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가 모바일게임 신작의 영향으로 지난 3분기 분기 최대 실적을 거뒀다. 모바일과 PC 플랫폼 매출이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던 지난 2분기와 달리 올 3분기 실적에 반영된 신작 수익이 사업 체질 변화에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가디언테일즈, 모바일 매출 견인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을 적용한 올 3분기 카카오게임즈의 매출액은 약 150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54%, 전 분기 대비 약 41%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약 21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8% 늘었다. 당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약 697%, 전 분기 대비 약 60% 증가한 약 270억원을 기록했다.

▲  가디언테일즈. /사진=카카오게임즈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 자료 갈무리
▲ 가디언테일즈. /사진=카카오게임즈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 자료 갈무리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7월 출시한 가디언테일즈가 올 3분기 실적에 반영되면서 큰 폭의 매출 증가세를 보였다. 모바일 게임 매출은 지난해 4분기 580억원을 기록한 후 올 1분기(428억원)와 2분기(452억원)에는 400억원대 매출을 유지했다. 3분기에는 895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전 분기보다 98.2% 성장했다.

같은 기간 PC 게임이 소폭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모바일 게임의 성장세가 카카오게임즈의 3분기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지난해 4분기 356억원의 매출을 거둔 후 올 1분기(429억원)와 2분기(454억원)까지 꾸준히 성장세를 보인 PC 게임은 3분기 439억원의 매출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북미·유럽 시장에 검은사막을 서비스 하며 모바일 게임 매출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던 PC 게임은 코로나19 여파가 발목을 잡았다.

▲  카카오게임즈 실적 추이. /사진=카카오게임즈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 자료 갈무리
▲ 카카오게임즈 실적 추이. /사진=카카오게임즈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 자료 갈무리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각자 대표는 4일 오전 8시에 진행된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화상회의)에서 "코로나19로 인해 PC방이 영업정지 됐던 기간의 영향으로 PC 플랫폼 매출은 소폭 감소했다"며 "모바일 게임 부문은 가디언테일즈의 성과로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달빛조각사와 프린세스 커넥트도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유저 이탈을 막았다"고 말했다.

신작이 출시되면서 마케팅 비용은 소폭 증가했다. 카카오게임즈의 3분기 마케팅 비용은 179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7.4%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145억원이었던 마케팅 비용은 올 1분기 135억원으로 줄었다가 2분기(167억원)와 3분기(179억원)까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올 하반기 PC MMORPG '엘리온'이 출시되는 만큼 4분기 마케팅 비용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  카카오게임즈 분기별 매출 현황. /사진=카카오게임즈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 자료 갈무리
▲ 카카오게임즈 분기별 매출 현황. /사진=카카오게임즈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 자료 갈무리

카카오게임즈는 4분기 신작 출시에 따라 마케팅 비용 변동 가능성이 있지만 큰 폭의 증가분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기용 카카오게임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컨퍼런스 콜에서 "마케팅 비용에 대한 집행의 기준은 전체 매출이 10%이 넘지 않는 선에서 진행하고 있다"며 "4분기 변동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까지는 3분기와 유사한 규모로 생각하며 해당 기준에 따라 엘리온을 포함한 주요 게임들의 마케팅 비용을 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엘리온, PC 게임 체질 바꿀까

올 3분기 가디언테일즈로 수익성을 개선한 카카오게임즈의 숙제는 PC 플랫폼이다. 카카오게임즈 매출의 큰 축을 담당하는 사업 영역은 모바일과 PC 게임으로 나뉜다. 분기 기준 400억원대 매출을 유지했던 모바일 게임 부분이 3분기 들어 800억원대로 성장하면서 PC 게임의 비중은 큰 폭으로 줄었다.

모바일 게임 라인업은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한 가디언테일즈를 비롯해 오딘(내년 2분기), 달빛조각사의 글로벌 서비스, 월드플리퍼(이하 내년 3분기), 소울 아티펙트(가칭, 내년 4분기) 등 내년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준비중이지만 PC 게임 타이틀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  /사진=카카오게임즈
▲ /사진=카카오게임즈

카카오게임즈는 다음달 10일 MMORPG '엘리온'을 서비스해 PC 게임 신규 수익원을 확보할 계획이다. 엘리온은 크래프톤이 개발한 MMORPG로 '정통 PC MMORPG'를 표방한 게임이다. 올 연말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후 내년 하반기 북미·유럽 시장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내부에서 엘리온에 거는 기대치는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엘리온은 고대부터 존재한 거대 포탈 '엘리온'을 차지하기 위해 '벌핀'과 '온타리' 진영이 격돌하는 전쟁을 배경으로 한다. 컨트롤의 묘미를 살린 논타켓팅 전투 시스템과 워로드, 엘리멘탈리스트, 미스틱, 어쌔신, 거너 등 5개 클래스를 지원한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기존 게임과 다른 비즈니스 모델(BM)이다.

▲  엘리온 패키지 가격표. /사진=카카오게임즈
▲ 엘리온 패키지 가격표. /사진=카카오게임즈

엘리온은 베이직, 프리미엄, 스페셜로 나뉜 이용권 패키지를 기반으로 한 '바이 투 플레이(Buy to Play)'를 적용했다. 패키지별로 9900원, 8만2500원, 22만원으로 가격을 책정한 시스템으로 이용권을 구매해 이용하는 방식을 채택한 것. 각 패키지 가격은 게임 내 사용 가능한 아이템, 버프 효과, 캐릭터 및 저장 공간, 유료 재화 구성에 따라 책정됐다.

조 각자 대표는 "이용권 구매 방식을 채택한 이유는 진성 유저에게 쾌적하고 안정적인 플레이를 제공하기 위해서다"라며 "대규모 PC 게임 서비스를 할 경우 접속 불안, 어뷰징, CS 처리량 급증 등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게임 완성도에 자신이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콘솔이나 스팀에서 채택하는 BM 방식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  카카오게임즈 게임 서비스 방향. /사진=카카오게임즈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 자료 갈무리
▲ 카카오게임즈 게임 서비스 방향. /사진=카카오게임즈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 자료 갈무리

충성도 높은 고객 유입에 대한 어려움에 대해서는 PC방 무료 서비스 등 보완책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조 각자 대표는 "PC방에서는 구매 없이 플레이가 가능하도록 운영할 계획"이라며 "모바일 게임에서 소비 패턴을 볼 때 9900원(베이직 패키지)의 가격은 하드코어 유저에게 진입 장벽이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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