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IT 업계 재택근무가 확산되고 있다. SK텔레콤을 시작으로 KT도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재택근무에 들어갔으며, 네이버와 카카오도 원격근무로 전환했다. 게임 업계도 재택근무에 나서고 있다. 엔씨는 유급 휴무를 시행한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일하는 문화의 변화 움직임도 감지되는 상황이다. 반면, 재택근무를 시행하지 않는 기업 소속 직원들 사이에서는 불만도 쏟아진다. 재택근무의 업무 효율에 대한 평가도 엇갈리고 있다.

코로나19 대응 일환으로 임시 재택 확산


SKT는 25일부터 3월1일까지 재택근무에 들어갔다. 코로나19 상황이 심각 단계로 상향됨에 따라 임직원 건강과 안전, 지역 사회 확산 방지를 위한 차원이다.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전직원 대상 재택근무를 시행해 화제를 모았다. 이후 KT도 26일부터 3월6일까지 전사 임직원 절반씩 교대로 재택근무를 한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26일부터 28일까지 전직원 원격근무 체제로 전환했다. 이전에는 임산부 직원과 만성질환자를 대상으로만 재택근무를 하던 상황이었다. 카카오도 26일부터 본사 직원 2300여명을 대상으로 원격근무를 시작했다. NHN은 27일부터 3월2일까지 재택근무를 시행한다.

게임 업계에서는 위메이드가 국내 게임사 중 처음으로 재택근무를 시작했다. 위메이드는 25일부터 28일까지 재택근무를 진행하며 추후 상황에 따라 재택근무 연장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어 네오위즈는 26일부터 3월3일까지, 카카오게임즈는 26일부터 전사 재택근무를 한다고 밝혔다. 카카오게임즈는 질병관리본부의 지침에 따라 비상대책TF를 구성해 실시간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넥슨과 넷마블도 27일부터 3월2일까지 전사 재택근무에 들어간다. 엔씨소프트는 같은 기간 전사 유급 특별휴무를 실시한다. 임산부 직원의 경우 유급 특별 휴무와 별개로 20일의 유급 특별휴가를 추가 부여한다. 펄어비스는 재택근무가 가능한 부서들을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확대 시행키로 했다.

한편, LG유플러스는 대구·경북 지역 사원과 해당 지역 방문 직원을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하도록 했으며, 현재 전직원 대상 재택근무 확대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LGU+ 내부에서는 LG그룹 차원에서 재택근무를 시행하지 않는 이상 재택근무 확대가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하는 방식 변화로 이어질지 주목


대면 업무에 익숙한 국내 기업 문화 특성상 재택근무는 아직 낯선 존재다. 재택근무를 시행 중인 직원들 사이에서도 재택에 대한 평가가 갈리고 있다. 업무 효율에 대한 얘기도 나온다. 집에서 일해서 집중이 안 된다는 의견과 혼자 일해서 더 집중이 잘 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  | 재택근무의 업무 효율에 대한 의견이 갈리고 있다.
▲ | 재택근무의 업무 효율에 대한 의견이 갈리고 있다.

일에 집중이 안 된다는 쪽은 주로 가정에서 발생하는 업무 외 환경적 요인을 들었다.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부모님이 집 안 청소를 시키거나 어린 자녀가 업무를 방해하는 등 가족 구성원에 의한 돌발상황을 예로 들었다. 한 게임 업체 직원은 "집에 있지만 집에 가고 싶은 마음이 든다"라며 공과 사가 분리되지 않은 환경에 대한 불편함을 토로했다.

반면, 한 포털 업체 직원은 "개인적으로 통근 시간이 긴데 원격근무를 하면서 더 효율적으로 업무에 시간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육아와 일을 병행하는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유치원이 휴원한 상황에 재택근무를 하면서 육아를 동시에 해야 해 힘들지만, 업무 자유도가 있어 아이를 신경 쓰면서 일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기도 하다"라며, "앞으로도 워킹맘을 배려해 유연한 재택근무 문화가 자리 잡았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일하는 문화의 변화도 감지된다. 이번 사태로 전사원 재택근무 경험이 축적될 경우 불필요한 대면 업무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SKT는 이번 재택근무를 시행하며 “장기적으로는 현행 대면 중심의 일하는 방식을 근본적이고 선제적으로 혁신하는 계기가 되도록 운영하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예전부터 재택근무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이 다 갖춰졌기 때문에 업무적으로 불편한 점은 없다"라며, "협력 업체와의 커뮤니케이션도 협업 도구를 통해 원활히 할 수 있으며, 재택근무는 시스템이 아닌 문화와 인식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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