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3월 쿠팡·이베이코리아·11번가 등 주요 온라인 유통업체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6.9%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유통업체 매출 비중은 50대 50을 기록했다. 이처럼 e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네이버·카카오가 강력한 플랫폼 영향력을 바탕으로 경쟁에 뛰어들어 주목된다. 네이버는 ‘검색’을, 카카오는 ‘메신저’를 내세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검색창’으로 쇼핑 잡은 네이버

네이버의 무기는 ‘검색’이다. 네이버에서 상품을 검색하면 각 쇼핑몰의 가격비교가 가능하다. 이를 통해 판매가 이루어지면, 네이버는 수수료를 받는 식이다. 자체 ‘스마트스토어(오픈마켓)’도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소비문화가 확산되면서 수혜를 톡톡히 입었다. 지난 1분기 스마트스토어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했다. 월 결제자 수는 전년 대비 23% 늘어난 1250만명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페이에서 제공하는 적립금 혜택이 혁혁한 공을 세웠다. 지난 1분기 네이버페이 거래액은 5조20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6% 늘었다. 분기 기준으로는 처음 5조원을 돌파했다. 앱·리테일 분석서비스 와이즈앱·와이즈리테일에 따르면 1분기 스마트스토어에서 네이버페이로 결제된 금액은 3조5000억원이다. 쿠팡(4조8000억원), 이베이코리아(4조2000억원) 이어 3위에 달하는 규모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지난달 23일 1분기 네이버 컨퍼런스콜에서 “네이버쇼핑에 입점한 판매자들과 물류업체와의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판매자가 비대면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툴(도구)을 확대하겠다”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올해 커머스 부문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코로나19 사태와 맞물려 급성장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물류배송 협력 확대, ‘라이브 커머스’ 지원을 준비 중이다. 대기업 중심의 ‘브랜드스토어’ 입점사는 현재 30여개에서 올해 200여개까지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시장에서는 네이버가 내달 선보이는 ‘유료 멤버십’도 주목하고 있다. 네이버 쇼핑·웹툰·예약 등 서비스 이용 시 네이버페이로 결제하면 최대 5%를 포인트로 적립해주는 멤버십 제도를 통해 네이버가 사용자를 묶어 두는 ‘락인’(locked-in) 효과를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톡으로 ‘틈새시장’ 노리는 카카오

카카오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 기반 사업인 ‘톡비즈(카톡 기반 사업)’로 지난 1분기만 2247억원을 벌어들였다. 코로나19로 대면 접촉이 어려워면서 카톡 이용이 늘었다. 채팅 이용시간은 지난 2월 말 주간 최고치를 경신했고, 수·발신 메시지의 양도 늘었다. 그 덕에 선물하기·톡스토어·메이커스 등 ‘카카오커머스’의 1분기 거래액은 전년동기 대비 55% 증가했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7일 카카오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선물하기의 경우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건강, 위생, 실내 활동 관련 배송 선물이 증가했다”라며 “(이를 계기로) 교환뿐 아니라 배송으로도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여기에 카카오가 새로 선보인 공동구매 서비스 ‘톡딜’이 호응을 얻으면서 톡스토어 거래액은 전년동기 대비 5배 이상, 전분기 대비 65% 높아졌다. 구매자수도 전년동기 3배 이상 증가했다. 톡스토어는 전체 커머스 부문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낮지만 재구매율이 높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꼽히고 있다.

카카오는 e커머스 시장경쟁이 치열한 만큼 ‘정면승부’ 대신 차별화 전략을 택할 계획이다. 톡딜처럼 새로운 성장동력을 지속적으로 발굴, 사용자들의 다양한 커머스 수요를 포용하는 ‘쇼핑 플랫폼’으로 성장하겠다는 구상이다.

배재현 카카오 부사장은 “국내 e커머스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지만 충성도 높은 이용자를 사로잡기 어려운 시장이기도 하다”라며 “e커머스 업체들이 시장 주도권을 가지려 물류시스템을 확장하고 가격 경쟁에 나서는 등 공격적 행보를 보이고 있으나 우리는 직접 경쟁 구도에서 벗어나 카카오톡과의 유기적인 결합을 통한 (메신저) 특화 서비스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추후 카카오의 마케팅 솔루션과의 연결을 강화하고 이용자에게 단순한 푸시 메시지가 아닌 콘텐츠를 구독한다는 느낌을 제공할 것”이라며 “이용자의 쇼핑 경험에 집중해, 대안이 아닌 필수적으로 선택하는 플랫폼이 되도록 진화해 나가겠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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