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12의 발매와 함께 판매량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높은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한 발매 연기, 생산 차질 등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아이폰12 발매는 애플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라는 장밋빛 예상을 내놓고 있다. 다만 가격이나 5G 실제 활용성 등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애플은 1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사옥 애플파크에서 '애플 스페셜 이벤트'를 열고 신형 아이폰12를 공개했다.

▲  아이폰12 프로 /애플 홈페이지 갈무리
▲ 아이폰12 프로 /애플 홈페이지 갈무리

이날 행사에서는 △5.4인치 아이폰12 미니 △6.1인치 아이폰12 △6.1인치 아이폰12프로 △6.7인치 아이폰12프로맥스 등 총 4가지 아이폰이 공개됐다.

많은 이들이 기다리던 아이폰12의 등장은 ‘5G 시장의 블록버스터’가 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디지타임즈 애널리스트 루크 린은 아이폰의 총판매량은 올해 1억9500만대, 내년에는 2억2000만대를 넘어설 것이며, 애플은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2위 자리에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1위 화웨이에 이어 2위를 지키고 있는 삼성전자를 넘어선다는 뜻이다.

이러한 아이폰12의 흥행 예상 요소는 여러 가지다. 새로운 디자인, 최초의 5G 지원, 다양한 가격과 크기, 세계적으로 누적된 교체 수요 등이 거론되고 있다.

우선 디자인 변화가 눈에 띈다. 많은 예상대로 아이폰12는 아이폰4 시절의 각진 모서리 디자인으로 회귀했다. 모서리를 둥글게 처리한 2014년 아이폰6 출시 이후 가장 큰 디자인적 변화다. 신규 수요에게는 신선함을, 기존 유저에게는 차별화를, 올드팬에게는 스티브 잡스 시절의 향수를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  아이폰12 프로 /애플 홈페이지 갈무리
▲ 아이폰12 프로 /애플 홈페이지 갈무리

아이폰 최초의 5G폰이라는 점은 가장 주목받는 요소다. 세계 최초의 5G폰인 삼성전자의 갤럭시S10에 비해 1년 7개월이 늦지만 애플의 장점은 ‘없는 수요도 창출하는 능력’이다. 이미 5G 기기가 많이 나왔지만 아이폰12이 5G 시장에 미칠 파급력은 기존과 비교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영국 Uswitch.com의 모바일 전문가인 루비카는 “영국 소비자의 약 16%가 내년에 5G 휴대폰으로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라고 답했으며 아이폰12는 5G가 필요로 하는 무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파울로 페스카토레 PP포어사이트 테크 애널리스트는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5G에 대한 소비자 수요를 촉발할 수 있는 기업이 있다면 그것은 애플”이라고 단언하기도 했다.

▲  아이폰12 /애플 홈페이지 갈무리
▲ 아이폰12 /애플 홈페이지 갈무리

신형 아이폰 교체 수요가 쌓인 것 역시 아이폰12 흥행의 청신호다. 시장조사기관 번스타인은 “아이폰 사용자의 지난 2년간 기기 교체 비율은 약 16%로 낮다”며 수천만 명의 사용자가 5G 아이폰을 기다리고 있다고 추정했다. 또한 미국의 증권사인 웨드부시는 “전 세계에서 사용하는 9억5000만 대의 아이폰 중 향후 12~18개월 이내에 아이폰12로 교체할 잠재 수요가 3억50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웨드부시의 애널리스트 댄 아이브스는 “아이폰 유저의 약 40%가 지난 3년 반 동안 휴대전화를 교체하지 않았는데 이것이 정말 애플의 슈퍼사이클인 이유”라고 내다봤다.

▲  아이폰12 라인업 /애플 홈페이지 갈무리
▲ 아이폰12 라인업 /애플 홈페이지 갈무리

애플의 주요 시장인 중국의 잠재력도 크다. 중국 내 아이폰12의 교체 수요가 최근 4년 내 가장 큰 규모가 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모건 스탠리 조사에 따르면 현재 중국에서 사용되는 아이폰의 약 68%는 2년 전에 출시된 모델이다. 이는 2017년 대비 20%p 이상 높은 수준이다.

아이폰12 예약이 시작되면 중국에서는 가장 큰 모델이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비싼 만큼 많은 이익이 발생할 것이라는 추측도 가능하다. 아이브스는 “현재 중국 내 아이폰 업그레이드 예상 수요는 약 6000만~7000만대 수준”이라며 “대형 휴대폰을 선호하는 중국에서 아이폰12프로맥스(6.7인치) 모델의 업그레이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반사이익이 기대된다는 분석도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IT 기기의 효용이 예전보다 더 높아진 데다 아이폰 특유의 프리미엄 이미지도 한 몫을 차지한다. 벤 우드 CCS 인사이트 최고분석가는 “휴가를 취소하고, 외식비를 줄이고, 출퇴근 비용이 들지 않고, 새 차 구입을 미룬 사람들은 새로운 휴대폰을 구입하게 될 것”이라며 “아이폰은 여전히 시장에서 프리미엄 위치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아이폰12는) 값진 구매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아이폰12 미니 /애플 홈페이지 갈무리
▲ 아이폰12 미니 /애플 홈페이지 갈무리

아이폰 효과로 인해 글로벌 5G 시장은 더욱 달아오를 전망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5G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올해 2억3500만대에서 내년에 5억9000만대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아이폰12 판매량이 아이폰11보다 높을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내놨다. 예년보다 늦은 10월에 출시되는 아이폰12의 판매량이 지난해 9~12월에 팔렸던 아이폰11보다 약 1% 높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만큼 아이폰12를 기다린 예비 구매자가 많다는 의미다.

제프 필드핵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iOS 가입자들은 새로운 5G 기기가 출시될 때까지 업그레이드를 미루는 억눌린 수요가 상당히 있다”며 “5G가 출시되기 시작한 국가에서 이동통신 사업자는 LTE를 쓰는 iOS 가입자를 5G 네트워크로 이동시킬 수 있는 금전적 인센티브를 갖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애플 이벤트에서는 아이폰12 시리즈의 가격도 공개됐다. 최저 가격은 아이폰12 미니 699달러(이하 미국 기준)를 비롯해 △아이폰12 799달러 △아이폰12 프로 999달러 △아이폰12 프로맥스 1099달러 등이다.

부정적인 시선도 없지 않다. 일각에서는 높은 데이터 속도나 광범위한 커버리지를 제공하는 5G 네트워크의 부재로 실망한 사용자들이 굳이 5G 기기를 원치 않을 경우 구매 수요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경기 침체와 가격이  판매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스티브 코박 CNBC 기자는 애플 이벤트 종료 직후 "9월 미국 실업률이 7.9 %로 불황의 한가운데에 있으며 의회가 다른 부양책을 통과시키지 못한다면 상황이 우울할 것"이라며 "우리 모두는 애플이 값싼 제품을 만들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비싼 아이폰이 얼마나 잘 팔릴 수 있을까"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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