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 문제의 해소를 외치는 미국 사회의 거센 물결 속에 실리콘밸리의 IT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전에도 다양성 등 사회적 가치를 지키는데 앞장서온 이들은 이번 국면에서도 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6월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테크크런치> 등 미국 주요 매체에 따르면 애플,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인종차별 문제 해소와 정부의 대처에 대한 항의 표시에 나섰다.

페이스북은 다양성 문제를 총괄하는 최고 다양성 책임자(Chief Diversity Officer)가 셰릴 샌드버그 최고운영책임자(COO)에게 직접 보고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물론 대개 다양성 책임자는 인사 총괄(CHO)에게 보고하는데, 이를 건너뛰고 COO에게 직보하도록 '급'을 격상시켰다는 설명이다.

페이스북은 또 직원 구성에 있어 인종 비율을 더욱 다양하게 가져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페이스북의 인종 구성에서 흑인은 3.8%, 라틴계는 5.2%에 불과하다고 <테크크런치>는 전했다.

애플은 인종 평등과 정의를 도모하는 이니셔티브에 1억달러를 기부했다. 앞서 애플은 팀 쿡 최고경영자(CEO)를 필두로 흑인 사회 등 소외계층에 대한 교육지원 사업을 진행하는 등 인종 평등에 적극 나서왔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얼굴인식 기술의 남용을 막을 법안이 마련될 때까지 미국 경찰 당국에 얼굴인식 기술을 공급하지 않겠다고 이날 밝혔다. <WSJ>는 최근 유사한 내용을 발표한 IBM에 이어 MS 역시 흐름에 동참했다고 전했다.

MS와 IBM이 이런 입장을 발표한 것은 얼굴인식 기술이 백인 남성 위주로 진행되다보니 유색인종이나 여성에 대한 인식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지적 때문이다. 범죄자 식별 등 민감한 문제에 있어 신뢰성을 해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동시에 최근 미국 경찰의 유색인종에 대한 과잉진압에 항의하는 측면도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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