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올해 1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거뒀다.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톡비즈’ 사업이 성장을 견인했다. 간편결제 등 신사업과 콘텐츠 부문도 이를 뒷받침했다.

하반기 전망도 낙관적이다. 실물경기 회복이 가시화되면 광고 수요가 반등하면서 카카오의 성장세 역시 지속될 전망이다. 카카오는 신사업을 확대하고 콘텐츠 IP로 해외 진출을 가속화하는 한편, 올해 B2B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영역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5월7일 카카오 1분기 실적발표 직후 컨퍼런스 콜에서 “이번 분기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으로 직접적인 대면 소통이 어려워지면서 카카오톡을 통한 소통이 활발해졌다”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의 영향으로 광고 시장이 위축되고 소비 활동이 감소했지만 카카오의 핵심사업인 톡보드 메시지 광고의 안정적인 매출과 커머스 사업의 견조한 성장에 힘입어 전분기 대비 성장세를 지속했다”라고 말했다.

또 “유례 없는 팬데믹 상황과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가운데 카카오의 플랫폼의 경쟁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차별화되는 시기였다”라며 “위기 상황에서 카카오 공동체는 더욱 하나가 되어 사업을 전개했고, 그 결과 역대 최대 매출과 영업익을 달성했다”라고 말했다.

이날 카카오는 2020년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9%, 218.9% 늘어난 8684억원과 88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률은 10.2%로 역대 최대 영업이익과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이끈 ‘카톡’

카카오의 사업은 크게 둘로 나뉜다. ‘플랫폼’과 ‘콘텐츠’ 부문이다. 플랫폼은 △톡비즈 △포털비즈 △신사업(페이·모빌리티), 콘텐츠는 △게임 △뮤직 △유료 콘텐츠 △IP비즈니스 등으로 세분된다.

플랫폼 부문의 핵심 비즈니스는 카카오톡 기반의 ‘톡비즈’다. 1분기 플랫폼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한 4418억원을 기록했는데, 이 가운데 톡비즈가 2247억원의 매출을 담당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7% 증가한 수치다. 코로나19로 카카오톡 이용이 증가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채팅 이용시간은 지난 2월 말 주간 최고치를 경신했고, 수·발신 메시지의 양은 보다 확대됐다. ‘그룹 콜’은 전분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카카오가 지난해 내놓은 주력 광고상품, ‘톡보드(채팅목록 탭 광고)’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계절적 비수기와 코로나 사태가 겹치면서 광고 시장 전반이 위축된 가운데 톡보드도 1, 2월은 전년 12월 대비 일 평균매출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신규 광고주가 늘어나는 등 3월부터 점진적인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1분기 전체 톡보드 매출은 성수기인 작년 4분기 수준을 달성했다. 광고주 수는 5400곳 이상을 확보한 상황이다.

여민수 대표는 “실물경기 회복이 가시화되면 광고 수익도 함께 반등하며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는 광고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코로나라는 유례 없는 위기 상황에서도 광고 효율과 트래픽이 건강하게 유지됐던 만큼 톡보드 50% 성장 가이던스는 충분히 달성할 거로 예상된다. 광고주 숫자는 올해 말 1만개 이상으로 전망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다크호스’ 카카오 커머스

카카오톡 선물하기, 톡스토어, 메이커스 등 커머스도 성장세다. 1분기 전체 커머스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55% 늘었다. 특히 선물하기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46% 성장했다. 2월부터 코로나 사태가 본격화되자 건강, 위생, 실내활동 관련 배송선물이 증가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공동구매 서비스인 ‘톡딜’은 전분기 대비 65% 증가했다. 톡스토어 1분기 거래액은 전년 대비 5배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매자수도 3배 이상 늘었다. 여 대표는 “톡비즈 안에서 톡딜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는 않지만, 재구매율이 높은 데다가 결제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7배 가까이 확대되고 있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날 카카오는 e커머스(전자상거래) 부문에서의 차별화 전략을 강조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 온라인과 오프라인 유통업체 매출 비중은 49 대 51이었다. 배재현 카카오 부사장은 “국내 e커머스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지만 충성도 높은 이용자를 사로잡기 어려운 시장이기도 하다”라며 “e커머스 업체들이 시장 주도권을 가지려 물류시스템을 확장하고 가격 경쟁에 나서는 등 공격적 행보를 보이고 있으나 우리는 직접 경쟁 구도에서 벗어나 카카오톡과의 유기적인 결합을 통한 (메신저) 특화 서비스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추후 카카오의 마케팅 솔루션과 연결을 강화하고 이용자에게 단순한 푸시 메시지가 아닌 콘텐츠를 구독한다는 느낌을 제공할 것”이라며 “이용자의 쇼핑 경험에 집중해, 대안이 아닌 필수적으로 선택하는 플랫폼이 되도록 진화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이외 포털비즈 매출은 전분기 대비 13%, 전년 동기 대비로는 8% 감소한 1166억원을 기록했다. 신사업 부문 매출은 전분기 대비 14%, 전년 동기 대비 68% 증가한 1005억원으로 집계됐다. 카카오페이의 1분기 거래액은 14조3천억원으로 전년보다 39% 늘었다.

여 대표는 신사업 부문에 대해 “코엑스, 에버랜드 등 랜드마크를 시작으로 미래지향적인 주차 서비스를 확대하겠다”라며 “올해부터는 카카오 공동체와 카카오뱅크, 페이 서비스 경험을 더욱 유기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K-콘텐츠’ 들고 해외로

웹툰·게임·음악 등 콘텐츠 부문의 1분기 매출은 전분기 대비 6%, 전년 동기 대비로는 8% 증가한 4266억원이었다. 유료 콘텐츠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성장한 970억원으로 집계됐다. 뮤직 콘텐츠 부문은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한 1507억원을, IP 비즈니스 기타 매출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6% 감소한 819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유료 콘텐츠 부문은 올해 ‘K-콘텐츠’ 수요가 높은 대만, 태국, 중국 지역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카카오는 이를 통해 글로벌 IP(지식재산) 사업자로서의 역할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하반기 해외 거래액 비중은 국내를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 대표는 “유료 콘텐츠는 일본, 인도네시아 등 해외 거래액 비중이 국내보다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경쟁력 있는 ‘K-Story’ IP가 그 기반이 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배재현 카카오 부사장은 “일본에서 서비스 중인 픽코마는 일거래액 10억원을 넘어서는 등 규모감 있게 성장하고 있다. 일본 디지털 만화 시장의 성장세보다 빠르다. 지난 4분기에 이어 1분기도 영업익 흑자를 내며 질적인 성장을 이어가는 중”이라며 낙관적인 전망을 덧붙였다.

코로나 이후’ 보는 카카오, 하반기 업무 플랫폼 출시

카카오는 탄탄한 매출 기반을 위해 톡비즈 광고 사업 부문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수요에 부합할 수 있는 상품 포트폴리오를 마련할 예정이다. 또, ‘톡딜’과 같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종합 쇼핑플랫폼으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도 전했다.

아울러 팬데믹 이후 가속화될 디지털 전환에 대응할 계획도 밝혔다. 여 대표는 “코로나의 영향으로 원격근무, 유연한 업무환경이 일상화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주도적 사업자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올해 하반기 종합업무플랫폼 ‘카카오워크’를 정식 출시하며 기업용 메신저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여 대표는 “1천만명 이상의 실수요가 예상되는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카카오워크가 보편적인 기업용 솔루션으로 자리매김한다면 플랫폼 비즈니스 기회가 매우 클 것”이라며 “현재 다수의 파트너들과 협업을 논의 중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는 올해 연간기준 전체 매출액에 대해 전년 대비 더 높은 성장률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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