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오라클
▲ 자료=오라클

오라클이 22일(미국시간) 기업의 고성능 컴퓨팅 수요 충족을 위한 HPC(고성능 컴퓨팅)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번 발표에서는 인텔, 엔비디아, 알테어, 리스케일 등의 글로벌 컴퓨팅 기업들이 오라클 HPC 사업의 주요 기술 파트너로 함께했으며, 오라클은 온프레스미스(On-Premise, 구축형)과 동일한 수준 및 성능을 갖춘 HPC 클라우드 포트폴리오를 강점으로 내세웠다.

HPC 클라우드, 온프레미스 대체하며 급성장 중

기존의 온프레미스 기반 HPC에는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들이 있다. 물리 구축형 인프라이므로 수요에 따라 사전에 필요한 용량을 조정해야 하는데, 공급망 문제로 몇 달 이상의 지연이 발생하거나 확보한 용량이 작업 처리에 필요한 만큼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발생하곤 한다. 또 이를 막기 위해 준비하는 예비 용량에 따른 추가 지출, 온프레미스 시설 관리에 따르는 까다로운 보안 및 규제 준수 이행 등의 리스크가 대표적이다.

클라우드는 이런 환경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주요 대안으로 꼽힌다. 실제 HPC 클라우드 시장 규모는 매년 가파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하이퍼리온 리서치’에 따르면 HPC 클라우드 매출은 2023년 74억달러(약 8조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며, 연평균 성장률은 24.6%에 달한다.

또다른 시장조사기관 ‘IDC’도 HPC 투자 시 1달러당 평균 44달러(약 5만원)의 수익 또는 원가절감 효과를 달성할 수 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수년 전부터 클라우드에 집중하기 시작한 오라클이 HPC 비즈니스에 부쩍 관심을 드러내는 이유다.

이번 발표도 오라클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처(OCI) 저변 확대와 생태계 구축 현황을 공유하는 차원에서 진행됐다. 카란 바타(Karan Batta) 오라클 OCI 제품 개발 부사장은 “오라클은 베어메탈 인프라스트럭처와 초저이연 RMDA 네트워킹을 기반으로 제공하는 고성능 HPC 컴퓨팅 클라우드 폴리오를 제공하고 있다”며 “최근 글로벌 기업들을 중심으로 3D 시뮬레이션, 설계 자동화(EDA), 인공지능 학습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OCI 기반 HPC 워크로드 도입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  오라클 라이브에 함께한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밥 스완 인텔 CEO
▲ 오라클 라이브에 함께한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밥 스완 인텔 CEO

인텔

오라클의 주요 파트너사인 인텔은 내년 초부터 인텔 아이스레이크(Ice Lake) 프로세서를 기반으로 한 차세대 HPC 컴퓨팅 인스턴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인텔은 이를 통해 기존 X7 HPC 인스턴스 대비 성능이 30% 향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고객은 베어메탈 기반 인스턴스에서 NVMe 스토리지와 코어 메모리 비율 확보를, RMDA 지원 클러스터 네트워크에서 인스턴스를 구축할 수 있다.

엔비디아

오라클은 올해 초 발표한 엔비디아의 협력 결과물로 OCI에 차세대 GPU 인스턴스를 적용, 30일부터 시간당 3.05달러의 낮은 가격으로 일반 공급에 나설 계획이다. 해당 베어메탈 인스턴스는 클러스터 네트워크와의 결합으로 단일 클러스터에서 GPU를 512개까지 확장할 수 있다. 인공지능 학습 등에서 두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알테어, 리스케일

이와 함께 글로벌 기술 회사 알테어는 자사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워크로드를 오라클 클라우드에서 구현하는 파트너십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현재 전세계 제조, 항공우주, 생명과학, 금융 등 1만1000여개 알테어 고객사가 오라클 클라우드 기반의 엔지니어링 시뮬레이션으로 테스팅 비용 절감 및 설계 과정 단축 효과를 누리게 될 전망이다.

또 오라클은 유명 HPC 리스케일과도 손잡고 오라클 HPC 인스턴스에 리스케일이 사전에 구축한 450개 이상의 애플리케이션을 탑재했다. 오라클은 이를 통해 기업이 OCI에서 24시간 이내에 필요한 시스템 구축을 마치고 업무를 실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는 제조, 금융, 바이오테크 고객 확보 집중

한편, 오라클은 국내 시장 확대에도 박차를 가한다. 23일 진행된 온라인 브리핑에서 기영삼 한국오라클 클라우드 사업개발담당 전무는 “한국은 과거와 달리 이젠 제조분야에서도 충분한 강국”이라며 “앞으론 이들 주요 분야에서도 클라우드가 제공하는 강력한 이점들을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중 한국오라클이 주목하는 분야는 선박, 반도체 등을 포함한 제조 엔지니어링, 금융, 바이오 테크 등 한국이 세계 시장에서 기술적 경쟁우위에 있는 영역들이다. 기 전무는 특히 바이오테크 분야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최근 기대수명이 늘어나며 다양한 연구/투자가 이뤄지고 있으며 한국의 미래산업도 바이오 분야와 연결돼 있다”며 “오라클의 목표는 이들 분야에서 기업이 본업에만 집중할 수 있는 ‘공기 같은 IT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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