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 드라마가 제작되기까지 얼마가 소요될까. 최근 '제2의 스카이캐슬'이라는 별칭을 얻으며 주목받은 SBS 드라마 '펜트하우스'의 경우 초록뱀미디어가 제작했다. 지난 6월 초록뱀이 스튜디오에스와 체결한 펜트하우스 공급 계약에 따르면 총 계약금액은 268억원이다. 계약 조건을 보면 70분 분량의 총 40부(시즌1과 2 각각 20부)로 방송하며 회당 제작비는 6억7000만원이다.

방송사와 제작사간 드라마 회당 제작비는 규모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업계에서는 회당 6억원을 기준으로 협의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제작사 래몽래인은 CJ ENM과 드라마 '산후조리원' 제작 계약을 맺을 당시 회당 제작비를 6억2920만원으로 공시했다. 드라마가 8부작으로 편성돼 총 계약금은 50억3360만원이었다.

방송업계에서는 회당 제작비에 따라 계약 규모가 결정되기 때문에 기획 및 편성 단계부터 면밀한 검토를 거친다. 드라마가 8~16부작으로 편성된 미니시리즈의 경우 회당 6억원의 제작비를 감안하면 50억~100억원 규모의 계약이 진행된다. 펜트하우스 같은 시즌제 계약의 경우 시즌당 편성 횟수에 따라 계약금 규모도 큰 차이를 보인다는 분석이다.

회당 6억원대 제작비 시대는 올해 말을 기점으로 저물 가능성이 높다. 최근 제작을 발표한 두 건의 드라마가 회당 7억원대 계약을 성사시켰기 때문이다.

초록뱀은 단일판매·공급계약체결 공시를 통해 조선방송과 112억원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는 내년 1월 TV조선에서 첫 방송될 예정인 16부작 드라마 '결혼작사 이혼작곡'에 대한 제작비용이다.

주요 계약 조건에 따르면 해당 드라마는 회당 70분씩 총 16부로 제작될 예정이다. 회당 제작비는 부가세를 제외하고 약 7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 6월 260억원대 규모로 계약한 드라마 '펜트하우스'의 회당 제작비보다 평균 3000만원 가량 높은 금액이다.

종합 콘텐츠 스튜디오인 키이스트도 같은 날 JTBC와 드라마 '허쉬' 제작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오는 12월 11일 JTBC를 통해 첫 방송될 예정인 드라마 '허쉬'는 총 16회로 편성됐고 회당 제작비는 7억3520만원이다. 키이스트는 JTBC와의 계약을 통해 117억원의 제작비를 확보했다. 회당 제작비 측면에서 결혼작사 이혼작곡보다 약 3000만원 높은 수준이다. 제작비 상승에는 OTT의 영향 등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제작사의 관계자는 "2~3년전만 해도 회당 제작비는 5억원 수준에서 논의를 진행했지만 올해 들어 꾸준히 기준점이 높아지고 있다"며 "최근 넷플릭스 등 국내외 OTT사와의 계약 여부와 함께 제작 환경 개선 등의 요인이 변수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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