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게임이 있다. 만약 당신이 게임 개발자라면 그것을 눈으로만 보고 똑같이 만들 수 있을까? 물론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인공지능(AI)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엔비디아는 생성적 대립 신경망(GAN)인 'GameGAN'을 활용해 고전게임 팩맨(PAC-MAN)을 게임엔진 없이 AI로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GameGAN은 '생성모델'과 '분류모델'이라는 두 개의 신경망을 통해 원본과 흡사한 콘텐츠 생성 방법을 학습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AI 모델이다.

김승욱 엔비디아 연구원 겸 프로젝트 수석 저자는 "GameGAN은 GAN 기반 신경망으로 게임엔진을 모방한 최초의 연구"라며 "AI가 게임 속 사용자의 스크린 플레이만 보고 주어진 환경의 규칙을 학습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  엔비디아가 AI로 고전게임 '팩맨'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 엔비디아가 AI로 고전게임 '팩맨'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실제로 엔비디아 GameGAN은 게임 플레이가 녹화된 스크린과 사용자의 키 입력 정보를 수집해 게임 규칙을 학습한다. 이후 한 장면(Frame)에서 다음 장면으로 이동할 때 앞서 무엇이 생성됐는지 기억해 다음의 가상세계를 만든다. 이런 과정을 거쳐 게임의 시각적 일관성을 유지하고 동일한 규칙이 적용된 게임을 구현하는 것이다.

또한 이 모델은 게임의 간단하거나 복잡한 규칙을 모두 학습할 수 있다. 오리지널 버전처럼 △팩맨은 미로의 벽을 뚫고 이동할 수 없다 △팩맨은 미로 속을 이동하며 점을 먹고 △ 펠렛을 먹으면 유령이 파란색으로 변해 달아난다 △팩맨이 미로의 한쪽 모서리로 빠져나갈 경우 반대편 모서리로 순간이동 된다 △유령과 부딪치면 화면이 깜박이며 게임이 끝난다 같은 팩맨의 상징적인 규칙들이 해당된다.

▲  엔비디아가 구현한 팩맨 /자료=NVIDIA AI PLAYGROUND
▲ 엔비디아가 구현한 팩맨 /자료=NVIDIA AI PLAYGROUND

이처럼 이번 연구의 가치는 'AI가 게임의 스크린 플레이를 학습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게임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가설'이 불가능하지 않다는 점을 증명했다는 데 있다.

GameGAN 훈련을 위해 팩맨 데이터를 제공한 코이치로 츠츠미 반다이 남코 리서치 연구원은 "AI가 게임엔진 없이 팩맨을 재현했다는 것을 믿을 수 없었다"고 말하며 "이 연구는 개발자들이 게임을 개발하기 위한 창의적 프로세스를 어떻게 가속할 수 있을지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전했다.

이 밖에도 GameGAN의 알고리즘은 향후 AI 학습용 시뮬레이터를 개발할 때 사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예를 들어, 자동차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도로 환경이나 운전자가 운전대를 돌리고, 엑셀을 밟는 등의 모습을 AI가 기록함으로써 시뮬레이션 데이터를 손쉽게 구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토론토 엔비디아 연구소 디렉터 산자 피들러(Sanja Fidler)는 "영상을 보고 특정 환경에서 사용자가 취하는 행동을 보는 것만으로 물리학 법칙을 모방할 수 있는 AI가 개발될 수도 있다"며 "GameGAN은 이런 방향으로 나아가는 첫 걸음"이라고 말했다.

한편, AI로 구현된 팩맨 데모는 올 하반기 엔비디아 AI 플레이그라운드에서 누구나 체험이 가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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