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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tvN 비밀의숲 시즌2 공식 홈페이지
▲ /사진=tvN 비밀의숲 시즌2 공식 홈페이지

tvN 주말드라마 '비밀의 숲 시즌2'

감정없는 정의 검사 '황시목(조승우 분)'이 돌아왔다. tvN 주말드라마 '비밀의 숲 시즌2'는 전작보다 더 확대된 세계관을 들고 나타났다. 주목할 점은 넷플릭스에서도 본방송 종료 후 10시 30분부터 시청 가능하다는 것. 전작 비밀의 숲은 본방송이 종영한 후에도 넷플릭스가 공급계약을 체결할 만큼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  /사진=tvN, 넷플릭스
▲ /사진=tvN, 넷플릭스

권력의 정점에서 선 부장검사가 정의를 구현하기 위해 유력 기업의 회장인 장인, 검찰, 경찰의 비리와 맞서는 이야기를 16부작에 담아냈다. 황시목과 한여진(배두나 분) 콤비가 사건을 풀어나가는 과정도 재미를 줬지만, '판'을 기획한 이창준(유재명 분)의 설계가 극을 뒷받침했다.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 190개국에 마니아층까지 탄생시킨 비밀의 숲, 그 두 번째 시즌은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무슨 이야기를 다루나

정치·사회 문제에 관심이 없는 이라면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대립 이슈는 다소 어렵게 받아들여질 사안이다. 실제로 '검경 수사권조정 관련 시행령 입법예고안'을 두고 검찰과 경찰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

지난 7일 법무부는 수사권 개혁을 위한 개정 형사소송법, 검찰청법의 대통령령 제정안을 마련해 입법예고 했다. 입법예고된 대통령령은 40일간 관계부처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10월쯤 국무회의에서 심의를 거친다.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인데 이중 검사의 수사개시 범위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  /사진=비밀의 숲 시즌2 캡처
▲ /사진=비밀의 숲 시즌2 캡처

검사의 직접수사 범위가 구체화 됐는데 개정 검찰청법에서 검찰의 직접 수사 범위를 부패범죄, 경제범죄, 공직자범죄, 선거범죄, 방위사업범죄, 대형참사범죄 등으로 규정하고 그 범위를 대통령령에 맡겼다.

반면 검찰이 직접 수사할 수 있는 주요공직자의 범위는 공직자윤리법상 재산등록의무자로 제한하는 한편 범죄 액수가 일정금액 이상인 경우에만 검사가 직접 수사할 수 있도록 법무부령이 더해졌다. 이를 두고 경찰과 검찰 각각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는 상황이다.

▲  /사진=비밀의 숲 시즌2 캡처
▲ /사진=비밀의 숲 시즌2 캡처

비밀의 숲 시즌2는 마치 해당 이슈에 맞추기라도 한 듯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한 갈등을 다룬다. 극은 '통영 익사 사건'을 계기로 발생한 검찰의 '전관예우'와 이를 이용하려는 경찰 측의 대립을 들여다 본다. 검경 수사권조정의 도화선이 된 사건 이후 양측의 의견을 중재할 '검경협의회'가 구성되면서 불안한 동거 속 숨겨진 비밀을 파헤칠 전망이다.

황시목이 먹지 못한 알감자

시즌2에 등장한 황시목은 여전히 감정이 없다. 해무가 짙게 깔린 해안도로를 달릴 때나, 휴게소에서 산 알감자를 먹을 때도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다. 나라를 들썩이게 한 비리 수사를 완벽하게 끝마쳤음에도 황시목은 여전히 지방검찰청에서 본인의 업무를 해낸다. 이 대목에서 제작진은 황시목이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암시할 정도로 일관된 캐릭터 성격을 보여준다. 시즌2가 시작되면서 새로운 인물들이 극의 흐름을 주도하고 활동 무대가 본청으로 바뀌었음에도 황시목만큼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을지 모른다.

▲  /사진=비밀의 숲 시즌2 캡처
▲ /사진=비밀의 숲 시즌2 캡처

잔잔하게 흘러가던 흐름이 급변할 것이라는 암시는 아이러니하게도 '알감자'를 통해 드러난다. 황시목은 원주로 가기 전 휴게소에 들러 알감자와 커피를 사온다. 차에 탄 황시목이 알감자 한 알을 먹으려 들어 올리는 순간 형사법제단 부장검사인 우태하(최무성 분)의 전화를 받게 되고, 그로 인해 원주로 가던 발길을 돌려 본청으로 합류한다.

이 과정에서 중요하게 들여다 볼 부분은 알감자와 커피다. 알감자는 대부분 휴게소에서 구매 가능할 만큼 흔한 음식이 됐지만, 강원도 원주의 특산물 중 하나가 감자라는 것을 알고 있는 이들에게는 특별한 복선으로 다가온다. 어쩌면 황시목이 알감자를 먹지 못한 채 돌아가는 것은 발령지인 원주지청 대신 본청에서 일하는 것을 암시한다고 볼 수 있다.

▲  /사진=비밀의 숲 시즌2 캡처
▲ /사진=비밀의 숲 시즌2 캡처

커피는 또 다른 관점에서 해석할 수 있다. 시즌1에서 박무성(염효섭 분)을 죽인 것으로 예상되는 유력 용의자가 카페에서 만남을 가진 장면이 등장한다. 만남의 장소이면서도 사건의 키를 풀 수 있는 특정 공간으로 묘사됐다. 시즌2에서 황시목이 직접 커피를 마시는 장면이 등장하진 않았지만 우태하가 권유할 당시 "마셨다"고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카페에서 파는 커피는 '특정 사건'을 의미하며, 이를 마신 황시목이 또 다시 소용돌이에 휘말릴 것이란 느낌을 전달한다.

이야기의 전개 방식도 주의 깊게 들여다 볼 부분이다. 시즌1은 하나의 사건에서 파생되는 인간 관계의 비밀과 권력자간 유착을 몰입도 있게 표현했다. 권력에 집착하는 인간의 욕망과 비밀스러운 관계를 조명한 만큼 시즌2에서도 비슷한 전개로 사건을 풀어갈 전망이다.

▲  /사진=비밀의 숲 시즌2 캡처
▲ /사진=비밀의 숲 시즌2 캡처

이미 떡밥은 상당하다. 아직 등장하지 않은 김사현(김영재 분) 검사와 우태하 부장의 관계, 의정부 경찰서장으로 재직했던 최빛(전혜진 분)의 사건 은폐, 평소에도 자주 연락을 나누지만 대립 관계에 선 우태하와 최빛의 관계, 권력 기생형 검사 서동재의 등장, 3화 예고를 통해 알려진 용산경찰서 식구들의 과거, 강원철(박성근 분) 지검장에게 접근을 시도하는 이연재(윤세아 분) 등은 비밀의 숲 시즌2를 흥미롭게 감상할 만한 '키포인트'다. 안개가 자욱한 두 번째 비밀의 숲에는 어떤 메시지가 담겼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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