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정식 출시를 발표한 가운데 iOS 지원 계획까지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애플이 자사 정책을 내세워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막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서비스되고 있는 클라우드 게임들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통해서만 제공되고 있다.

KT는 12일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게임박스'를 정식 출시한다고 밝혔다. 가격은 월 9900원으로 책정됐다. 올해 연말까지는 50% 할인된 가격인 월 4950원에 서비스를 제공한다. 해당 요금을 내면 스마트폰, PC, IPTV 등으로 100여 종의 게임을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는 구독형 방식이다.

▲  KT ‘게임박스’를 통해 제공되는 ‘NBA 2K20’ 시연 모습
▲ KT ‘게임박스’를 통해 제공되는 ‘NBA 2K20’ 시연 모습

특히 KT는 10월부터 iOS 서비스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애플이 자사 앱스토어 정책을 내세워 구글 스태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엑스클라우드, 엔비디아 지포스나우 등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막았다는 점에 비췄을 때 이례적인 발표다. 애플은 클라우드 게임을 통해 제공되는 모든 게임 콘텐츠가 자사 검토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제공이 힘들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KT는 의지를 갖고 10월 중 애플 앱스토어 출시를 목표로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동재 KT 클라우드게임서비스팀 팀장은 "하반기 애플의 새로운 단말기가 나올 거기 때문에 이에 맞춰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결과가 나온 뒤에 (구체적인 내용을)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업체들이 잇따라 유료화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고 있는 가운데, 애플은 이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아이폰에서 사실상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최근 <비즈니스인사이더> 등 외신을 통해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애플 대변인은 "앱스토어는 고객이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앱을 발견하고 다운로드하고, 모든 개발자에게 좋은 비즈니스 기회를 주도록 만들어졌다. 앱스토어에 오르기 전 모든 앱은 고객을 보호하고 개발자에게 공정하고 공평한 경쟁을 제공하기 위해 동일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검토된다"라고 전했다.

이어 "애플 고객은 수백만의 개발자로부터 제공되는 훌륭한 앱과 게임을 즐기고 있으며, 게임 서비스는 검토를 위해 게임을 개별적으로 제출하고 검색과 순위 차트에 나타나도록 하는 등 모든 개발자에게 적용되는 동일한 지침을 따른다면 앱스토어에 출시되는 데 문제없다"라고 말했다.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통해 제공되는 모든 게임을 앱스토어 심사를 받도록 하라는 얘기다. 사실상 클라우드 게임이 출시되기 어려운 구조다.

이에 마이크로소프트 등은 애플이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거부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애플이 자체적인 생태계를 꾸리기 위해 타사의 클라우드 게임을 막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이러한 와중에 KT는 자사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의 앱스토어 출시를 자신했다. KT의 발표대로라면 애플의 클라우드 게임에 대한 정책 변화를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KT는 구체적인 협의 진행 상황에 대해 밝히지는 않았다.

KT는 당초 "9월부터는 타 통신사 가입자에게도 ‘게임박스’를 오픈하며, 10월부터는 국내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로는 최초로 iOS 서비스를 지원한다"라고 보도자료를 배포했지만, "9월부터는 타 통신사 가입자에게도 ‘게임박스’를 오픈하며, 10월부터는 iOS 서비스를 지원할 예정이다"라고 내용을 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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