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신소’는 돈을 받고 남의 뒤를 밟는 일을 주로 한다고 합니다. ‘블로터 흥신소’는 독자 여러분의 질문을 받고, 궁금한 점을 대신 알아봐 드리겠습니다. IT에 관한 질문, 아낌없이 던져주세요. 블로터 흥신소는 공짜입니다. 이메일(bloter@bloter.net), 페이스북(https://www.facebook.com/bloter.net) 모두 열려 있습니다.

"(닌텐도) 스위치판 LoL도 나온다는 루머가 돌던데...(콘솔용) 패키지 사진도 돌아다님"

취재는 리뷰 기사에 달린 댓글로부터 시작됐습니다. 정식 의뢰(?)가 들어온 것은 아니지만 콘솔 버전의 'LoL: 와일드 리프트' 출시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충분히 들여다 볼 만하다고 판단했죠.

▲  레딧에 올라온 와일드 리프트 닌텐도 스위치용 패키지 이미지. /사진=레딧 홈페이지 갈무리
▲ 레딧에 올라온 와일드 리프트 닌텐도 스위치용 패키지 이미지. /사진=레딧 홈페이지 갈무리

당시 레딧 회원들은 닌텐도 스위치용 타이틀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공유했습니다. 한 회원은 "텐센트는 중국에서 스위치(타이틀)를 배포한다"며 "이는 텐센트가 와일드 리프트를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의견을 남겼네요.

다른 회원도 비슷한 의견을 게재했다. 0320**** 닉네임을 가진 회원은 "텐센트는 LoL 개발사 라이엇 게임즈를 소유하고 있는데 MOBA 게임 왕자영요(Arena of Valor)는 이미 닌텐도 스위치 버전이 있다"며 "최근 텐센트가 더 큰 게임을 위해 왕자영요를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 것도 이런 이유일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라이엇과 텐센트, 그리고 닌텐도

레딧 회원들이 텐센트를 언급한 배경에는 '라이엇 게임즈의 지분 구조'와 '글로벌 파트너십'에 기반합니다.

▲  텐센트 사옥. /사진=텐센트 홈페이지 갈무리
▲ 텐센트 사옥. /사진=텐센트 홈페이지 갈무리

중국의 텐센트는 2010년 들어 막대한 물량 공세를 통해 글로벌 게임사에 대한 지분 투자를 확대했습니다. 2009년 출시한 LoL로 이름을 알린 라이엇 게임즈도 텐센트의 레이더망에 포착된 기업 중 하나였죠. 텐센트는 2011년 라이엇 게임즈의 지분 50%를 사들인 후 2015년 완전 인수에 착수합니다. 라이엇 게임즈는 미국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 모니카에 본사를 두고 별도로 운영되지만 지분구조만 놓고 보면 중국 기업 텐센트의 자회사입니다.

글로벌 게임사에 지분 투자를 단행하며 덩치를 키운 텐센트는 콘솔 시장에 눈독을 들입니다. 지난해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해 일본 닌텐도와 파트너십을 체결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죠. 닌텐도의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게임을 개발하는 한편 콘솔용 타이틀 서비스를 목표로 사업을 전개했습니다. 중국 정부의 규제로 시장 진입에 난항을 겪었던 닌텐도도 텐센트를 통해 현지에 닌텐도 스위치와 게임 패키지를 판매할 창구를 마련합니다.

▲  LoL 10주년 이벤트에 소개된 LoL: 와일드 리프트. /사진=LoL 10주년 이벤트 유튜브 영상 갈무리
▲ LoL 10주년 이벤트에 소개된 LoL: 와일드 리프트. /사진=LoL 10주년 이벤트 유튜브 영상 갈무리

이런 상황에서 와일드 리프트의 등장은 텐센트와 닌텐도에 있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로 급부상합니다. 텐센트는 글로벌 시장에 통할 모바일 타이틀이 필요한 상황이며 닌텐도의 경우 중국을 포함한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콘솔 기기인 닌텐도 스위치 수요를 확대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었죠. LoL을 모바일로 옮긴 듯한 와일드 리프트는 양사의 니즈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타이틀이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라이엇 게임즈도 와일드 리프트 기획 단계부터 콘솔 버전 출시를 염두에 뒀던 것으로 추측할 수 있는데요. 지난해 10월 'LoL 10주년 기념 이벤트'에서 와일드 리프트를 소개할 당시 라이엇 게임즈 측은 "모바일과 콘솔 플랫폼에서 즐길 수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예고 영상에서 스마트폰으로 LoL을 플레이 하며 이동하는 장면을 보여줌으로써 콘솔 버전도 휴대성이 뛰어난 닌텐도 스위치가 될 것임을 암시했죠.

콘솔 패키지? 우선 모바일부터

다양한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정작 라이엇 게임즈는 와일드 리프트 콘솔 버전 출시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콘솔 패키지를 급하게 준비하기보다는 모바일 버전부터 단계적으로 접근할 계획이라고 하네요.

라이엇 게임즈 관계자는 <블로터>에 "기획 단계에서는 모바일과 콘솔을 한 번에 내놓는 방안을 생각했는데 개발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올 가을 모바일 버전 오픈으로 방향을 선회했다"며 "내부 계획이 변경되면서 콘솔 버전은 시간을 두고 준비할 계획이라 당장 출시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  LoL: 와일드 리프트. /사진=라이엇 게임즈, 편집=채성오 기자
▲ LoL: 와일드 리프트. /사진=라이엇 게임즈, 편집=채성오 기자

결과적으로 라이엇 게임즈는 모바일 버전 와일드 리프트가 정식 출시되기 전까지 닌텐도 스위치를 포함한 콘솔용 타이틀을 출시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아시아 시장에서 진행중인 OBT 이후 북미·유럽 시장 서비스를 준비하는 만큼 당분간 모바일 버전 상용화에 전념한다는 계획인데요.

그렇다면 와일드 리프트 OBT는 언제까지 진행될까요. 라이엇 게임즈는 북미·유럽 시장 서비스 전까지 아시아 시장에서 진행중인 OBT를 유지할 계획입니다. OBT를 통해 아시아 유저의 피드백을 받은 후 북미·유럽 서비스 및 정식 출시 버전 개발에 활용하는 전략이죠. 북미, 유럽, 오세아니아 등 기타 지역의 경우 올해 말이나 내년 초 OBT 일정이 계획됐지만 정확한 일정이 결정되진 않았습니다.

라이엇 게임즈 관계자는 "OBT 기간은 결정되지 않았다"며 "북미·유럽 시장 출시 일정이 정해지면 그에 따라 OBT 일정이 변경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저작권자 © 블로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