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 오프라인 전시·컨벤션 기업 행사 대폭 축소돼
기술적 연결 이슈 없어 일단 화상 회의 형식으로 ‘궁여지책’
비대면, 오감·공감력 등 떨어져 ‘기업회의+체험형 기술’ 절실

마이스(MICE) 산업이 흔들린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라 곳곳에서 행사 자제 권고 등이 이어지면서 속수무책의 상황에 놓였다.

마이스(MICE) 산업은 기업회의(meeting), 포상관광(incentives), 컨벤션(convention), 전시(exhibition)를 의미하며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대표적인 융합 산업이다. 하지만 사람과 사람의 대면을 전제로 기획되기 때문에 코로나19 여파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 문제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최근 IBM과 오라클 등 글로벌 IT기업들은 대규모 기업회의를 비대면 화상회의로 축소, 운영 중이다. 페이스북과 구글도 상황은 비슷하다. 두 회사 모두 매년 1~3월경 열리는 개발자 회의를 온라인으로 진행했거나 취소했다. 글로벌 본부 단위로 기술과 정책적 주제를 다루는 중요한 회의지만 향후 오프라인으로 할지 아니면 온라인 회의를 정례화할지 고심 중이다.

국내도 마찬가지다. 코엑스(COEX)와 킨텍스(KINTEX) 등 전국의 공공 컨벤션센터는 물론이고 전문 전시주최자(PEO)와 컨벤션기획사(PCO)에 이르기까지 고심이 깊다. 민간 주최자가 운영하는 일부 전시회와 컨벤션을 제외하곤 개최 자체가 전무하다. 게다가 '연기'나 '잠정 보류' 등이 아닌 기약 없는 '취소' 사태가 이어지면서 업계 전체가 줄도산 위기에 몰렸다.

이런 상황에서 긍정적 신호는 기술력에서 찾을 수 있다. 최근 국내 마이스 업계가 오프라인 행사에 비대면 온라인 마케팅을 접목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최근 코엑스는 미디어 커머스 플랫폼 기업과 협약을 체결했다. 오프라인 전시회를 실시간으로 중계해 전시장에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출품 업체의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기술력을 기반으로 오프라인과 온라인이 결합한 '융합형 마이스' 시장을 내다 본 선택이란 평가다.

한국의 방역 기술과 노하우를 전수 받기 위해 세계 마이스 업계에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최근 마이스 산업 관련 국제기구인 UFI(국제전시산업연맹)와 리드엑스포 등 글로벌 전시 주최사는 국내에서 민간 기업이 개최한 오프라인 전시회의 방역 현황과 메뉴얼 등 '한국식 노하우' 공유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다. 한국의 이미지가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코트라(KOTRA)는 '2020 글로벌 한류박람회'를 온라인 박람회로 꾸릴 계획이다. 온라인 개최는 해당 행사 출범 11년 만에 처음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감염증 극복 이후의 시기)를 대비하는 것으로 홈 뷰티·홈 쿠킹·건강식품·청정가전·의료용품·위생용품·디지털 장비 등 소비재 분야와 보건의료·에듀테크 등 서비스산업 부문에서 500개 기업이 참가할 예정이다. 주최 측은 전 세계 온라인 실황 중계와 e커머스 연계, VR-AR(가상-증강현실)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하는 등 제품 특성을 살린 다양한 콘텐츠를 구현하고자 고심 중이다.

그러나 온라인으로 열리는 비대면 마이스 행사는 오감 체험과 시연, 대면 상담 등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코로나19 문제가 얼마나 지속될지 알 수 없는 만큼 단점을 보완할 기술투자가 절실하다. 앞으로 'K-마이스'가 위기를 딛고 주도권을 점하기 위해서는 마이스 산업에 융합 기술을 접목하는 정책적 배려가 우선적으로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영록 서강대 전자공학과 교수는 "마이스 산업 특성상 오감과 공감력 등을 최대한 보완할 수 있는 융합 기술 접목을 시작으로 'K-마이스' 특화를 위한 체험형 기술 개발이 시급하다고 본다"며 "코로나19 여파로 다양한 산업 분야가 기술 융합을 기반으로 재편되고 있는 만큼 관련 업계의 의견을 수렴해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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