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E(4G) 이동통신 보다 최대 20배가 빠르다는 5G 서비스가 상용화된지 1년 반이 지났지만, 5G 가입자수는 866만여명(2020년 8월말 기준)에 불과하다. LTE 상용화 1년 6개월여 만에 1500만명의 가입자를 돌파한 것에 비하면 반토막 수준이다.

심지어 이동통신 3사의 5G 가입자 중 LTE로 다시 돌아간 가입자가 56만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대 보다 낮은 품질이 원인이라는데, 직접적인 원인은 비싼 통신비와 선택권 제약에 따른 반발 등이 복합된 결과다.

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홍정민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부터 올해까지 5G에서 LTE로 넘어간 가입자는 56만2656명이다. 이통 3사 5G 전체가입자(865만8222명)의 6.5% 수준이다.

지난달 정부는 5G 서비스 품질 조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통 3사의 평균 5G 다운로드 속도는 최고속도의 3%대에 불과한 656.56Mbps로 나타났다. 업로드 속도는 64.16Mbps로, 이는 LTE 보다 각각 4배, 1.5배 빠른 수준에 그쳤다.

한 해외 시장조사업체에 따르면 국내 5G 가입자의 전체 이용 시간 중 5G 네트워크 사용 비중은 불과 15%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홍 의원은 "5G의 낮은 품질, 충분하지 않은 커버리지, 비싼 요금제에 질린 소비자들이 번거로운 절차를 뚫고 LTE로 돌아가고 있다"며 "통신사업자들은 5G 품질 향상과 이용자 만족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5G에서 LTE로 돌아간 가입자들은 공시지원금을 토해내거나, 선택약정 할인폭이 줄어드는 등 여러 불편을 감수할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G를 포기하는 것은 가성비 낮은 요금제 구성과 소비자 선택권의 제한이 주요 원인이다.

실제로 A사 5G 가입자 중 LTE로 요금제 변경을 했던 한 소비자는 "5G 서비스가 제대로 활성화되지 않은 지금 5G 요금제는 사치다"라고 말했다. 그는 동영상 등 충분한 데이터를 사용한다고 가정했을 때, 5G와 LTE 요금의 차이가 한달에 2만원 정도 수준이라고 설명하면서 "고작 한달에 2만원이 아니라 가계 통신비로 계산을 하면 한달에 10만원도 절약이 가능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신형 스마트폰들 대부분이 5G 전용폰으로 출시되면서, 소비자들은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비싼 5G 요금제에 가입해야 했다. 5G 품질 확보가 안된 상태에서 소비자 선택권이 제한되는 것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심리적인 반발이 생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만 5G 자급제 단말기로 LTE 요금제, 즉 4G 서비스 공식 개통이 가능하도록 약관이 변경됐기에, 25% 약정할인이나 공시지원금 혜택을 포기한다면 LTE 요금제로 쓸 수 있는 길이 열린 것도 '5G 엑소더스'의 요소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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