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별세하면서 자녀들의 삼성SDS 주식 매각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SDS는 삼성물산(전 삼성에버랜드)과 함께 오너 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다. 올해 2분기(6월30일) 기준 고 이 회장의 삼성SDS 지분율은 0.01%로 9701주를 보유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9.2%,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은 각각 3.9%의 지분을 보유했다. 국내 주식 부자 1위인 이 회장의 삼성그룹 총 주식의 규모는 약 18조2000억원대로 추산된다. 자녀들이 이를 물려받으려면 상속세만 10조원 이상을 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이 부회장을 비롯한 자녀들이 상속세 납부를 위해 필요한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 삼성SDS의 주식을 매각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재 삼성의 지배구조는 '이 부회장→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진다. 이 부회장이 사실상 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삼성물산의 최대주주로 있으면서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구조다. 2분기 기준 이 부회장의 삼성물산 지분율은 17.33%로 최대주주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삼성SDS는 지배구조 상 삼성전자 아래에 위치한다. 이 부회장이 그룹을 지배하는데 있어 삼성SDS의 주식이 핵심은 아닌 셈이다. 그가 삼성SDS 주식을 매각해 상속세 재원을 마련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이 부회장이 당장 삼성SDS 주식 처분에 나서지는 않을 전망이다. 삼성SDS의 주가는 지난해 10월 20만원대를 넘어선 이후 올해 초 코로나19 여파로 3월에는 13만2500원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이후 회복세를 나타내며 26일 오전 전일보다 8% 이상 오른 18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조명현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 부회장이 지배권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핵심 주식은 보유하고 그렇지 않은 주식은 상속세 마련과 계열 분리를 위한 준비 차원으로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며 "당장의 정리는 아니더라도 이 부회장이 선택과 집중을 하는 스타일이다 보니 중요한 경영권 승계에 집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SDS는 그룹 계열사들의 시스템을 구축하고 유지보수하는 IT서비스 전문 계열사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계열사들의 IT서비스를 주로 수행하며 대외 사업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사업 분야는 크게 IT서비스와 물류BPO(업무처리아웃소싱)로 나뉜다. 지난 2분기 매출은 2조5666억원, 영업이익은 196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5%, 24% 감소했다. 삼성SDS는 오는 27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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