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블로터에 입사하기 전 제품을 구매했으며 재택근무 중인 기자를 대신해 반려견 '쁘띠'를 돌봐주고 있는 '친구2'를 바라보던 중 본 리뷰를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광고성 기사가 아니냐는 추측과 비방 자제를 부탁드리며, 리뷰 '나 대신 멍멍이 돌봐주는 로봇…'바램 펫 피트니스' 사용기(부제 - 동네 사람들, 우리 애들이 이렇게 예뻐요)'를 시작하겠습니다. 췌킷아웃!

살다 보니 집 안에 반려동물이 늘었다. 예쁘다고 데려온 아이가 하나, 그 아이가 외로울까 봐 들여온 아이 또 하나, 길에서 어미 잃고 울고 있는 게 안타까워 술에 취해 품에 모셔온 아이가 또 하나, 그들끼리 사랑이 싹터 태어난 아이 둘까지. 정신을 차려보니 14평 남짓한 공간은 고양이 4마리와 강아지 1마리, 사람 한 명이 공존하는 다종사회(多種社會)가 돼버렸다. 사람은 개인적인 이유로 기약 없는 해외 체류를 하게 되었고 남은 아이들은 지인에게 맡겨졌다. 그렇다. 그 사람이 본 기자다.

▲  살다보니 이렇게 많아진 기자의 반려동물들/촬영=김주리 기자
▲ 살다보니 이렇게 많아진 기자의 반려동물들/촬영=김주리 기자

예상외로 길어진 타지 생활 후 5년 만에 돌아온 고국, 고양이 부부의 장남 '故 뚱땡이'는 지병으로 무지개다리를 건넜고 주인과 함께 할 수 없었던 그들의 시간이 서러웠는지, 기자의 반려견 '쁘띠'는 심각한 분리불안증을 겪고 있었다.

▲  심장병으로 세상을 떠난 故 뚱땡이/촬영=김주리 기자
▲ 심장병으로 세상을 떠난 故 뚱땡이/촬영=김주리 기자

속죄의식이랄까, 이런저런 이유를 들며 마련해주지 못했던 반려동물용품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2m 높이의 캣타워부터 고양이 터널 놀이터(일명 숨숨터널), 반려견 노즈 워크 담요, 마약 방석, 스크래쳐 등을 아이들을 위해 마련해주었고 특히 상태가 심각한 쁘띠의 건강검진과 스케일링을 실시했다. 산책도 아침저녁으로 45분씩. 아무리 바쁜 일정이 있어도 매일 산책만은 시켰다. 지속적인 관심과 돌봄 덕에 쁘띠의 분리불안증은 거의 개선됐고 잦은 산책과 24시간 함께 하는 놀이 활동으로 쁘띠와 기자의 유대관계 또한 전에 없이 끈끈해졌는데…

▲  '혼자 있는 거 싫은데…' 쁘띠와 '친구'/촬영=김주리 기자
▲ "혼자 있는 거 싫은데…" 쁘띠와 '친구'/촬영=김주리 기자

◇남겨진 반려동물을 위해 로봇을 들이다

그런데 울어야 하나 웃어야 하나. 기자의 이직이 결정됐다. 쁘띠는 하루 중 최소 9시간을 보호자 없이 누워 잠자는 것 말고는 할 게 없는 처지에 놓였다. 본 기자는 제품 리뷰 기사 도입부를 반려동물 이야기로 도배할 정도의 동물 애호가다. 하지만 어쩌겠나. 일을 해야 돈을 벌고, 돈을 벌어야 맛있는 간식, 값비싼 사료, 질 좋은 장난감이라도 대령할 수 있으니.

▲  쁘무룩/촬영=김주리 기자
▲ 쁘무룩/촬영=김주리 기자

귀국 이후 반려동물 분리불안에 도움이 된다는 물품을 둘러보던 중 스쳐 지나간 제품이 있었다. "우리 강아지랑 놀아줘~"라는 말을 남기고 출근하는 여성. 혼자 남겨진 강아지와 밀당을 하듯 움직이며 때때로 간식을 던져주는 제품, 그것은 '바램펫 피트니스'였다. 당시 제품명이 정확히 기억나지 않아 대충 '강아지 놀아주는 로봇'으로 검색해 보니 금방 나왔다. 일정한 시간과 간식 주는 횟수를 입력하면 자율주행하며 강아지를 유인해 정해진 시간에 맞춰 적당량의 간식 혹은 사료를 토출해 반려견의 운동량 증가 및 지능개발을 도와주는 제품이란다. 사용자 리뷰 점수는 5점 만점에 4.8점. 꽤 높다. 구매 결정.

▲  댕댕이 돌봄의 책임감을 짊어진 육중한 어깨와 비장한 눈빛이 포인트/사진=바램 컴퍼니 제공
▲ 댕댕이 돌봄의 책임감을 짊어진 육중한 어깨와 비장한 눈빛이 포인트/사진=바램 컴퍼니 제공

◇로봇과 친해질 시간이 필요해

패키지로 산 제품의 구성은 기대 이상으로 알찼다. 넓이 16.5㎝, 높이 10.3㎝, 무게 500g의 로봇 본체, 로봇 케이스, 충전 케이블, 실리콘으로 된 2가지 종류의 타이어(오프로드형, 민자형), 아직은 용도 불명의 '오프너', 내장용 소형·대형 간식 통, 주행 금지 벽이다.

▲  바램 펫 피트니스 구성품/촬영=김주리 기자
▲ 바램 펫 피트니스 구성품/촬영=김주리 기자

우선 제품들을 하나씩 늘어놓고 조립을 시작했다. 설명서대로 하나하나 조립을 하다 보니 크게 어려운 부분은 없었다. 다만 설명서에도 특별 유의사항으로 기재될 만큼, 리뷰에서도 종종 보았던 "아이들이 무서워해요" 부분에 유념해 쁘띠가 보는 앞에서 제품을 조립하며 간식을 하나씩 던져줬다. 이른바 '친해지기 첫 단계'다.

▲  /이미지=바램 컴퍼니 제공
▲ /이미지=바램 컴퍼니 제공

제품은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블루투스 연동으로 작동한다. 앱을 다운로드 후 실행하면 먼저 로봇을 등록하라는 안내 문구가 뜬다. 충전 케이블을 연결하고 제품의 전원을 켜기 위해 뒷면에 플라스틱 커버로 굳게 닫힌 덮개는 동봉된 오프너로 열어야 한다. 이건 아무리 손이 작은 사람이라도 손가락으로 못 연다. 아프니까 시도하지 마시라. 전원 덮개를 비롯해 간식 통을 담기 위해 여닫는 커버 또한 오프너 없이는 어지간해서 열기 힘든 구성이다. 불편함은 있지만 로봇에게 공격성을 보이는 대형견들로부터 방어하기 위해서다. 반려동물이 로봇을 신나게 물고 뜯고 즐기는 상황을 감안한 설계가 곳곳에 눈에 띈다.

전원 덮개를 열고나서야 다시 열 수 있는 간식통을 꺼내 토출구 사이즈에 맞는 간식을 담을 수 있다. 간식통은 최대 16㎜ 크기의 간식을 꺼내주는 대형 홀 간식통과 10㎜ 이하 크기의 간식에 적합한 소형 홀 간식통으로 구성돼 있다. 간식통 내부에는 정해진 시간에 자동적으로 간식을 튕기는 '플립'이 내장돼 있는데 이 부분이 잘못 연결될 경우 간식은 나오지 않고 로봇만 빙글빙글 돌아다니는 상황이 벌어진다. 자칫 하루 종일 강아지 약만 올리다 서로 감정만 상할 수 있으니 플립의 상태를 잘 확인하는 것이 좋겠다.

▲  오프너 없이 열다가 손톱 아야 해요/촬영=김주리 기자
▲ 오프너 없이 열다가 손톱 아야 해요/촬영=김주리 기자

◇몇 가지 설정들

충전 케이블을 연결하고 전원 스위치를 켜면 '삐리리리릭'하는 기계음이 들리며 로봇이 눈을 번쩍 뜬다. 설명서대로 로봇을 손으로 '톡톡' 두들겨주면 등록 준비 완료. 등록과 함께 반려견의 돌보미가 되어줄 펫 피트니스의 이름을 정한다. 쁘띠가 좋아하는 아날로그 장난감 이름인 '친구'를 따서 '친구2'라고 등록했다. 이어 안내에 따라 반려견의 이름과 견종, 생년월일, 성별, 몸무게, 질병 유무, 하루 중 산책 시간을 등록한 뒤 맘에 드는 아이 사진을 함께 올리면 기초준비 끝. 본격적인 맞춤형 설계 가즈아.

▲  출동 준비 완료/촬영=김주리 기자
▲ 출동 준비 완료/촬영=김주리 기자

앱은 크게 수동 조종인 '직접 놀아주기'와 자율 주행인 '스케줄 관리'로 나뉜다. '직접 놀아주기'는 수동 조종을 통해 반려견의 반응을 보며 반려견이 로봇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돕는다. '직접 놀아주기'에 들어가면 향후 자율주행에서 활용될 로봇의 다양한 움직임을 맛보기로 볼 수 있다. 트위스트, 쉐이킹, 왈츠, 180도 회전, 과속주행, 이족보행(바퀴를 한쪽씩 순서대로 굴려 이족보행을 연상시키는 움직임) 등 16가지의 주행방식이 있다.

▲  전방 감시/촬영=김주리 기자
▲ 전방 감시/촬영=김주리 기자

▲  쉐이크/촬영=김주리 기자
▲ 쉐이크/촬영=김주리 기자

소리 타입은 4가지로 각기 다른 음과 톤으로 구성돼 자율주행 시 4가지 소리를 조합해 다양한 사운드를 재생한다. 또 반려견의 이름 음절에 따라 이름을 부르는 듯한 소리, 쁘띠의 경우 '뚯띳, 뚯띳, 뚯띳(쁫띳, 쁘띠…)' 소리를 내며 반려견에게 청각적 자극을 주며 움직임을 유도한다.

▲  /이미지=바램 펫 피트니스 앱 화면 갈무리
▲ /이미지=바램 펫 피트니스 앱 화면 갈무리

충분한 시간을 두고 수동 조종을 통해 로봇의 움직임과 간식 토출로 반려견이 로봇과 친해졌거나 공격을 하지 않는다면 스케줄 관리를 통해 본격적으로 앱을 사용할 수 있다. 스케줄은 테마를 정한 뒤 설정이 가능하다. 바램펫 피트니스의 배터리는 최대 충전 시 연속 4시간 사용이 가능하며 3일 정도 주행 없이 대기할 수 있다. 한 번에 설정할 수 있는 주행 시간은 최소 5분에서 240분까지 가능하다. 하지만 반려견에게 비주기적으로 자극을 줌으로써 활동량을 늘리고 지루함을 해소시키는 것이 제품의 특장점인 만큼 240분 연속 주행은 권장하지 않는다.

간식을 주는 횟수도 설정할 수 있다. 노견 혹은 겁이 많은 반려견일 경우 잦은 간식 토출을 통해 로봇에 좀 더 빨리 적응하도록 설정할 수 있다. 반대로 체중감량이 필요한 반려견의 경우 칼로리가 낮은 간식을 넣고 적은 횟수로 토출하도록 설정하면 반려견의 운동량 증가와 저칼로리 간식 제공으로 효과를 볼 수도 있겠다. 기자는 사료와 저칼로리 간식을 섞어 2분에 한 번꼴로 간식이 토출되는 스케줄을 설정해 사용하고 있다. 반려견의 운동량은 매 주행 시 로봇에 기록돼 스케줄 종료 후 메인 화면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  친해지기 1,2 단계를 무사히 통과한 쁘띠(착시현상으로 고양이가 보일 수 있습니다)/촬영=김주리 기자
▲ 친해지기 1,2 단계를 무사히 통과한 쁘띠(착시현상으로 고양이가 보일 수 있습니다)/촬영=김주리 기자

◇실전 투입 로봇, 관심끌기 성공

제자리 주행, 수동 조종을 통해 '친구2'와 인사를 나눈 쁘띠에게 본격적으로 자율주행 모드를 시험해보기로 했다. 처음이니 주행 시간은 10분, 간식 토출 횟수는 7회로 설정했다. '적용' 버튼을 누르고 앱 화면을 빠져 나오니 '친구2'는 시작 음을 울린 뒤 몇 바퀴를 돌며 센서로 주변 물체를 감지하기 시작한다. 이어 '간식 알람'을 울린 후 간식을 격하게 토출한다. 달려가는 쁘띠. '친구2'는 그런 쁘띠를 뒤로 하고 쿨하게 방 이곳저곳을 누빈다.

약 1분 20초에 한 번꼴로 간식 토출을 설정한 만큼 다양한 소리를 내며 쁘띠를 유인하고는 다시 '간식 알람'이 울린다. 이미 쁘띠는 '친구2' 옆에 와있다. 다시 간식 토출. 쁘띠는 신이 나서 먹는다. 기쁨을 참으며 숨죽이고 지켜보는 기자. '고양이도 아니고 사람도 아닌데 재밌는 소리를 내며 돌아다니는 물체가 어찌 됐든 간식을 준다'라는 걸 인지한 쁘띠는 가끔 답답한 마음에 로봇을 손으로 긁거나 그 앞에서 '앉아'나 '엎드려'를 시도해보지만(평소 그렇게 간식을 먹었기에), 다행히 짖거나 공격적인 행동은 하지 않는다. 설명서에 적힌 '친해지기' 단계를 착실히 따른 결과인 듯 하다. 이후에도 기자는 처음엔 바로 옆에서, 다음에는 화장실 안에서, 그 다음에는 문 밖에 나가 '친구2'와 쁘띠를 적응시켰다. 결과는 '매우 만족'이었다.

▲  이렇게 놀아줍니다/촬영=김주리 기자
▲ 이렇게 놀아줍니다/촬영=김주리 기자

◇돋보이는 장점…하지만 개선점도 보인다

4가구에 1가구꼴로 반려동물을 키우는 대한민국에서, 특히 반려견을 키우는 1인 가구 비율이 높은 시대에 바램펫 피트니스는 분명 혁신적인 기기다. 과거 비슷한 부류의 디지털 펫 토이가 시장에 등장했지만 자율주행만 하는 로봇 또는 간식만 멀찍이 던져주는 로봇 등이 대부분이었다. 16가지 움직임을 갖춘 자율주행, 다양한 알람음, 간식 토출로 반려견의 원초적인 호기심을 자극한다는 점이 차별점이다. 보호자가 외출한 후 잠자는 것 말고는 할 게 없는 견공의 외로운 시간을 보호자가 아닌 다른 것에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기능을 융합한 펫 피트니스는 반려견뿐만 아닌 보호자에게도 만족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아쉬운 점도 있다. 대형견 혹은 공격성을 가진 반려견과의 마찰이다. 바램펫 피트니스는 소형견인 쁘띠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사이즈다. 하지만 초대형견인 그레이트데인, 대형견 카네 코르소, 로트 와일러, 보더콜리, 리트리버종의 하루를 책임지는 '돌보미'가 되기에 펫 피트니스는 너무 아담하고 연약하고 가냘프다. 실제 제품 관계자 또한 중형견과 대형견의 경우도 생각해 내구성을 초기 모델보다 강화하고 보호 케이스도 패키지에 추가했지만, 대형견이 공격할 작정으로 달려들면 파손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한다. 또 공격성을 지닌 반려견의 경우 로봇으로 인해 폭력적인 성향이 도리어 높아질 수 있으며, 겁이 많은 반려견의 경우도 집 안을 종횡무진 누비는 낯선 물체에 불안감을 느껴 분리 불안, 마킹(집안 곳곳에 자신의 흔적을 남기는 행위), 헛짖음 등의 행동을 보일 수도 있다.

◇로봇의 한계는 있었다

또 하나 아쉬운 점은 로봇이 와이파이가 아닌 블루투스 연동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사람이 없을 때 로봇에 문제가 생긴 경우 이를 확인할 방법도 재배치할 방법도 없다는 것이다. 일례로 어느 날은 집에 돌아오니 '친구2'가 주행 방지턱을 뛰어넘어 화장실로 들어갔다 나와서 온 집안을 오물 범벅으로 만들어 놓은 적이 있었다. 방지턱 옆에 둔 카펫형 발 매트를 밟고 방지턱을 넘어간 것으로 추측된다.

주행 중 간식 통에 간식이 껴서 막혀버리기도 한다. 조금 영리한 반려견의 경우 일정 기간 로봇과 생활하다 보면 로봇이 주행을 하든 말든 노래를 부르든 말든 멀찍이 누워 있다가 간식이 나올 때만 다가와 간식만 날름 먹고 침대로 돌아가는 경우도 있다. 쁘띠 또한 최근 들어 이런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앱에서는 '반려견이 따라오지 않으면 간식을 주지 않는' 설정을 지원하지만, 이 프로세스를 반려견에게 교육하려면 처음 단계로 돌아가 훈련과 친해지기를 다른 방법으로 반복해야 한다. 이러한 상황들이 벌어졌을 때 집을 비운 보호자는 문제가 있었는지 없었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

▲  아직까지는 간식만 쏙 빼먹고 외면하는 행동은 하지 않는다/촬영=김주리 기자
▲ 아직까지는 간식만 쏙 빼먹고 외면하는 행동은 하지 않는다/촬영=김주리 기자

바램 컴퍼니는 이와 같은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3년 전 자사에서 출시된 '앱봇 라일리'라는 와이파이 연동 CCTV 로봇을 펫 피트니스와 묶어 패키지로 할인 판매하고 있다. '라일리'는 펫 피트니스가 출시되기 전 먼저 바램이 선보인 제품으로 인터넷이 연결된 핸드폰으로 언제 어디서든 보호자가 로봇을 통해 현재 반려견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자율주행이 아닌 수동 조종을 통해 움직이는 방식으로 로봇 뒷면에 설치된 스피커를 통해 반려견에게 다가가 말을 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바램 컴퍼니는 9월-10월경 펫 피트니스와 라일리를 결합한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  앱봇 라일리. 펫 피트니스와는 달리 와이파이 연동으로 작동한다/촬영=김주리 기자
▲ 앱봇 라일리. 펫 피트니스와는 달리 와이파이 연동으로 작동한다/촬영=김주리 기자

▲  '라일리'로 찍은 쁘띠와 펫 피트니스 '친구2'/촬영=김주리 기자
▲ '라일리'로 찍은 쁘띠와 펫 피트니스 '친구2'/촬영=김주리 기자

◇인간 대체는 시기상조

'친구2'를 집에 들인 첫날 밤, 항상 침대 위에 올라와 내 품에서 잠을 청하던 쁘띠는 '친구2'의 옆에서 잠이 들었다. '친구2'가 눈을 뜨며 기상음을 낼 때는 내가 외출 후 집에 돌아왔을 때 마냥 신나서 '친구2'를 향해 뛰어간다. 24시간 곁에 있어 줄 수 없는 기자이기에, 배터리만 떨어지지 않는다면 몇 날 며칠을 쁘띠를 즐겁게 해줄 수 있는 '친구2'의 존재는 무척이나 고맙고도 다행스러운 일이었지만 마음 한쪽으로는 조금의 섭섭함이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처음으로 학교를 보낸 딸이 친구와 놀겠다며 몇 시간을 집에 돌아오지 않을 때의 기분이 이런 것일까. 하지만 그도 잠시, 기자가 집을 비웠을 때만 자신을 돌봐주기 시작하는 '친구2'의 행동 패턴을 나름 인지한 듯, 쁘띠는 다시 밤이 되면 사람1의 곁으로 다가와 잠을 청한다. 어쩌다 집으로 일찍 돌아오는 일이 생겨 '친구2'가 간식을 주고 있던 순간에도 기자가 문을 열고 기자가 돌아오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려와 반겨준다. 아직은, '친구2'의 돌봄보다 기자가 꺼내든 산책 줄을 보고 더 들뜨고 행복해한다.

▲  언젠가 산책을 시켜주는 로봇도 나오게 될까? 아직까지는 쁘띠도 기자도 함께 하는 산책을 좋아한다/촬영=김주리 기자
▲ 언젠가 산책을 시켜주는 로봇도 나오게 될까? 아직까지는 쁘띠도 기자도 함께 하는 산책을 좋아한다/촬영=김주리 기자

반려견과 보호자는 단순히 곁에 있는 것 외에도 산책하며, 목욕을 시키며, 간식을 주는 훈련을 하며, 장난감으로 놀아주며, 반려견의 배를 쓰다듬거나 보호자의 턱을 핥거나 하는 활동으로 애착관계가 형성된다. 언젠가는 산책을 시켜주고 반려견의 머리를 만져주며 안아주는 로봇도 나오게 될까? '로봇이 사람의 역할을 하게 된다'라는 걸 피부로 느끼게 해준 펫 피트니스의 존재에 대해 갖가지 상념에 빠지며 나는 오늘도 쁘띠와 산책을 나간다.

펫 피트니스, 우리 강아지 쁘띠를 앞으로도 잘 부탁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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