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충격으로 글로벌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는데 거대 테크 기업들을 둘러싼 날씨는 상대적으로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이들 기업의 일부 사업은 오히려 예전보다 성장하는 장면이 연출될 정도다. 코로나19발 혼란이 정리되고 경제가 다시 회복세로 돌아설 경우 거대 테크 기업들의 위상은 지금보다 올라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3월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침체에도 거대 테크 기업들은 여러 사업들에 걸쳐 성장세를 경험하고 있다. 거대 테크 기업들도 물론 코로나19에 타격을 입었지만 다른 쪽 분야 회사들과 비교했을때 나름 얻는 것도 많다는 뉘앙스가 기사에 많이 풍긴다.

아마존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온라인 쇼핑 수요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물류 관련 직원을 10만명 신규 채용하기로 했고 페이스북은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퍼지기 시작한 이후 메신저 및 화상 통화 서비스 트래픽이 급증하는 상황을 맞았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협업 소프트웨어인 '팀즈' 사용자수가 최근 거의 1주일만에 40% 늘었다.

<뉴욕타임스>는 "사람들이 집에서 일을 해야 하고 다른 사람들과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은 대형 테크 회사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들에 더욱 많이 의존하도록 만들었다"라며 "이들 회사가 혜택을 보는 트렌드가 가속화되고 있다"라고 전했다.

아마존은 지난 몇년간 오프라인 소매 업계를 강하게 위협해왔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이후 소비자들은 오프라인 매장에 직접 가는 걸 부담스러워하는 흐름이 두드러지고 지고 있다. 식료품부터 처방전 없이 할 수 있는 약품들까지 온라인 쇼핑몰에서 사려는 이들이 확산되는 추세다.

넷플릭스로 대표되는 스트리밍 서비스들도 코로나19가 퍼지면서 사용자 기반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정부 명령으로 극장들이 문을 닫으면서 유튜브와 넷플릭스와 같은 영상 서비스로 소비자들의 발길이 몰리는 양상이다.

기업용 컴퓨팅 쪽에서도 거대 테크 기업들의 영향력은 확대일로다. 자체 데이터센터를 폐쇄하고 아마존웹서비스,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구글 클라우드에서 컴퓨팅 자원을 빌려 쓰는 회사들이 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기업들이 인프라 부담을 덜면서도 많은 직원들이 집에서 일을 하는 속도를 끌어올릴 수 있게 한다라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거대 테크 회사들이 코로나19로 혜택만 본 것은 물론 아니다. 적지 않은 타격도 입었다. 구글과 페이스북은 핵심 매출 기반인 광고 사업이 경기 하락으로 고전하고 있고,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아마존,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 주가는 모두 합쳐서 한달전 보다 1조달러 이상 빠졌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은 소비자 지출 감소를 이유로 단기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구글이나 아마존 만큼 규모가 크지 않은 기술 회사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사업 기반이 크게 흔들리는 상황에 직면했다.

물론 줌 같은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는 예외일 수 있지만  우버나 리프트 같은 승차 호출 서비스나 에어비앤비같은 회사들은 고객 감소로 적지 않은 내상을 입었다. 이들 회사와 비교하면 거대 테크 기업들은 코로나19가 확산되는 가운데서도 처지가 괜찮은 편이다. 오히려 지금의 상황은 향후 경기가 회복되면 거대 테크 회사들이 더욱 강해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뉴욕타임스의 설명이다.

뉴욕타임스는 "경제가 결국 좋아지면 대형 기술회사들은 달라진 소비자들의 습관에서 혜택을 입을 것이다. 코로나19가 미국을 강타하기전 규제당국과 의회에서 쏟아진 비판에도 불구하고 미국 거대 테크 회사들은 이전보다 강해진 모습으로 올해를 마감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전했다. 웨드부시증권의 자산 리서치 매니징 디렉터도 "거대 테크 회사들은 보다 강해지는 쪽에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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