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으로 반도체 시장 순위가 뒤바뀔 조짐이 보인다. 인텔이 주춤한 가운데 삼성전자가 격차를 좁혔고 SK하이닉스는 매출 점유율을 1% 남짓 올리며 약진했다. 그간 공고했던 업계 순위가 하반기 뒤바뀔지 주목된다.

IT 시장조사기관 옴디아(Omdia)의 2분기 반도체 기업 매출 집계(파운드리 전문기업 제외)에 따르면 1위는 인텔로 17.45%(194억43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인텔의 점유율은 전기 17.71%보다 0.26%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2위인 삼성전자가 2분기 12.48%(139억1000만 달러)로 같은 기간 점유율을 0.01%포인트 올리면서 두 회사 간 격차는 4.97%포인트로 줄었다.

코로나19가 두 회사 간 매출 점유율 격차를 줄이는 모양새다. 지난해 4분기 인텔과 삼성전자 매출 점유율은 각각 17.68%, 12.07%로 격차는 5.61%포인트였다. 그러나 코로나19가 발발한 지난 1분기 5.23%포인트로 좁혀졌고 지난 2분기 5%의 벽이 뚫렸다.

두 회사는 똑같은 종합반도체기업(IDM)이지만 매출 구조가 다르다. 마이크로 컴포넌트를 비롯한 시스템반도체가 주력인 인텔은 이 분야에서 경쟁사들에 영토를 뺏기고 있다. 반면 D램과 플래시메모리 등 메모리반도체를 앞세운 삼성전자의 입지는 여전히 공고하다.

더군다나 삼성은 외부 물량을 생산하는 파운드리도 함께 하고 있다. 자체 물량만 소화해왔던 인텔이 선단공정 싸움에서 밀리며 외부에 생산을 맡기려는 상황이다.

옴니아는 3분기 이 격차가 더 좁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인텔이 15.78%, 삼성전자가 11.76%로 두 회사 모두 큰 폭의 점유율 하락이 있겠지만 인텔의 하락 폭이 무려 2%포인트에 달해 삼성전자가 쫓아오는 모양새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3위인 SK하이닉스의 반등도 눈에 띈다. 지난 1분기 5.33%였던 하이닉스의 매출 점유율은 2분기 6.18%로 0.85%포인트나 뛰었다. 언택트에 따른 서버용 낸드플래시 수요 확대가 기술력과 가격경쟁력을 동시에 지닌 SK하이닉스에 득이 된 모양새다.

이밖에 메모리반도체 강자 마이크론이 2분기 4.71%의 매출 점유율로 4위 자리를 유지했다. 브로드컴 리미티드, 퀄컴, 엔비디아, 하이실리콘 등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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