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쁜 소식을 접하면 누군가에게 알리고 싶은 감정을 느낀다. 영화 배우 제이미 폭스의 심정도 그랬을까. 그는 지난 3일 SNS에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세계관의 스파이더맨3(가제)에서 일렉트로 역으로 복귀한다"고 밝혔다. 내년 개봉이 예정된 만큼 영화 세계관 정보를 궁금해 하는 마니아들은 일제히 제이미 폭스의 SNS 게시글을 퍼나르며 다양한 추측을 내놓기 시작했다.

뚜껑을 열어보니 '평행세계를 배경으로 역대 스파이더맨 시리즈에 출연한 3대 스파이더맨이 총 출동할 수 있다'는 가설이 제이미 폭스의 복귀보다 더 큰 관심을 받았다. 제이미 폭스가 게재한 글에는 어떤 정보가 담겼을까.

제이미 폭스는 알고 있다?

지난 1일 <할리우드 리포터>는 제이미 폭스가 마블 스튜디오와 소니 픽쳐스가 제작하는 스파이더맨 영화에 출연한다고 밝혔다. 제이미 폭스는 지난 2014년 개봉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에서 강력한 악당 '일렉트로'로 출연한 바 있다.

해당 기사가 보도된 후 제이미 폭스는 "새로운 마블의 스파이더맨에 합류하게 돼 기쁘다"며 "(전작처럼) 파란 분장을 하지 않겠지만 1000% 나쁜 놈인 것은 확실하다"고 설명했다. 제이미 폭스가 <할리우드 리포터>의 기사 내용을 인정하며 올린 SNS 게시글에는 9장의 팬 아트 이미지가 담겼다.

▲  /사진=제이미 폭스 인스타그램 갈무리
▲ /사진=제이미 폭스 인스타그램 갈무리

가장 주목 받은 것은 일렉트로가 세 명의 스파이더맨을 바라보는 사진이다. 이는 일렉트로와 스파이더맨의 대치 상황을 묘사한 팬 아트로 알려졌다. 일부 팬들은 차원 이동을 매개로 토비 맥과이어, 앤드류 가필드, 톰 홀랜드 등 시리즈에 출연한 스파이더맨이 모두 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팬 아트일뿐 큰 의미는 없을 것'이라는 의견과 달리 일렉트로가 다른 차원에서 건너온다는 것을 암시한 것 아니냐는 가설도 존재한다.

현재 제이미 폭스가 해당 SNS 게시글을 삭제한 데 이어 관계자들이 관련 소식에 응대하지 않아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드림팀 스파이더맨, 가능성은?

여기서 눈 여겨볼 대목은 '캐릭터'와 '비즈니스'다.

일렉트로는 스파이더맨 원작 세계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악당이자, 끈질긴 생명력으로 어벤져스 멤버들을 괴롭히는 캐릭터로 설정됐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 이후 종적을 감춘 일렉트로가 MCU판 영화에 합류하면서 원작을 계승하는 것 뿐 아니라 세계관의 변주 혹은 통합까지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이번 작품이 소니 픽쳐스와 마블간 판권 분쟁을 매듭짓고 제작하는 첫 작품인 점도 주목할 만하다. 앞서 양사는 스파이더맨 판권과 수익 배분을 두고 분쟁을 이어가다 지난해 9월 재협상을 통해 공동 제작에 합의했다.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할 작품인 만큼 MCU 세계관을 넓힐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  스파이더맨과 일렉트로. /사진=소니 픽쳐스 릴리징 월트디즈니스튜디오스 코리아, 네이버 영화
▲ 스파이더맨과 일렉트로. /사진=소니 픽쳐스 릴리징 월트디즈니스튜디오스 코리아, 네이버 영화

양사의 의기투합은 제작 및 캐스팅에서 확인할 수 있다. '스파이더맨: 홈 커밍'과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의 메가폰을 잡은 존 왓츠 감독이 3편까지 연출을 책임지며 톰 홀랜드를 비롯한 전작의 중심 인물들이 캐스팅을 확정지었다. 마블스튜디오의 대표 케빈 파이기도 제작에 참여한다.

<할리우드 리포터>를 비롯한 현지 매체들은 스파이더맨3는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올 가을 첫 촬영에 돌입해 내년 12월 17일 개봉할 것으로 내다봤다. 마블 페이즈4의 또 다른 작품인 '이터널스'가 내년 11월 5일로 개봉일을 연기하면서 스파이더맨3 공개도 미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제이미 폭스의 SNS 글로 시작된 MCU 스파이더맨3의 변화가 그대로 재현될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그러나 제작 시기를 고려할 때 캐스팅까지 마무리 지었을지 모르는 지금, 소니 픽쳐스와 마블은 우리의 예상보다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진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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