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3분기 매출 16조9196억원, 영업이익 9590억원의 호실적을 거뒀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기 대비 각각 31.8%, 93.6%나 늘었고 전년 동기 대비로도 각각 7.8%, 22.7% 증가했다. 영업이익률도 5.7%로 전기(3.9%), 전년 동기(5.0%) 대비 각각 상승했다.

매출이 2017년 4분기(16조9636억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았을 정도로 제품이 잘 팔렸다. 상반기 코로나19로 억눌렸던 가전과 TV 수요가 늘면서 하반기 실적 성장을 견인했고,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온라인 제품 판매가 최대 50%까지 늘었다.

▲  LG전자가 3분기 매출 16조9196억원, 영업이익 959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5.67%였다. 그래픽=이일호 기자
▲ LG전자가 3분기 매출 16조9196억원, 영업이익 959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5.67%였다. 그래픽=이일호 기자

H&A(Home Applicance & Air Solution) 부문에서 매출 6조1558억원, 영업이익 6715억원을 거두며 전체 실적을 이끌었다. 냉장고, 세탁기 등 전통적인 가전이 전세계적으로 잘 팔렸고, 특히 스타일러와 건조기, 식기세척기 등 프리미엄 신가전 판매량이 급증했다고 LG전자는 설명했다.

TV를 담당하는 HE(Home Entertainment) 부문은 올레드(OLED), 나노셀 등 프리미엄 TV가 선전해 매출 3조6694억원, 영업이익 3266억원을 기록했다. 한국과 북미, 유럽 등 시장을 중심으로 제품이 많이 팔렸고, 특히 코로나19로 홈 엔터테이닝 수요가 늘며 OLED TV와 나노셀TV 등 프리미엄 제품이 두각을 드러냈던 것으로 보인다.

MC(Moblie Communication)부문과 VS(Vehicle Solution) 부문의 적자 폭은 줄었다. MC부문의 경우 매출이 1조5248억원으로 전기(1조3087억원) 대비 16.5% 늘었고 영업적자는 2065억원에서 1484억원으로 581억원 줄었다.

VS부문도 3분기 자동차 생산 및 판매 호조로 반등 추세를 보였다. 3분기 매출이 전기(9122억원) 대비 81.5%나 신장한 매출 1조6554억원을 거뒀고, 이에 영업적자도 같은 기간 2025억원에서 662억원으로 1363억원이나 감소했다.

노트북, 모니터 등을 파는 BS(Business Solution)부문은 매출 1조4828억원으로 전기(1조3071억원) 대비 13.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981억원에서 213억원 줄어든 770억원으로 나타났다.

▲  LG전자가 보급형 스마트폰 판매 전략을 내세우는 가운데 '프리미엄 폰'은 잊혀지고 있다. 사진은 LG전자 플래그십 스마트폰 윙(왼쪽)과 벨벳./사진=LG전자
▲ LG전자가 보급형 스마트폰 판매 전략을 내세우는 가운데 '프리미엄 폰'은 잊혀지고 있다. 사진은 LG전자 플래그십 스마트폰 윙(왼쪽)과 벨벳./사진=LG전자

다만 MC부문의 실적 회복세가 다른 부문에 비해 다소 더딘 부분이 눈에 띈다. 3분기의 경우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수요 축소 영향이 줄어들었음에도 매출 증가세나 영업적자 감소 폭이 유의미하게 크지 않다. 새로운 폼 팩터를 적용한 LG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윙'이 기대에 못 미친 성적을 낸 것으로 풀이된다.

컨퍼런스콜에서 LG전자 MC부문은 경영 성과와 향후 사업 전략을 설명하는 있어 북미와 중남미 중심 보급형 제품 판매 증대와 비용 효율화, 5G기반 보급형 스마트폰 출시 계획을 밝혔지만 '윙'과 프리미엄 폰 전략에 대해선 특별히 언급하지 않았다. 한때 삼성전자와 '쌍벽'을 이뤘던 LG전자 프리미엄 폰은 그 존재감이 희미해지고 있는 것이다.

MC부문은 장기간의 적자 추세를 막기 위해 원가 절감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국내 스마트폰 공장을 베트남으로 이전하면서 동시에 제조사개발생산(ODM) 방식으로 생산비를 줄이고 있다. 이에 '윙'과 '벨벳' 등 프리미엄 폰을 제외하면 올해 출시한 'Q'시리즈나 'K' 시리즈 모두 해외 기반의 보급형 스마트폰이 대부분이다.

▲  LG전자 글로벌 스마트폰 점유율은 2019년 3분기에 이어 올해 3분기도 2%에 그쳤다./사진=카운터포인트 자료
▲ LG전자 글로벌 스마트폰 점유율은 2019년 3분기에 이어 올해 3분기도 2%에 그쳤다./사진=카운터포인트 자료

LG폰의 중저가 전략은 결국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LG전자 스마트폰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3분기에도 시장 점유율에서 2%대에 그치고 있다. 이에 떨어질 데로 떨어진 점유율을 어떻게든 끌어올려 '규모의 경제'를 실현시킬 수 있어야만 상위권 제조사들과 경쟁이 가능해진다.

이에 미국의 화웨이 무역제재는 LG전자에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Counter Point)의 30일 세계 스마트폰 시장 조사결과 발표 자료에 따르면 화웨이의 점유율은 지난해 3분기 18%에서 올해 3분기 14%로 4%포인트나 하락했다. LG전자는 화웨이의 영향력이 약해진 중미 지역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컨퍼런스콜에서 "화웨이로 인한 미국과 한국, 일본 시장의 영향은 거의 없지만 멕시코를 포함한 중미에선 화웨이의 점유율을 대체해 매출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OEM을 통한 원가경쟁력의 기반 하에 디자인과 멀티마케라, 대화면 등 제품 경쟁력을 강화한 자사의 보급형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긍정적 반응이 있다"라며 "내년 중저가 5G 보급형 라인업을 확대해 보급형 매출 확대를 이끌며 수익성을 개선할 계획"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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