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감님의 영광의 시대는 언제였죠? 국가대표 때였나요? 난 지금입니다."

만화 '슬램덩크'에서 강백호가 출전을 만류하는 안 감독에게 건넨 말이다. 매 순간 최선의 노력을 다했던 초보 강백호는 전국을 제패할 만한 선수로 성장한다.

게임업계에서도 '강백호'처럼 스타트업 규모로 시작해 글로벌 기업으로 큰 업체가 있다. 단일 게임회사에서 시작해 다양한 스튜디오가 연합 형태로 운영 중인 크래프톤이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온라인 MMORPG '테라'로 이름을 알렸던 블루홀은 '플레이어 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PUBG)'의 흥행을 발판 삼아 크래프톤 연합으로 새롭게 출발한 후 '배틀그라운드 모바일'로 지난 1분기 3500억원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배그 IP, 플랫폼 한계 벗었다

크래프톤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매출 5082억원, 영업이익 352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99%와 256%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주요 게임사 가운데 넥슨의 영업이익(4540억원) 다음으로 높은 수익이며 엔씨소프트(2414억원)나 넷마블(204억원)보다 많다.

▲  /사진=크래프톤
▲ /사진=크래프톤

부문별 매출을 분석하면 모바일이 4215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모바일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9% 증가하며 전체 매출 가운데 83%를 차지했다. 업계에서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안착이 가장 주효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펍지주식회사와 중국 텐센트가 개발한 모바일 게임으로 원작의 감성을 그대로 옮겨 놓은 콘텐츠다. 2018년 한국을 포함해 글로벌 100여개국에 출시한 후 다양한 지역에서 매출 상위권을 유지하며 온라인 게임의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2017년 전 세계 게임업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배틀그라운드의 신화가 모바일로 옮겨 붙은 모습이다.

또 다른 전성기 올까... IPO가 변수로

지난 1분기 사상 최대실적을 거둔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IP의 안정적인 수익을 기반으로 PC MMORPG '엘리온' 등 신규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한편 로그라이크 장르 '미스트오버'의 플랫폼 다각화(PC·콘솔), '테라' IP의 모바일 프로젝트 관리 및 개발 등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넓힐 계획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IP의 게임화를 통해 글로벌 라인업도 확대한다.

▲  크래프톤이 개발중인 엘리온. /사진=카카오게임즈
▲ 크래프톤이 개발중인 엘리온. /사진=카카오게임즈

변수는 기업공개(IPO)다. 크래프톤은 IPO를 통해 연내 추가 상장을 계획중이다.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던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이 돌아와 조직개편 등 경영 공백을 최소화 했고 지난해 6월 450%에 달했던 부채비율도 100% 안쪽으로 줄어든 점이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크래프톤 연합의 주축 콘텐츠인 배틀그라운드 지식재산권(IP)이 온라인에 이어 모바일까지 성공하면서 내부에서는 신규 동력을 찾았다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자체 보유한 IP를 활용해 신작을 개발하는 만큼 연말로 예상되는 IPO 여부에 따라 빅3 진입도 가능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꾸준한 업데이트와 글로벌 유저와의 소통이 활발해 전 세계적으로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펍지의 글로벌 IP를 바탕으로 더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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