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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브 오리지널 시네마틱 드라마 'SF8: 블링크'

▲  지우(이시영 분, 오른쪽)에게 이식된 AI 서낭(하준 분). /사진=블링크 방송 캡처
▲ 지우(이시영 분, 오른쪽)에게 이식된 AI 서낭(하준 분). /사진=블링크 방송 캡처

SF8은 근미래를 배경으로 기술발전을 통해 완전한 사회를 꿈꾸는 인간들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8편 모두 공상과학(SF)을 주제로 제작된 만큼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게임, 안드로이드 등 현존하는 과학 기술의 미래를 조명한다. 특히 8편 가운데 절반에 달하느 4편이 AI와 연관성을 가질 만큼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블링크'도 미래의 AI 활용성에 주목했다.

AI칩을 머릿속에 심게 되면 인간의 능력은 어디까지 향상될까. SF8의 두 번째 에피소드 블링크에서는 AI의 활용성을 영화적 상상력으로 극대화 한다. 머릿속에 심어놓은 AI칩을 통해 주변 지형지물을 정밀하게 탐색하고, 추격중인 범인의 체형을 분석해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특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얼굴만 봐도 개인정보가 자동으로 떠올라 신원도 빠르게 파악 가능하다. 2058년을 배경으로 설정한 만큼 AI 기술력도 한층 진보된 상태로 설정됐다.

▲  /사진=블링크 방송 캡처
▲ /사진=블링크 방송 캡처

주인공 지우(이시영 분)는 AI보다 자신의 감을 믿는 좌충우돌 강력계 형사다. 어쩔 수 없이 AI칩을 이식해 활용하지만, 범인 추적 시에도 컴퓨터 지시를 따르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긴다. 자율주행이 필수가 된 세상 속에서도 직접 운전해야 속이 풀리는 성격을 지녔다.

자신의 직관을 따르다 범인을 놓친 지우는 이에 대한 패널티로 신규 AI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다. 이식된 AI칩에 새로운 AI를 추가하는 것. 추가된 AI는 지우 눈에서만 시각화 되는 프로그램으로, 수사 보조로 활용된다. AI에 대해 불신하는 지우이지만, 자신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제안을 받아들이게 된다.

남성 첫 번째 모델로 형상화된 AI의 이름은 '서낭(하준 분)'. 서낭은 지우의 눈에 시각화된 형태로 그의 수사 현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AI를 불신하는 지우는 이를 못마땅하게 여기지만 점차 서낭의 능력을 신뢰하게 된다. 경찰 전용 AI의 특성을 활용해 전투 시뮬레이션으로 결과를 예측하는 한편 상대 AI를 해킹해 가공할 만한 살상 능력을 무력화 시킨다. 피해자의 집 비밀번호도 경우의 수를 예측해 2초만에 풀어버리는 영민함까지 지녔다.

▲  AI를 불신하던 지우(이시영 분)는 프로젝트 만료로 해체한 AI '서낭'(하준 분)을 복사해 재이식한다. /사진=블링크 방송 캡처
▲ AI를 불신하던 지우(이시영 분)는 프로젝트 만료로 해체한 AI '서낭'(하준 분)을 복사해 재이식한다. /사진=블링크 방송 캡처

블링크는 다소 딱딱하고 정제된 AI의 이미지 대신 서낭의 모습으로 인간적 친근함을 강조한다. 기계적인 접근 대신 지우에게 인정받고 싶어하며, 프로젝트 폐기로 사라지기 직전에도 작별 선물을 주고 떠나는 인간적 감성에 호소한다. 지우 역시 자율주행 AI가 사고를 막지 못해 부모를 모두 떠나보낸 과거의 상처를 서낭으로 치유하게 된다. 만신, 인간증명, 간호중이 AI의 혼란과 폐해를 다뤘다면 블링크의 경우 AI와 인간의 교감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인다. 근 미래의 AI가 얼마나 인간에 가깝게 구현될 수 있을지, 그 가능성에 한 발짝 다가선 모습이다.

물론 영화적 상상력이기에 가능한 기술이다. AI는 여전히 발전 단계에 있고 많은 산업 영역에서 그 활용도를 두고 갑론을박을 벌인다. 오히려 AI의 발전이 인간의 활동 영역을 위축시키고, 나아가 주종 관계를 역전시킬 수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가 있지만 이마저도 어디까지나 상상일 뿐. 블링크는 인간과 AI의 공존을 통한 '조화'에 초점을 맞춘다. 기술이 발전하는 과정에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지만, 인간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 동반자로 상생하길 바라는 염원을 담은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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