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워크를 소개하는 백상엽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대표
▲ 카카오워크를 소개하는 백상엽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대표

“공식적으론 회사 메신저를 쓰지만, 사실 대부분 업무는 카카오톡으로 하지 않습니까?”

백상엽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대표의 말이다. 카카오가 ‘카톡 닮은 업무용 메신저’로 기업용 메신저 시장에 참전한다. 16일 진행된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첫 공식 기자간담회에서 백상엽 대표와 이석영 부사장은 카카오워크의 주요 기능과 더불어 카카오워크를 활용한 사업 비전 등을 소개했다.

후발주자 카카오워크, 무기는?

이미 기업 시장에 다양한 업무용 메신저, 협업 도구가 자리 잡은 상황에서 카카오워크의 등장은 꽤 늦은 감이 있다. 하지만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이를 친숙함과 편리함, 사용자 맞춤형 서비스로 따라잡겠다는 전략이다.

이석영 부사장은 “아무리 좋은 도구라도 사용하기 어려우면 좋은 서비스라고 할 수 없다”며 “카카오톡의 인터페이스를 따온 카카오워크의 강점은 배우지 않고도 누구나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간담회 중 일부 공개된 카카오워크 인터페이스를 보면 대화방, 말풍선, 친구목록 등 평소에 자주 쓰는 메신저 UI가 카카오톡과 거의 같은 모습으로 구현돼 있다. 얼핏 봐선 업무용 메신저란 사실을 알아차리기 어려울 정도다. 그러면서도 업무에 필요한 특징적 기능들을 추가해 일상용 카카오톡과의 차별화를 꾀했다.

익숙하지만 업무에 특화된 채팅방

먼저 주제를 알기 어렵게 혼재돼 있던 회사 채팅방에 통일성, 지속성이 더해진다. 참여원 모두가 같은 방 제목을 공유하게 되며, 새로 초대한 참여자에게는 이전 대화 내용도 함께 공유된다. 채팅 읽음 확인, 말풍선 전달, 특정인 멘션(@), 공지, 대화방 고정 등 기존 카카오톡의 편의기능도 모두 사용할 수 있다.

멤버 관리에도 공을 들여 회사 조직도를 카카오워크 내에서 전직원이 공유할 수 있으며, 손쉽게 검색할 수 있다. 워라벨 보호 측면에서 근무시간 확인 기능, 근무 시간 외 알림 받지 않기 옵션이 주어진다.

이와 함께 이석영 부사장이 “내부 테스트에서 가장 반응이 좋았다”고 소개한 기능은 이모지 리액션이다. 대답하기 애매한 채팅에 매번 ‘네’, ‘넵’, ‘넹넹’ 같은 형식적인 답 대신 ‘좋아요’를 누르는 것처럼 간단한 이모지로 응답을 대신하는 기능이다. 여기에 소소하지만 기존 카카오톡에서 쓰던 이모티콘도 카카오워크에서 그대로 불러와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카카오와의 연계성 강화, 그리고 친숙함이란 컨셉을 강화하기 위한 장치로 보인다.

또 하나의 특징은 간편한 TO-DO(할일) 리스트 등록 기능이다. 업무 지시가 떨어졌을 때 따로 메모하지 않아도 메시지를 두 번 탭하면 할일 목록에 바로 등록할 수 있도록 했다.

비대면, 언택트 업무를 강조하는 시대인 만큼 최대 30명이 동시에 참여할 수 있는 화상회의도 원클릭으로 제공한다. 화상회의에서는 외부인을 초대할 수 있으며 화면 공유도 가능하다.

▲  카카오워크 화상회의
▲ 카카오워크 화상회의

인공지능, 보안, 클라우드 결합

업무용 인공지능(AI) 어시스턴트 ‘캐스퍼’는 카카오워크의 다음 행보를 비춘다. 모든 채팅방에서 사용할 수 있으며 우선 날씨, 주가, 지식/생활 정보부터 회의실 위치 등 업무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아직 초기 단계라 기능이 제한적이지만 이석영 부사장은 “추후 캐스퍼가 각 업무 담당자를 자동으로 찾아주거나, 업무 처리 계획 수립을 전반적으로 도와주는 진짜 업무용 AI 어시스턴트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의 수동적인 업무용 메신저를 넘어 인공지능을 활용해 능동적이고 자동화된 업무 환경을 만들겠다는 의지다.

아울러 ‘E3(Enterprise Endpoint Encryption)’로 명명한 종단간암호화 기능도 강조했다. 종단간 암호화는 모든 개별 메시지를 암호화해 누구도 확인할 수 없도록 만드는 기술이다. 텔레그램 같은 비밀 메신저에 적용돼 널리 알려진 기술이다.

이 부사장은 “클라우드와 종단간 암호화를 연계했다”며 “데이터, 기기 분실 시 개인이 책임져야 하는 개인용 메신저와 달리 카카오워크는 안전한 백업과 복원이 클라우드를 통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클라우드 저장 공간을 활용하는 만큼 앱을 장기간 사용해도 앱 용량이 커지지 않는다.

B2B 솔루션 마켓, 커스터마이징

백상엽 대표는 “B2B 업체들이 아무리 좋은 솔루션을 개발해도 고객 판매 채널이 없어 고생한다”며 “우리가 구글 앱마켓을 이용하는 것처럼 카카오워크에서는 사용자들이 솔루션을 직접 경험해보고 구입할 수 있는 환경을 장기적으로 만들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카카오워크는 초기 설계부터 외부 솔루션과의 자유로운 연계에 방점을 두고 개발됐다. 이석영 부사장 설명대로라면 기존에 사용하던 ERP, 근태관리 시스템 등을 카카오워크에 그대로 연동할 수 있고 △ Jira △ GitHub △ GitLab △ Sentry △ Incoming Webhook 등 써드파티 개발 도구 연결도 가능하다. 또 현재 SAP와 협업 중이며, 연계성을 높이기 위해 주요 글로벌 기업들과도 선행 작업에 나설 예정이다.

나아가 카카오워크 내 커스텀 앱 개발 기능을 활용해 기업 맞춤형 업무 환경, IT 서비스 연동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즉, 카카오워크 내에서 고객관리, 설비관리, 매출관리, 주문/배송 처리 등 거의 모든 산업에 필요한 업무 환경을 구축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는 얘기다. 후발주자인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입장에서 단기간에 폭넓은 고객군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 전략 중 하나다.

중소상공인과의 상생

나름의 ‘선물’일까?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기업용 솔루션의 필수 기능인 근태관리와 전자결재 기능은 모두 무료로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중소기업, 소상공인들의 도입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해당 기능들을 활용하면 출퇴근, 근무시간, 휴가관리, 결재 요청, 승인 및 반려 등의 서비스를 손쉽게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인원 제한 없는 무료버전 제공…11월 25일 유료 서비스 시작

한편, 카카오워크는 오늘 프리뷰 버전을 오픈해 안드로이드, iOS, 윈도우, 맥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으며 기업용 유료 서비스는 11월 25일부터 제공될 예정이다. 무료 버전인 베이직 외에 3개의 유료 플랜이 준비되고 있으며, 무료 버전에도 사용 인원 제한은 없다. 또 출시 기념 프로모션으로 11월 24일까지는 프리미엄 버전을 무료로 제한 없이 사용해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백상엽 대표는 “오늘에 머무르지 않고 계속 발전하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를 만들겠다”며 “정말 쉬운 디지털 도구를 만들고, 디지털 환경의 친구가 되겠단 포부 역시 말뿐만이 아니었다는 것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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