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코로나19 상황을 비대면 사회로 가는 전환 기회로 삼겠다고 밝혔다. 비대면 영업 마케팅 및 재택근무가 가능한 SKT ICT 역량을 바탕으로 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박정호 사장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사업적 어려움을 토로하면서도 초협력을 바탕으로 비 이동통신사업(MNO) 분야에서 성과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박정호 사장은 3월26일 서울 을지로 SKT 본사 사옥에서 열린 제36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이날 주총에서 박정호 사장을 비롯해 유영상 SKT MNO사업부장, 최진환 미디어사업부장, 박진효 보안사업부장, 이상호 커머스사업부장은 5G 및 미디어·보안·커머스 등 신사업 성과와 경영 비전을 소개했다. 이번 주총은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이동통신사 중에서는 처음으로 온라인으로도 실시간 생중계됐다.

▲  | 박정호 SKT 사장이 서울 을지로 본사 사옥에서 주주들에게 경영성과, 사업비전을 설명하고 있는 모습
▲ | 박정호 SKT 사장이 서울 을지로 본사 사옥에서 주주들에게 경영성과, 사업비전을 설명하고 있는 모습

코로나19로 SKT도 타격 입었다


이날 박정호 사장은 "한국은 코로나19 대응을 잘하고 있는 것으로 세계적인 평가를 받고 있지만, 유럽과 미국에서 확산 속도가 빨라지면서 경제가 엄청난 규모로 흔들리고 있다"라며, "우리나라에서도 IMF 금융 위기와 비견되는 경제 상황을 얘기하고 있고 비즈니스도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라며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사업 환경을 토로했다.

특히, 박정호 사장은 해외 출국자가 90% 가까이 줄어든 상황에서 로밍 사업이 큰 타격을 입었다고 밝혔다. 반면, 유동 인구가 80% 감소한 데 비해 SKT 매장 방문객은 평소 대비 20% 줄었다며 비교적 선방했음을 강조했다. 또 보안 사업에 있어서 자영업자를 큰 고객으로 두고 있는 ADT캡스의 경우 해지가 대폭 늘고 있다고 전했다.

커머스 분야의 경우 기대와 달리 코로나19가 전체적으로 마이너스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가 생활필수품 중심으로 이뤄지고, 커머스 사업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여행과 레저 분야 규모가 줄면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정호 사장은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고려해 유동성, 소비 측면을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올해 계획했던 자회사 IPO의 경우 코로나19 사태로 1년 순연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비대면 사회 전환 준비하겠다


또 위기를 기회로 삼겠다는 얘기가 이어졌다. 박정호 사장은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사회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박정호 사장은 "코로나19 사태를 기점으로 SKT는 오래 준비해온 비대면, 비접촉 영업과 마케팅을 이번에 테스트하고 비대면 사회로 가는 전환을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기회로 삼겠다"라고 말했다.

▲  | 이날 주총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온라인 중계가 병행됐다.
▲ | 이날 주총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온라인 중계가 병행됐다.

박정호 사장은 국내 기업 중 선도적으로 재택근무를 시행하며 얻은 경험을 얘기하며 이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자사가 갖춘 디지털 워킹 시스템을 통해 재택근무 기간 중 중요 업무를 진행하는 데 큰 문제가 없었다는 설명이다. 자사 플랫폼을 바탕으로 100명의 임직원 간 그룹 통화도 문제없는 환경을 구축했다고 강조했다.

MNO 및 신사업 두 축으로 성장 계획


박정호 사장은 MNO 사업에서 5G를 통해 재도약 기반을 마련했으며, 미디어·보안·커머스 등 신사업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5G의 경우 기존 B2C 통신 사업뿐만 아니라 B2B 분야에서 초협력을 바탕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한 예시로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클라우드 게임 협력, 아마존웹서비스(AWS)와의 5G 기반 모바일엣지컴퓨팅(MEC) 사업 등을 들었다.

▲  | 박정호 SKT 사장은 MNO와 신사업 두 축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 | 박정호 SKT 사장은 MNO와 신사업 두 축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정호 사장은 "영역과 경계를 초월한 전방위적 초협력을 지속해 글로벌 경쟁력 있는 ICT 대표 기업으로서 가치를 극대화하겠다"라고 밝혔다. 또 "전세계가 코로나 확산으로 크게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우리나라가 코로나19 대응을 잘해 정부와 국민이 보여준 노력이 세계적인 평가를 받고 있으며 이런 부분이 자본 시장(Capital market)에서도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없어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날 SKT 주총에서는 2019년 재무제표 확정, 사내외이사 및 감사위원선임, 정관 일부 변경 등의 안건을 승인했다. 박정호 사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또 조대식 기타비상무이사와 안정호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을 재선임하고, 김용학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과 김준모 사외이사를 신규 선임했다. SKT 이사회는 사내이사 2인, 기타비상무이사 1인, 사외이사 5인 등 총 8명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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