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커지는 가맹택시 시장

카카오·마카롱 이어 반반택시도 출격

'반값택시비', '5% 적립' 무기...다양한 요금제로 경쟁

"올해 100만 이용자, 택시 3000대 확보할 것"

‘반반택시’가 가맹택시 시장에 뛰어든다. 12일 택시호출 플랫폼 반반택시 운영사 코나투스는 서비스 출시 1주년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열고, 가맹택시 브랜드 ‘반반택시 그린’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올해까지 서울 지역 택시기사 2만명을 모집하고, 가맹사업 인가를 받으면 내달 전주에서 300여대 규모로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연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총 3000여대 반반택시 전용 차량을 운영하는 것이 목표다.

반반택시는 2019년 7월 ICT 규제 샌드박스 모빌리티 사업자 1호로 선정된 스타트업이다. 같은해 8월부터 국내 최초로 합법적 동승호출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동경로가 비슷한 승객이 택시를 같이 타고 요금을 나눠내는 방식으로, 최대 50% 저렴한 값에 택시를 탈 수 있다. 택시기사는 동승호출료 최대 5000원의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일반 택시호출 시 요금의 5%를 적립해준다. 이 같은 전략으로 지난 1년여간 누적 승객회원 12만명, 기사회원 1만4000명을 확보했다. 최근 3개월 동안 전체 호출량은 3배 이상 증가했다. 일반호출 평균 성공률은 65%, 반반호출 평균 성공률은 90%를 기록하고 있다.

“기사에겐 수익을, 손님에겐 혜택을”...‘상생’ 내건 반반택시

가맹택시는 일종의 ‘프랜차이즈 택시’다. 가맹사업자가 개인·법인택시를 가맹점으로 모집해, 규격화된 이동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방식을 말한다. 외관·요금 등이 기존 택시보다 자유롭다. 택시가 파리바게트·교촌치킨처럼 각자의 ‘간판’으로 구별되도록 하는 게 목적이다. 국내 가맹택시 시장은 카카오T블루·마카롱택시가 각각 1만대씩 가맹택시를 확보하면서, 치열한 점유율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타다 운영사인 브이씨엔씨(VCNC)도 올해 안에 가맹택시를 출시하기 위해 택시업계와 물밑 접촉 중이다. 우버 역시 가맹택시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에밀리 포트빈 우버 북아시아 대외정책 총괄은 지난해 말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에서만큼은 택시에 집중하려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택시로 이동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안전이 보장된 길이기 때문이다.

가맹사업은 가맹점 확보가 핵심이다. 반반택시 그린은 ‘상생’을 표어로 내걸고, 택시기사에게 충분한 추가수익을 확보해주겠다고 강조한다. 실현 방안은 구체적이다. 투자사인 SK가스와 협력해 차량관리 비용을 최적화하고, 기존 동승호출료 외에 광고 등을 택시에 적용해 추가수익을 꾀한다. 또, 인공지능(AI) 분석으로 수요가 예상되는 곳을 앱을 통해 택시기사에게 안내한다. ‘콜’만 잡는 게 아니라 배회영업을 하면서도 매출이 증가할 수 있게 만들기 위해서다. 가맹비로는 기존 ‘콜비’ 수준의 고정금액을 받아, 늘어나는 ‘프랜차이즈’ 사이에서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계획이다.

손님에게도 반반택시를 택할 유인이 필요하다. 전체 가맹택시 규모는 늘어나고 있지만 외관·호출료 외에 ‘체감할 만한’ 혁신은 보이지 않고 있다. 차별화되는 요소도 두드러지지 않아, 가맹택시를 인지하지 못하고 관성처럼 택시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반반택시는 요금제 등 손님의 선택지를 넓혀주는 방식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현재 일반택시 호출 시 요금의 5%를 포인트로 적립해주고 있는데, 비용 지출을 최소화해서 이 같은 적립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예정이다. ‘충성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아울러 기존에는 앱에서만 지원하던 적립 시스템을 현장 탑승 시에도 이용할 수 있도록 구현했다. 연내 월 구독형 상품인 ‘출근전용 택시요금제’ 출시도 준비 중이다. 예를 들어 수도권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승객 3명을 묶어, 인당 월 15만원에 ‘출근택시’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서비스로 택시기사 역시 안정적인 수입원을 얻을 수 있다고 이 회사는 설명했다.

김기동 코나투스 대표는 “모빌리티 플랫폼이 ‘독점’ 형태로 가는 것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는데, 반반택시는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궁극적으로는 반반택시 기사에게 월 100만원의 추가 수익을 지급하려 한다. 수익이 보장돼야 택시 품질 혁신도 가능할 거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100만원을 더 주겠다는 말이 허황된 얘기로 들릴 수 있지만, 목표치로 잡고 (사업을) 진행해 나가려 한다”고 덧붙였다.

또 “반반택시는 동승해서 요금을 나눠내는 동승호출을 선보였고, 마케팅 비용 지출을 최소화해서 택시요금을 적립해주고 있다. 앞으로도 승객을 위해 다양한 요금제를 출시할 것”이라며 “지금까지 택시 혁신은 대기업 위주로 진행돼 왔지만 승객이 체감하는 택시 서비스에는 변화가 없었다. 가격혁신, 품질혁신, 배차혁신, 안전혁신을 통해 승객의 택시경험 혁신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택시 내 비말차단을 위한 격벽 설치 ▲코로나19 전용보험(기사·승객 공통적용) 가입 ▲악취문제 해소를 위해 전용 탈취제 및 디퓨저 구비 ▲승객 전용 태블릿PC 제공으로 기사·운행정보 및 도착지 주변 안내 정보 등을 제공해 차별화를 모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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