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오는 19일 베트남 출장길에 오른다. 사진=삼성전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오는 19일 베트남 출장길에 오른다.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유럽 출장에서 돌아온 지 닷새 만에 베트남으로 다시 출국한다. 이번 출장에서 이 부회장은 베트남 총리를 면담하고 현지 공장을 찾아갈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은 중국을 대체할 삼성전자의 아시아 생산 기지 핵심 거점이란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오는 19일 베트남으로 출장을 떠난다. 이 부회장이 베트남을 방문하는 것은 2018년 10월 이후 2년 만이다.

이 부회장은 이번 베트남 출장에서 응우옌 쑤언 푹 총리와 면담을 가진 뒤 하노이에 건설 중인 R&D 센터와 휴대전화 공장 등을 직접 둘러볼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앞서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 THT 신도시 지구 삼성전자 연구개발(R&D) 센터 기공식 참석차 베트남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행사가 취소되면서 출장도 무산됐다.

이후 코로나19 입국 제한으로 베트남 출장길이 막혔다가 최근 베트남 정부가 외교관과 기업인에 대해 '패스트트랙'(신속통로·입국절차 간소화)을 적용하면서 베트남 입국이 가능해졌다.

베트남, 삼성전자 최대 글로벌 생산거점

이 부회장이 베트남을 간 데 대해 업계에선 베트남을 중심으로 한 자사 휴대폰 생산 거점을 점검함과 동시에 동남아시아 최대 규모로 들어서는 하노이 R&D 센터 공사 상황을 확인하러 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2020년 상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08년 베트남 북부 박닌성에 휴대폰 1공장을, 2013년에는 타이응우옌성에 휴대폰 2공장을 각각 설립했다. 이들 공장은 자산총액이 각각 12조3679억원, 13조8479억원으로 미국과 브라질을 제외한 삼성전자 생산공장 가운데 자산 규모가 가장 크다. 베트남에서 생산되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생산량만 연 1억5000만 대로 전체 물량의 절반에 달한다.

2014년에는 7조원 규모로 삼성디스플레이 패널 생산 공장을 박닌성에 지었다. 이곳에선 글로벌 시장에 공급하는 모바일 OLED 패널이 만들어진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중소형 OLED 패널 시장 점유율은 지난 2분기 기준 77.9%에 달한다. 지난 2월엔 하노이에 동남아시아 최대 규모로 지어질 R&D 센터도 착공에 들어간 상태다.

이는 삼성이 최근 들어 중국 소재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것과는 상반된다. 삼성전자는 2018년 말 톈진 공장, 2019년 광둥성 후이저우 공장 가동을 중단하며 중국 내 스마트폰 라인을 정리했다.

'탈중국' 행보는 올해 들어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월 중국 장쑤성 쑤저우 소재 PC  조립생산 라인 가동을 중단했고, 오는 11월엔 톈진 TV 공장 가동을 중단하며 중국 내 마지막 TV 생산기지를 없앨 예정이다.

베트남 정부도 삼성전자에 기대하는 바가 적지 않다. 베트남 내 외국인 투자 1위 기업이 삼성이다. 2018년 베트남 전체 수출의 25%를 차지하는 600억 달러(67조8960억원)를 삼성이 수출했을 정도다. 이 부회장의 이번 출장에서도 푹 총리와의 면담을 통해 삼성 계열사 주력 공장을 짓는 논의를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푹 총리는 지난해 11월 서울에서 이 부회장과 가진 면담에서 "삼성이 생산과 수출, 성장을 유지하며 베트남의 경제 발전에 긍정적으로 기여하기를 희망한다"면서 삼성이 베트남에 반도체 생산 공장을 설립해 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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