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이후 게임 시장의 변화에 대해 많이 생각했습니다. 게임 시장에서 개발이 미뤄지거나 중단된 사례가 급증한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안정적으로 개발을 진행하는 단계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불행한 시기이지만 카카오게임즈를 포함한 국내 게임사에게는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글로벌 경쟁 환경 속에서 인수·합병을 활성화하고 자금 확보를 위해 기업공개(IPO)를 진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코스닥에 상장하고 자금이 확보되면 추가 인수·합병을 이어갈 계획입니다."

▲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가 기업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기업설명회 영상 갈무리
▲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가 기업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기업설명회 영상 갈무리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는 26일 진행한 기업설명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코스닥 상장을 앞둔 상황에서 기업설명회를 열고 카카오게임즈의 경쟁력과 비전을 설명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이날부터 27일까지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 예측을 실시해 최종 공모가를 확정하는 절차를 밟는다. 공모 희망가 범위는 2만∼2만4천원으로,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최대 1조8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이번 IPO 과정에서 밴드 상단 기준 최대 3840억원의 공모자금을 운용하는 카카오게임즈는 어떤 경쟁력을 갖췄을까.

카카오 공동체 기반 시너지↑

카카오게임즈의 강력한 무기는 '카카오 공동체'다. 특히 올 상반기 말 기준 4500만명 이상의 월간 활성사용자 수(MAU)를 확보한 카카오톡을 마케팅 플랫폼으로 활용하는 것이 최대 강점이다. 카카오톡 플랫폼의 '카카오 게임하기' 사업권을 통해 톡 ID기반 마케팅 상품으로 고도화하고 있다.

카카오톡 뿐만 아니라 카카오페이지, 카카오택시, 다음 포털, 멜론 등 패밀리 애플리케이션(앱)과의 콜라보레이션 마케팅도 가능해 유저 모객 핵심 툴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PC게임에서는 카카오와의 계약에 따라 포털서비스인 다음 프론트 페이지에 게임 섹션을 운영하고 있다. 해당 페이지는 다음 이용자들에게 카카오게임즈 게임 타이틀을 노출시켜 유저 접근성을 높인다.

▲  /사진=카카오게임즈
▲ /사진=카카오게임즈

카카오톡 이용자와 친숙한 카카오프렌즈를 포함해 다양한 IP를 게임 사업에 활용할 수 있는 환경도 갖췄다. 카카오게임즈는 카카오로부터 카카오프렌즈 IP를 게임 사업에서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 받았고, 이를 게임 개발이나 퍼블리싱 형태로 활용하고 있다.

카카오프렌즈 IP뿐만 아니라 최근 주류 콘텐츠로 떠오른 웹툰 및 웹소설을 활용하기 위해 카카오페이지와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카카오페이지 인기 웹소설 '달빛조각사' IP를 활용한 동명의 모바일 MMORPG는 사전 예약자 320만명을 달성했다. 카카오 공동체 IP그룹 안에서 카카오M과 함께 IP 협력 기회도 모색하고 있다.

자체 퍼블리싱·개발 역량

국내외 게임 시장에서 다양한 타이틀을 론칭한 퍼블리싱 및 개발 능력도 카카오게임즈만의 무기로 평가받는다.

PC게임에서는 펍지주식회사의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 서비스를 통해 국내 PC방 매출 1위를 달성하는 등 장기 흥행을 기록했다. 펄어비스의 '검은사막'의 경우 북미·유럽에서 성공한 한국 MMORPG로 자리매김했다.

▲  /사진=카카오게임즈
▲ /사진=카카오게임즈

모바일게임에서도 퍼블리싱 역량을 쌓아가고 있다. '달빛조각사(RPG)', '프렌즈레이싱(스포츠)', '프렌즈팝콘(퍼즐)' 등 다양한 장르를 서비스 하는 한편 해외 웰메이드 게임을 국내에 안착시켰다. 일본 사이게임즈에서 개발한 '프린세스커넥트 리다이브'의 경우 지난해 3월 카카오게임즈가 퍼블리싱을 시작한 후 국내 서브컬처 마니아의 지지를 받았다.

지난해 6월부터 국내 서비스를 '패스 오브 엑자일'의 경우 가이드의 부재, 언어 장벽등으로 국내 유저가 접근하기 쉽지 않았으나 카카오게임즈가 퍼블리싱을 맡은 후 한글화, 가이드 사이트 개설, CS·커뮤니티 운영으로 유저 편의성을 극대화 했다.

개발력을 확충하기 위해 지분투자도 이어가고 있다. IP화가 가능하고 글로벌 성과를 낼 수 있는 검증된 역량을 가진 회사를 기준으로 초기 투자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지분 투자 회사의 개발력에 카카오게임즈의 협업 밸런싱, 마케팅 및 유통 경쟁력, 운영 노하우 등 퍼블리싱 역량을 더해 시너지를 낼 파트너쉽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오션드라이브스튜디오, 패스파인더에이트, 세컨드다이브, 라이온하트스튜디오 등 국내 개발사에 대한 지분 투자를 진행했다.

카카오게임즈는 국내외 주요 게임사로부터 투자를 유치하여 포괄적인 제휴 협력 관계도 구축했다. 글로벌 게임사 텐센트, 액토즈소프트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는 한편 넷마블, 크래프톤이 카카오게임즈에 지분을 투자한 상황이다. 카카오게임즈는 각 전략적 투자자로 부터 모바일게임 및 PC게임 등 게임을 소싱해 서비스를 진행하며 최근 크래프톤이 개발중인 대규모 MMORPG '엘리온'의 퍼블리싱을 준비하고 있다.

▲  /사진=카카오게임즈
▲ /사진=카카오게임즈

'아키에이지', '달빛조각사' 등 하드코어 MMORPG 게임 개발 경험이 있는 엑스엘게임즈의 지분 52.97%를 인수하며 MMORPG 등 하드코어 장르에 대한 개발역량도 내재화했다. 카카오페이지와 합작 설립한 자회사 애드페이지는 카카오페이지 연재 웹툰·웹소설 IP를 활용한 스토리게임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카카오모빌리티와 함께 설립한 합작법인 라이프엠엠오의 경우 '아키에이지' IP와 카카오모빌리티 지도 API를 활용한 AR 게임 '아키에이지 워크'를 만들고 있다.

카카오VX의 경우 홈트레이닝 등 버추얼 익스피리언스 관련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동작 인식 기술을 활용해 아이들을 위한 가상 세계를 만들고 체험하는 홈월드 VR 콘텐츠도 개발하고 있다.

글로벌 겨냥하는 신작 타이틀

카카오게임즈는 개발, 유통, 플랫폼을 수직 계열화한 밸류체인을 구축해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지난 상반기 기준 카카오게임즈의 해외 매출 비중은 약 30% 수준이다. 지난달 국내를 포함해 전 세계 230개국에 출시한 가디언 테일즈가 지역별 매출 상위권에 오르며 순항한 만큼 '달빛조각사(대만 지역), '엘리온', '오딘' 등 신작 타이틀을 순차 출시해 해외 비중을 늘릴 계획이다.

▲  엘리온. /사진=카카오게임즈
▲ 엘리온. /사진=카카오게임즈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는 "연내 출시를 목표로 한 엘리온이 최대 기대작으로 PC 플랫폼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PC 게임이 대작 소식이 없는 만큼 기대가 된다. 내년 출시를 예상하는 모바일 MMORPG 오딘도 PC에서 플레이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향후 글로벌 실적은 퍼블리싱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개발 게임까지 확대될 것"이라며 "PC 플랫폼에서 모바일까지 확장하는 형태가 이어진다면 매출 구조도 다변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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