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패권을 차지하고자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미국과 중국입니다. 이들 두 나라는 경제대국 1, 2위를 다투면서 서로를 견제하기에 바쁩니다. IT분야에서도 기술굴기를 외치는 중국과, 화웨이에 대한 압박을 통해 기득권을 지키려는 미국의 싸움이 치열합니다.

최근 방탄소년단(BTS) 논란도 미중 갈등과 맥락을 같이 합니다. 무슨 소리냐고요?

BTS가 중국 네티즌들의 공격을 받고 결국 중국 측이 화해의 제스쳐를 보여준 일은, 중국의 편협한 민족주의와 자신들이 세계의 중심이라는 역사인식에 일침을 놓은 일종의 '문화적 파급력'을 보여준 사례였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 시발점을 보면 미중 고래싸움에 BTS 등이 터질뻔 했던 해프닝이라고 볼 수도 있겠네요. BTS가 한미관계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밴 플리트 상'을 수상했고, 수상소감에서 "올해는 한국전쟁 70주년으로 우리는 양국이 함께 겪었던 고난의 역사와 많은 남성과 여성의 희생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를 두고 중국의 매체 환구시보가 중국 네티즌의 분노를 일으켰다는 보도를 했고,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중국 내에서 BTS와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인다고 했습니다. 이는 그동안 중국의 편협한 민족주의가 보여줘왔던 흔한 행태였습니다.

뉴욕타임즈 등 미국 매체들도 이를 두고 중국을 맹비난했습니다.

반전은 바로 'BTS' 그 자체였습니다. 국적을 떠나 세계적으로 문화적 파급력을 갖춘 BTS라는 인기그룹이 비난의 대상이 됐기 때문이죠.

BTS가 공격 당하자 전세계에 있는 팬들이 가만히 있지 않았습니다. 조금 과한 표현이지만, 전세계 네티즌과 중국 네티즌이 맞붙은 거죠. 전세계 아미(BTS 팬을 일컬음)들이 각국 중국 대사관에 항의편지와 대자보를 붙이고, 환구시보와 중국인 트위터, 페이스북에 항의 글을 날렸습니다.

중국의 외부부 대변인도 입장문을 발표해 화해의 제스쳐를 취했습니다. 환구시보의 기사 역시 삭제됐습니다. 환구시보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도 거침없는 기사를 쏟아낸 민족주의 성향이 강한 매체로 유명합니다. 이번 BTS 논란을 통해 중국 현지에서는 'BTS가 트럼프 보다 강하다'는 말이 돈다고 합니다.

미중 갈등이 한창인 가운데, BTS 논란은 중국에 뜻하지 않은 '일패'를 안겨줬습니다. 결국 중국 제일주의와 편협한 민족주의가 더이상 글로벌에서는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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