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의 혼합현실(MR) 헤드셋 ‘홀로렌즈2’가 국내에 정식 유통된다. 한국 마이크로소프트는 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홀로렌즈2 소개 및 기기 체험 기회를 제공했다.

홀로렌즈는 고성능 혼합현실(MR) 헤드셋이다. MR은 현실 공간에 디지털 객체를 띄우는 증강현실(AR)과 시야 전체를 디지털 공간으로 구성하는 가상현실(VR)의 하이브리드 개념으로, 객체와 사용자 간 상호작용이 강조된다.

AR과 비슷해 보이지만 AR이 보여주는 가상 객체가 ‘관상용’이라면 MR은 허공에 투영된 객체를 직접 손으로 제어하고, 추가 기능을 실행할 수 있어 마치 SF 영화 속 홀로그램 컨트롤과 유사한 경험을 제공한다. 또 이 같은 상호작용 특성을 활용해 AR·VR 대비 생산성 높은 도구들을 만들어낼 수 있다.

▲  MR은 AR과 달리 객체와의 상호작용도 가능하다 / 자료=마이크로소프트
▲ MR은 AR과 달리 객체와의 상호작용도 가능하다 / 자료=마이크로소프트

시야각은 2배, 착용감 개선되고 조작 정밀해져

홀로렌즈2에서는 주로 전작의 단점을 보완한 스펙 개선이 이뤄졌다. 30°에 불과했던 좁은 시야각은 52°로 2배가량 커졌고, AI 내장 심도센서를 탑재해 보다 섬세한 조작이 가능해졌다. 또 객체를 망막에 직접 투영하는 레이저 반사 장치는 기존 디스플레이 투영 방식보다 훨씬 선명한 상(狀)을 제공한다.

아울러 윈도우 헬로와 유사한 시선 추적 기능이 탑재돼 착용만으로 개인 사용자 프로파일 구분이 가능하며 홀로그램이 시선을 따라 표시되므로 눈의 피로도 줄었다. 외형적으론 개선된 인체공학 디자인이 적용되고 무게를 덜어내 착용감이 좋아졌다.

▲  마이크로소프트 홀로렌즈2
▲ 마이크로소프트 홀로렌즈2

제조, 교육 환경 전반에 폭넓게 사용될 수 있어

홀로렌즈2는 주로 제조, 의료 시뮬레이션, 기타 교육 분야에 활용된다. 특히 제조 공장 내에서의 다양한 활용 사례가 만들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홀로렌즈를 활용하면 설비의 실시간 상태 및 고장 여부를 기기 분해 없이도 확인할 수 있으며, 각 부품과 호환되는 사용법 매뉴얼을 띄워 비숙련자도 장비를 손쉽게 점검할 수 있게 된다.

만약 고급 기술 지원이 필요하다면 화상회의 도구인 마이크로소프트 팀즈(Teams)와 연계해 본사 엔니지어 등의 자문을 실시간으로 받아볼 수도 있다. 이때도 단순히 말로 설명하는 것이 아닌, 수리 부위를 직접 MR로 표시하며 가이드할 수 있기 때문에 엔지니어가 직접 현장에 방문해야 하는 일이 줄어든다. 기업 입장에선 인건비와 유지보수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  실시간으로 제공되는 설비 상태, 가이드를 통해 작업 효율이 개선된다 / 자료=마이크로소프트
▲ 실시간으로 제공되는 설비 상태, 가이드를 통해 작업 효율이 개선된다 / 자료=마이크로소프트

이날 마이크로로소프트가 소개한 록히드마틴·NASA의 사례에 따르면 홀로렌즈를 도입한 한 설비 조립 공정이 기존의 8시간에서 50분으로 단축됐다고 한다. 작업자들이 부품을 넣고 복잡한 다음 단계 진행을 위해 매뉴얼을 보고 오는 등의 비효율적인 과정이 대폭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밖에도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기술과 접목해 공장 전체를 MR로 재구성하고 원하는 공간의 이상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제어하는 것도 가능하다. 사실상 디지털로 구현 가능한 모든 기업 환경에 MR을 적용할 수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  MR 적용 가능 분야 / 자료=마이크로소프트
▲ MR 적용 가능 분야 / 자료=마이크로소프트

직관적인 조작, 자연스러운 상호작용 놀라워

간담회 직후 홀로렌즈2를 직접 사용해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관계자의 도움을 받아 기본 조작 및 데모 시나리오를 체험해봤는데, 짧은 시간 내에도 ‘오’라는 탄성이 수차례 흘러나왔다. 체감되는 사용성은 ‘기대 이상’이었다.

시야각은 정면 기준으로 그리 좁게 느껴지지 않았고 조작이 밀리거나 답답한 수준도 아니었다. 무엇보다 컨트롤러 역할을 하는 손이 상당히 정교하게 구현돼 있다는 점이 놀라웠다.

▲  홀로렌즈2를 체험 중인 기자, 중앙 슬라이드에 보이는 화면이 기기를 착용한 상태에서 보고 있는 모습이다.
▲ 홀로렌즈2를 체험 중인 기자, 중앙 슬라이드에 보이는 화면이 기기를 착용한 상태에서 보고 있는 모습이다.

정면에 손을 비추면 그 위로 가상의 손이 매핑되며 손 모양과 움직임에 따라 정확히 변형된다. 이 때문에 처음 착용했음에도 별다른 위화감 없이 직접 객체를 잡아 이동하거나 모양을 바꾸고, 색상을 변형하는 등의 상호작용이 가능했다.

이어진 설비 상태 확인, 팀즈를 통한 원격 가이드 시나리오 수준도 만족스러웠다. 실제 현업에선 데모보다 더 최적화된 환경과 고품질 도구가 적용될 것을 감안하면 실용성은 충분해 보인다.

발열, 짧은 사용 시간은 개선돼야

일부 아쉬운 점으론 착용 중 이마에서 약간의 땀이 나는 수준의 발열이 있었으며 1회 완충 시 사용 시간도 약 2~3시간 정도라고 한다. 사용 환경에 따라 일부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현장에서 장시간 활용하려면 복수의 기기를 도입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더불어 아쉽게도 홀로렌즈2는 당분간 기업에서만 볼 수 있을 예정이다. 이건복 한국 마이크로소프트 상무는 “홀로렌즈가 꼭 기업만을 위한 제품은 아니지만, 아직 가격대가 높고 일반 소비자용 콘텐츠가 적다는 점에서 우선은 기업 위주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공식적인 가격 언급은 없었지만 일부 관계자에 따르면 홀로렌즈2의 대당 가격은 약 500만원 선으로 추정된다. 온라인 판매를 하지 않으며, 한국에선 국내 총판인 ‘SCK’와 리셀러인 ‘한국CIM’을 통해서만 구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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