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과 다큐가 섞여있죠. 실질적으로 팀 꾸리는 과정을 재밌게 기획하면서도 경기에 임하는 부분은 진정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어린 친구들부터 20대 후반까지 다양한 친구들이 모여있기에 자신을 보여주는 부분에서는 예능적 요소가 더 도드라져 보이는 반면 다양한 LoL 매치를 선보일 계획입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LoL)' e스포츠 10주년을 맞아 기획된 대국민 서바이벌 오디션 '롤 더 넥스트(LoL THE NEXT)'가 전파를 탄다. 오디션의 대명사로 알려진 '슈퍼스타K'의 LoL 버전이라고 생각할 지 모르겠지만 그와는 결을 달리하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5월 말 한국 서버 다이아몬드 1티어 이상의 참여 지원 조건을 내걸었던 롤 더 넥스트는 1000명이 넘는 지원자를 받아 서류접수에서 100인을 선정한 후 면접으로 40인까지 압축하는 인내의 시간을 보냈다. 랜덤 매치 등 다양한 경기를 통해 멘토팀에 배정된 참가자 10인이 롤파크에서 최후의 결승 무대를 갖는다. 롤 더 넥스트는 꿈을 찾는 최후의 5인을 선발하기까지의 다양한 과정을 영상으로 담아낼 계획이다.

▲  성승헌 캐스터가 27일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롤 더 넥스트' 제작발표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채성오 기자
▲ 성승헌 캐스터가 27일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롤 더 넥스트' 제작발표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채성오 기자

멘토진은 LCK 팬이라면 익숙한 선수들이 포진됐다. '울프' 이재완, '프레이' 김종인, '폰' 허원석, '마린' 장경환 등 한때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를 호령했던 레전드들이 후배를 양성하는 '본격 차세대 LoL 스타 찾기 방송'으로 구성된다. '울프·폰'이 한팀을 이뤘고 '프레이·마린'도 의기투합해 후배들을 가르치게 됐다. 라이엇 게임즈는 27일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제작발표회를 통해 롤 더 넥스트 주역들의 코칭 노하우와 방송 제작 전반에 걸친 정보를 공개했다.

선배가 된 LCK 레전드, 이제는

현장에서 만난 멘토진들은 다소 긴장한 듯 하면서도 후진 양성 등 멘토링 시스템에 대한 견해를 밝힐 때는 마치 전성기 때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은퇴 후 멘토로 후배들을 맞이한 선배의 모습에서 LCK e스포츠의 10년사를 엿볼 수 있었다.

'마린' 장경환은 "세 명의 멘토들과 친한 사이라 재밌게 할 수 있을 것 같아 참여하게 됐다"는 소감을 밝혔고 '프레이' 김종인의 경우 "평소에도 가르치는 역할을 하고 싶었는데 새내기 등 다양한 플레이어를 알려줄 수 있다는 생각에 들뜬 마음으로 참여했다"고 말했다.

한 팀을 이룬 '울프' 이재완과 '폰' 허원석은 비슷하지만 다른 견해를 밝혔다. '울프' 이재완은 "올해 은퇴하며 제가 가진 영향력을 e스포츠 저변 확대나 아카데미의 일반인 선수를 조명하는데 활용하고 싶다고 생각했다"며 "생각하는 취지에 맞는 프로그램을 기획하셨다고 해서 멘토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폰' 허원석은 "사실 지도해 보고 싶은 생각은 있었지만 아직 현 단계에서 코치직을 수행하고 싶지는 않았다"며 "상대적으로 간단하게 제자를 키운다는 느낌으로 참가했고 이렇게 초대해주셔서 감사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  왼쪽부터 여지희 라이엇 게임즈 LoL 퍼블리싱팀장, 허원석, 이재완, 김종인, 장경환. /사진=채성오 기자
▲ 왼쪽부터 여지희 라이엇 게임즈 LoL 퍼블리싱팀장, 허원석, 이재완, 김종인, 장경환. /사진=채성오 기자

멘토들은 후배에 대한 가르침에 대해서도 서로 다른 의견을 보였다. 취향과 팀 워크의 아슬아슬한 줄타기 속에서도 자신만의 확고한 철학이 묻어났다. '폰' 허원석과 '프레이' 김종인은 각각 게임 운영에 대해 확고한 의지를 보인 반면 '울프' 이재완과 '마린' 장경환의 경우 게임 외적인 부분에서 참가자의 멘탈을 관리하는 친숙함을 강조했다.

'폰' 허원석은 "제가 미드라이너이다보니 운영이나 라인전에서 관련된 관점으로 접근했다"며 "정글과 함께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프레이' 김종인의 경우 "게임 외적으로는 친한 형 이미지를 유지하는 대신 실전에서는 호랑이 선생님 포스로 다가간다"며 "참가자들과 함께 우승을 향해 달려가고 싶은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울프' 이재완은 '폰' 허원석에게 게임 전반적인 내용을 맡기는 한편 본인은 외적인 부분을 챙긴다고 설명했다. 그는 "게임 외적인 부분에서 선수들과 많이 이야기 하고 있다"며 "최대한 친근하게 형 같은 느낌으로 다가간다"고 강조했다. '마린' 장경환 역시 "다가가기 쉬운 형처럼 선수들과 편하게 지내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참가자 선발 기준에서는 한 목소리로 '실력'을 1순위로 꼽았다. 멘토진은 두 번째 선발 기준으로 팀 화합을 해치지 않는 인성을 선택했다. '울프' 이재완은 "서바이벌 오디션인 만큼 1순위는 당연히 실력"이라며 "그 다음은 함께 했을 때 팀을 더 성장시킬 수 있는 선수인지를 보겠다"고 말했다.

라이엇 "예능적 요소와 개인의 삶을 조명"

라이엇 게임즈는 롤 더 넥스트가 예능적 요소를 갖고 있지만 사실상 다큐에 가깝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대회에 참가해 우승한 참가자들이 한국 LoL e스포츠를 이끌어갈 차세대 주요 선수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만든 방송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멘토와 만나 LoL을 배우고 그 안에서 화합과 경쟁의식을 통해 다양한 삶의 모습을 조명한다는 취지다. 출발은 넥스트였지만 결과는 현재 진행형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  롤 더 넥스트 제작발표회 후 관계자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성승헌 캐스터, 허원석, 이재완, 김종인, 장경환, 여지희 라이엇 게임즈 LoL 퍼블리싱팀장. /사진=채성오 기자
▲ 롤 더 넥스트 제작발표회 후 관계자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성승헌 캐스터, 허원석, 이재완, 김종인, 장경환, 여지희 라이엇 게임즈 LoL 퍼블리싱팀장. /사진=채성오 기자

발표회에 참석한 여지희 라이엇 게임즈 LoL 퍼블리싱 팀장은 롤 더 넥스트 기획의도에 대해 "지난해가 LoL 서비스 10주년이었고 올해의 경우 e스포츠 열 번째 해를 맞는 때"라며 "LCK 플레이어와 팬들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를 구상하다 차세대 스타를 발굴해 보자는 아이디어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여 팀장은 멘토진 선정 기준에 대해 "LoL e스포츠 10년을 대표하는 선수여야 했고 은퇴 후 다음 방향을 모색하는 분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현 멘토진의 프로필을 보면 우승 경력과 개인 이력 면에서 취지에 부합하는 분들이라 생각해 제안을 드렸는데 다행히 흔쾌히 수락해 주셔서 방송 셋팅이 가능했다"고 부연했다.

한편 롤 더 넥스트는 다음달 2일 오후 3시 30분 첫 방송을 시작으로 매주 일요일 같은 시간대에 시청자를 찾아간다. 방송은 LCK 피드(유튜브, 트위치, 네이버, 아프리카TV, 웨이브, 점프VR)와 아프리카TV 케이블 채널을 통해 송출되며, 제작은 아프리카 콜로세움이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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