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부 아시아나항공 감자]③금호T&I의 'HKCWTS' 투자, 대주주 현금창고 역할

발행일 2020-11-10 10:41:57
'HKCWTS(에이치케이씨더블유티에스)'라는 사모투자펀드에 금호티앤아이(금호T&I)가 투자를 하게 만들고 이 자금을 지렛대로 금호고속이 자금을 차입한 사례도 아시아나항공 부실화에 1대주주(금호산업)의 책임이 더 크다는 증거 중 하나다. 지배적 권한을 가진 1대주주가 아니라면 계열회사 자금을 필요에 따라 여기저기 끌어다 쓸 수는 없다.

HKCWTS 거래구조도./자료=업계, 공시 종합


HKCWTS 펀드 자금을 활용,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2017년 금호그룹을 재건했다. 금호티앤아이가 HKCWTS에 투자금 일부를 대고, HKCWTS는 금호티앤아이 투자금을 포함, 펀드 자금으로 금호고속이 가지고 있던 금호건설기계(홍콩)를 인수해준다. 금호고속의 자금난에 숨통을 터주는 역할이었다.

HKCWTS는 설립 3년만인 지난해 펀드 청산이 이뤄졌다. 지분투자를 했던 한국캐피탈과 웰투시인베스트먼트는 연 이자율 7% 상당의 수익을 가져간 것으로 보인다. 함께 지분투자를 한 금호티앤아이도 160억원을 투자해 180억원을 회수했다고 감사보고서 현금흐름표에 기록돼 있다.

그러나 금호티앤아이는 HKCWTS가 펀드에 담아두었던 일부 기업을 금호고속으로부터 되사오는 거래를 2019년에 다시 해 금호고속 '현금창고' 역할을 지금도 계속하고 있다.

이와 별개로 HKCWTS 지분 평가액을 회계처리하는 과정에서는 일부 의아한 점이 발견된다. HKCWTS 재무상태를 펀드 투자자인 한국캐피탈과 금호티앤아이가 서로 다르게 감사보고서에 기재한 것으로 <블로터> 취재 결과 확인됐다. 이는 투자금 회수가 정상적이었는지에 대한 모니터링 필요성을 던진다. 2019년 이후 아시아나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자회사의 관리 주체였던 산업은행의 책임이기도 하다.

금호티앤아이가 HKCWTS에 투자한 시기는 2017년 11월17일이다. 본래 금호고속이 2017년 2월10일 160억원 어치 후순위 출자를 했던 출자지분(29.63%)을 같은 가격으로 매입해 준 것이다.

금호티앤아이는 이 외에도 금호리조트 지분(48.8%, 671억원), 금호속리산고속 지분(100%, 137억원), 금호고속관광 지분(100%, 65억원)을 2017년중 금호고속으로부터 매입해줬다. 금호건설기계(홍콩) 매각 자금을 더하면 대략 총 1648억원의 현금이다.

금호티앤아이가 이들 계열사를 매입해주고 HKCWTS 출자지분마저 매입해 준 이유는 당시 금호고속이 극심한 자금난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금호고속은 2017년말 금호홀딩스 및 (주)제이앤케이제3차와 합병을 앞두고 있었다. 그리고 합병 이후엔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일가가 금호산업 및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 위해 차입한 대규모 빚(금호홀딩스의 빚)을 상환해야 하는 처지에 있었다. 합병 이전 금호고속에 대규모 현금을 쌓아놓아야 할 필요성이 있었고, 합병을 한 후 이 현금으로 해당 빚을 상환해야만 했던 상황이다.

거래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합병기일은 2017년 11월24일이었고, 합병기일 전 모든 거래가 이뤄졌다.

이들 거래 중 HKCWTS가 주목되는 까닭은 금호티앤아이가 인수한 나머지 거래는 실제 매출이 일어나고 있었고 인수할만한 가치가 있는 기업을 인수하는 거래였으나 HKCWTS는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다.

HKCWTS는 2017년초 한국캐피탈과 웰투시인베스트먼트가 설립한 펀드다. 정확치는 않지만 펀드 자금은 700억여원 정도였던 것으로 분석된다. 웰투시인베스트먼트가 지분 49.07%를, 한국캐피탈이 지분 21.30%를, 금호티앤아이(최초 금호고속이 2017년 초 투자한 후 곧바로 금호티앤아이에 지분 매각)가 지분 29.63%를 투자했다. 펀드 이름은 한국캐피탈(HKC)과 웰투시인베스트먼트(WTS)의 앞글자를 땄다. 금호티앤아이의 투자 지분은 후순위(투자금 정산시 후순위로 수익 배분) 투자 지분이었다.

금호건설기계 자산 및 매출 현황./자료=금호고속 감사보고서


HKCWTS가 편입한 투자대상물은 금호건설기계(홍콩)다. 금호건설기계(홍콩)는 2017년 당시 중국과 베트남에서 금호고속이 현지 기업과 합자로 세운 버스운송업체 12곳의 지분을 갖고 있었다. 2017년 당시의 재무상태와 손익현황을 보면 매출은 거의 없었고 자산만 515억원으로 평가됐다. 2016년 기준으로는 자산만 823억원이었고 매출 기록은 없는 것으로 금호고속은 감사보고서에 기재하고 있다.

감사보고서에 기재된 수치가 맞다면 HKCWTS는 매출은 없고 자산만 있는 기업을 수백억원을 주고 인수해 준게 된다. 또 자산 515억원인 기업을 이보다 약 200억원을 더 주고 매입해 준게 된다.

회계현황을 보면, 금호고속은 2017년말 기준 금호건설기계(홍콩)의 장부금액을 474억원이라고 평가해 놓았다. 이는 직전해(2016년) 장부금액(745억원)보다 271억원 적은 금액이다. 그런데 2017년은 금호고속이 금호건설기계(홍콩)을 HKCWTS에 매각한 바로 그 해다. 775억원을 받고 매각했다. 775억원을 받고 매각한 바로 같은 해 매각 대상물의 장부가액이 271억원이나 깍이기도 한 것이다.

사모펀드의 투자 구조와 회계 처리는 일반 기업이 하는 투자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이해하기가 어려운 구조가 많다. 사모펀드 특성상 외부에 공개되는 정보가 많지 않아서다. 하지만 이를 감안하고서라도 HKCWTS라는 사모펀드는 쉽게 이해하기 힘든 측면을 많이 갖고 있는 펀드다.

HKCWTS에 함께 투자했던 한국캐피탈과 금호티앤아이는 HKCWTS의 재무상태를 서로 다르게 감사보고서에 기재하기도 했다.

금호티앤아이 및 한국캐피탈의 HKCWTS 재무상태 기록 현황./자료=각사 감사보고서


한국캐피탈의 감사보고서를 보면 2017년 기준 HKCWTS의 자산은 538억원이다. 반면 금호티앤아이의 감사보고서를 보면 같은 해 HKCWTS의 자산은 465억원이다. 2018년에도 회계기록은 달랐다. 한국캐피탈은 자산을 441억원이라고 기록한 반면 금호티앤아이는 자산을 548억원이라고 기재했다.

해가 갈수록 한국캐피탈은 HKCWTS의 자산이 줄고 있다고 보고·공시를 한 반면, 금호티앤아이는 늘어나고 있다고 보고·공시를 한 셈이다.

양측은 모두 감사보고서 주석 공시에서 "HKCWTS의 지분증권에 대해서 외부감사인의 감사 또는 검토를 받은 재무제표를 결산확정일까지 입수하기 어려워 감사 또는 검토를 받지 않은 재무제표를 이용하여 지분법을 적용하였으며, 당사는 가결산 재무제표에 대하여 신뢰성 검증절차를 수행하였습니다"라고 설명했다. 간혹 기업들은 해외계열사나 해외기업에 투자한 사모펀드의 정확한 결산 기록을 제공받지 못해 이렇게 가결산 자료를 바탕으로 연간 결산을 할 때가 있다. 다만 추후 확정된 결산 자료를 받아 수치가 다르다면 '정정공시'를 하는데, 양측 모두 정정공시를 한 적은 없다.

HKCWTS의 불투명한 회계공시는 지분 투자자인 금호티앤아이의 연결재무제표를 불투명하게 만들고, 궁극적으로 최대주주인 아시아나항공 연결재무제표에까지 불투명한 영향을 준다.

실무자의 단순 오기일 가능성도 있다. 한 회계 전문가는 이를 두고 "단순 실수인지 아닌지는 당사자들만 아는 사항이고, 공시된 내용만 보면 그 자체로 회계처리가 깔끔하지 않음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했다.

금호티앤아이의 HKCWTS 투자 사례가 주는 교훈은 1대주주와 기타주주의 경영 책임은 그동안 휘둘렀던 권한 만큼 차별화해야 한다는 점이다. 아시아나항공이 대주주의 자금창고 역할을 했던 것은 분명하고, 그 과정에서 조금의 손실이라도 있었다면 부실의 책임은 대주주가 더 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재계 다른 관계자는 "균등감자의 논리가 얼마나 근거가 없는지를 말해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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