속도와 프라이버시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 디바이스 AI는 그동안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같은 기기들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ARM의 행보를 보면 IoT 기기들로도 영역이 확장되는 듯 하다.

<더버지> 보도에 따르면 ARM이 코어텍스-M55와 에토스-U55 NPU와 관련해 제시하는 사용 시나리오 중 하나는 360도 카메라가 탑재된 지팡이가 장애물을 감지하고, 기차에 탑재된 센서가 문제를 확인하고 지연을 예방하는 것 등을 포함하고 있다.

ARM에 따르면 코어텍스-M55는 코어텍스-M 프로세서 라인 중 회신 모델로 이전 코어 M 세대와 비교해 머신러닝 성능은 15배, 디지털 신호 처리 성능은 5배 향상됐다. 에토스-U55 NPU와 결합되면 머신러닝 처리 역량은 기본 코어텍스 55 시리즈에 비해 32배까지 향상될 수 있다. 이전 코어텍스 M 칩과 비교했을때 전체적으로 480배 나은 처리 역량을 지원한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ARM은 이 같은 데이터 처리량 향상에 대해 엣지 플랫폼이 할 수 있는 것에 대한 커다란 차이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강조해 눈길을 끈다.

현재 코어텍스-M 플랫폼은 키워드나 진동 감지 같은 기본적인 일들을 수행할 수 있다. 하지만 코어텍스M-55 시리즈는 사물 인식 같은 보다 진화된 일들을 처리할 수 있게 한다. 에토스-U55와 결합되면 코어텍스-M55 칩은 동작이나 음성 인식 같은 일들도 지원할 수 있다.

물론 코어텍스-M55와 에토스-55은 칩 디자인 설계다. 반도체 파트너들이 이를 활용해 실제 칩으로 구현하는 것은 빨라야 2020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ARM의 행보는 IoT 기기에 탑재되는 칩들이 어떤 업무까지를 소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디바이스와 AI를 결합은 하드웨어 혁신도 가속화시키는 변수가 됐다. 서브하시쉬 미트라 스탠포드대 교수의 발언을 인용해 “이것은 새로운 하드웨어 기술과 다자인을 요구한다. 동시에 새로운 알고리즘도 필요로 한다”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AI가 모바일 하드웨어 혁신 주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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