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는 스타트업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어떤 회사도 '창업자가 가진 비전' 그 이상으로 성장하지 못합니다. 회사는 창업자의 비전에 맞춰서 세팅이 되며, 도중에 변경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창업자의 비전이 곧 회사의 성패를 좌우하는 이유죠. 또 다른 사항은 '네트워크'입니다. 사업을 하다가 도전받는 상황에서 누구에게 어떤 도움을 얻을 수 있는지가 중요하죠. 저희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가지고 필요한 이들을 연결해주며 스타트업이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테크스타즈 코리아 MD(매니징 디렉터)로 영입된 이은세 대표는 <블로터>와의 인터뷰에서 창업주가 가진 비전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또한 "한국을 벗어나 더 큰 시장을 노린다면 테크스타즈와 함께하는 것이 지름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이은세 테크스타즈 코리아 매니징 디렉터
▲ 이은세 테크스타즈 코리아 매니징 디렉터

테크스타즈는 미국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규모의 초기 투자사다. 지금까지 투자한 회사의 수가 2200개 이상이며, 이들 회사의 시가총액을 합하면 약 25조원에 이른다. 외국계 회사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국계 기업인 센드버드, 코노랩스, 포티투마루 등의 기업도 테크스타즈와 손잡고 좋은 열매를 거둔 바 있다.

테크스타즈는 유망한 스타트업 창업자를 발굴 및 지원하고 초기 투자, 사업 개발 및 멘토링을 통해 좀 더 쉽고 빠르게 글로벌 비즈니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한국에서는 10개 기업을 선발해 오는 8월 말부터 첫 클래스를 운영한다. 테크스타즈 코리아의 클래스는 13주간 진행된다. 선발된 기업들은 모두 미화 12만달러(약 1억3000만원)의 투자와 자문 등을 받는다. 또한 판교 스타트업 캠퍼스 내 사무공간에 입점해 테크스타즈 코리아와 긴밀한 관계를 쌓아나갈 예정이다.

테크스타즈는 1년 중 절반을 창업자 찾는 데 쓴다고 밝혔다. 전 세계 창업자를 만나는 기간이 3개월, 선정하는 시간이 3개월로 스타트업 선발 과정에만 총 6개월의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테크스타즈 코리아에는 어떤 업체들이 입성하는 것일까.

"한국 시장만 대상으로 하는 것보다 더 큰 시장에 나아가고 싶은 분들이 저희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엑셀러레이터로서 상대적으로 작은 시장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세계를 무대로 꿈을 펼칠만한 창업자를 찾는 것이죠."

이은세 대표는 개인적으로 스타트업을 볼 때 세 가지를 주목한다고 말했다. 우선 창업자가 '얼마나 멀리 보느냐'다. 미래의 변화를 예측하고 이것을 선점하려는 업체는 달리 보일 수밖에 없다. 또한 '큰 시장'을 상상하는 능력이다. '회사는 창업자의 비전 이상으로 클 수 없다'는 경험 때문이다. 창업주 의존도가 큰 스타트업 특성상 창업주의 포부나 꿈의 크기가 작다면 작은 성장에 만족하거나 나아가는 도중에 멈춰설 가능성도 없지 않다. 또 하나는 명확한 '명분'을 가진 사업자다. '이건 내가 해야 한다'는 사명 의식을 말한다. 소위 '부름'을 받았다고 느끼고 이를 성취하기 위해 일하는 창업자에게는 아무래도 눈길이 간다는 것이다.

"흔히들 저희가 좋은 창업자를 '고른다'고 생각하시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말씀드린 장점을 모두 가진 사업자는 매우 드물어요. 오히려 어떤 엑셀러레이터가 괜찮은지 보고 고르시는 창업자도 많이 계세요. 흔히 말하는 갑을 관계가 형성되지 않죠. 긍정적이라고 봅니다. 이런 스타트업은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면 안 되죠. 저 역시 직접 찾아가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함께 하는 스타트업에게 테크스타즈가 제공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는 바로 '네트워크'다. 이은세 대표는 스타트업의 성장에 있어 중요한 것은 자금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테크스타즈와 함께 성장한 세계 각지의 기업, 동문, 설립자, 멘토 등이 보이지 않는 자산이라는 것이다.

"보통 스타트업이 실패하는 이유가 '돈' 때문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스타트업 사업 초기에 자금이 부족한 것은 당연하죠. 그보다는 어려운 도전이 있을 때 어떤 도움을 적절하게 받을 수 있는지, 세계로 나아갈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저희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습니다. 수많은 기업이 저희와 함께 성장했고 지금도 긴밀하게 연결돼 있죠. 많은 창업자들도 저희의 이러한 장점을 높이 평가하고 찾아 오고 계십니다."

선발된 창업자를 대상으로 테크스타즈는 90일 동안 멘토의 실무적인 조언을 통해 시행착오를 줄인다. 이 시기에는 압축적인 멘토링과 지원을 통해 창업자가 이륙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데 주력한다. 투자 완료 후에는 직면한 어려움을 풀거나 도와줄 수 있는 다른 설립자나 멘토 등을 소개하고, 전략을 논하거나, 더 많은 투자자를 찾아 이어주고, 궁극적으로 성공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저희가 갖춘 글로벌 네트워크는 특히 한국에서 해외로 나가는 창업자에게 특히 유리합니다. 테크스타즈의 한국 프로그램을 마치고 다른 국가의 도시로 진출하고 싶을 때는 그쪽 전문가의 도움을 얻을 수 있죠. 창업주는 테크스타즈 네트워크를 통해 원하는 이들과 연결될 수 있습니다. 세계를 무대로 삼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스스로가 창업자이기도 했던 이은세 대표의 포부는 컸다. 한국에서 시작해도 세계적인 유니콘 기업이 될 수 있는 사례를 만들고 싶다는 것이다. 특히 세계 진출을 꿈꾼다면 창업자의 능력만 중요한 것이 아닌 만큼 테크스타즈 코리아의 역량을 집중해 각 분야에서 협조하며 함께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흔히 해외 투자를 받으면 그때 나가겠다고 막연히 생각하는 경우가 있죠. 여러 사례를 봤을 때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다만 더 큰 시장에 갈 수 있는 능력이 있음에도 방법을 잘 몰라서 실패하는 안타까운 사례도 있죠. 테크스타즈는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8월 말에 시작되는 한국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운영해 기업의 성장 과정을 시각화하고 싶어요. 가치 있는 한국의 스타트업이 세계 시장에 더 많이 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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