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인치 파운드리 시장 수요 증가로 실적이 크게 개선된 DB하이텍이 신규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인수합병(M&A)과 유휴장비 매입 등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이 열린 것으로 보인다.

▲  DB하이텍이 8인치 파운드리 회사 M&A 등 신규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사진은 DB하이텍 부천공장 전경./사진=DB하이텍
▲ DB하이텍이 8인치 파운드리 회사 M&A 등 신규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사진은 DB하이텍 부천공장 전경./사진=DB하이텍

22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DB하이텍은 생산라인 증설과 8인치 파운드리 기업 M&A 등 투자 방향성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8인치 파운드리는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공급이 따라잡지 못하고 있고, 이에 DB하이텍도 실적이 크게 좋아지고 있다"며 "8인치 유휴장비를 사들이거나 8인치 파운드리 회사를 직접 인수하는 등 다양한 방향성을 점검 중인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인수합병의 경우 최근 대만 폭스콘이 말레이시아 파운드리 회사 실테라(Silterra) 인수를 시도하고 있는데, DB하이텍도 이 같은 관점에서 8인치 파운드리가 매물로 나올 경우 접근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DB하이텍을 포함해 세계 8인치 파운드리 회사의 수요 증가는 2018년 경부터 본격화됐다. 이에 최근 들어 DB하이텍과 대만 UMC, 뱅가드국제반도체(VIC), 중국 SMIC 등이 수주 단가를 올리고 있지만 납기에 소요되는 시간이 수 개월이나 걸릴 만큼 여전히 과수요 상태다.

이 같은 수급불균형은 시스템 반도체 종류가 다변화하면서 이 반도체를 생산하는 데 적합한 8인치 파운드리 회사들이 수혜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파워소자(PMIC),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이미지센서(CIS) 등 시스템 반도체들은 대량생산에 적합한 12인치 파운드리보다 다품종 소량생산 중심의 8인치 파운드리에 더 적합하다는 게 반도체 업계 설명이다.

▲  DB하이텍 상반기 수주잔고는 8만8329장으로 전년 상반기 대비 1.48배로 늘었다. 공장 가동 시간은 98%에 달했다./자료=DB하이텍 2020년 상반기보고서 갈무리
▲ DB하이텍 상반기 수주잔고는 8만8329장으로 전년 상반기 대비 1.48배로 늘었다. 공장 가동 시간은 98%에 달했다./자료=DB하이텍 2020년 상반기보고서 갈무리

지난 상반기 기준 DB하이텍의 웨이퍼 수주잔고는 8만8329장으로 2018년(4만8682장) 대비 1.81배 늘었다. 부천공장과 상우공장의 가동률은 98.07%로 사실상 '풀가동' 상태임에도 여전히 수요가 공급을 앞지르는 것이다.

실적도 크게 개선됐다.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 3631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4675억원으로 28.7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4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배나 됐고 이에 영업이익률도 상징적 수치인 30%를 넘겼다.

8인치 시장 수요는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는 8인치 파운드리 생산량이 2015년 500만 장에서 2022년 650만 장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8인치 웨이퍼 신규 장비를 만드는 회사가 사실상 전무해 경쟁도 제한적인 만큼 공급 대비 수요의 우위는 장기화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설명이다.

DB하이텍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정해진 투자 방향은 없지만 미래 수익성을 위해 투자를 다방면으로 검토 중인 것은 맞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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