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K-팝 그룹 'K/DA'의 새 멤버이자 '리그 오브 레전드(LoL)' 152번째 챔피언으로 등장한 '세라핀(Seraphine)'이 실존 인물을 본따 만들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문제는 해당 인물의 허락없이 무단도용됐을 가능성이다.

스테파니 "세라핀, 나를 형상화 한 챔피언"

12일(현지시간) 미국의 '스테파니'라는 여성은 소셜 블로그 플랫폼 '미디움'에 세라핀과 관련된 게시물을 게재했다. 해당 게시물에서 스테파니는 "LoL 챔피언 세라핀은 나의 모습을 형상화 해 제작한 챔피언"이라고 주장했다.

▲  LoL 152번째 챔피언 세라핀. (사진=라이엇 게임즈)
▲ LoL 152번째 챔피언 세라핀. (사진=라이엇 게임즈)

스테파니는 해당 게시물에서 자신의 사진과 세라핀의 이미지를 비교한 사진을 업로드해 비교·분석했다. 관련 이미지들을 비교해 보면 세라핀과 스테파니의 머리 색, 카메라 구도, 눈동자 색 부분에서 유사한 점을 찾아볼 수 있다.

해당 게시글에서 스테파니는 "세라핀에 대한 많은 세부사항들이 나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며 "챔피언의 이름, 캐릭터 배경 속 그림, 고양이, 머리색, 눈 색, 얼굴 모양은 물론 그녀가 어디서 왔는지에 대해서도"라고 설명했다.

▲  스테파니가 제시한 세라핀(왼쪽)과 본인의 사진. (사진=스테파니 미디움 글 갈무리)
▲ 스테파니가 제시한 세라핀(왼쪽)과 본인의 사진. (사진=스테파니 미디움 글 갈무리)

그는 라이엇 게임즈가 자신의 허락없이 도용한 것이 밝혀질 경우 라이엇 게임즈가 세라핀 챔피언으로 취한 이득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할 것임을 시사했다. 스테파니는 "이것은 꾸며낸 이야기가 아니다"며 "나는 변호사를 고용했고 진지하게 법적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테파니의 시선: 석연치 않은 의혹 많아 

스테파니는 "세라핀 챔피언이 등장하기 전까지 있었던 일을 상세하게 설명하겠다"고 밝히며 일종의 폭로전을 이어갔다.

그의 이야기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존'이라는 이름의 라이엇 게임즈 직원과 데이팅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연락을 주고 받았다. 연락을 나누는 동안 존은 스테파니와 LoL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고 스테파니가 챔피언 '아리'를 좋아하는 것도 공유하는 사이가 됐다고 주장했다. 스테파니는 이때부터 존의 행동이 수상했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의 대화 내용을 보면 관련 맥락을 짚어볼 수 있다.

존 : 나는 많은 아이디어를 갖고 있어.
스테파니: (그 계획에) 나를 위한 아리 스킨은 포함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존: 그 중 하나는 '어색한 아리'야.
스테파니: 어색한?

스테파니가 제시한 메시지에는 이런 내용이 담겨 있었다. 그는 "본문을 보면 알 수 있겠지만 나는 (아리 스킨 제작) 그것이 좋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존은 스테파니가 친구와 한 농담까지 게임에 반영하고 싶어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존은 1급 프로젝트에 성우 연기를 스테파니에게 제안하기도 했다고 스테파니는 덧붙였다.

▲  스테파니가 존과 나눴다는 대화 내용 일부. (사진=스테파니 미디움 글 갈무리)
▲ 스테파니가 존과 나눴다는 대화 내용 일부. (사진=스테파니 미디움 글 갈무리)

결정적인 사건은 또 있었다. 스테파니는 지난해 5월 존의 초대로 라이엇 게임즈 본사에 견학할 기회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스테파니는 자신이 쓴 게임 관련 논문이 라이엇 게임즈 사옥 내부에 인쇄돼 붙어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마저도 본인의 허락이 없었다는 주장이다.

이후 스테파니는 존이 아리 포스터와 커스텀 아트를 선물했을 당시에도 이상한 감정을 느꼈다고 밝혔다. 존은 스테파니에게 "해당 포스터와 커스텀 아트는 라이엇 게임즈 일러스트레이터들이 너를 토대로 그린 것"이라는 이야기 때문이다. 스테파니는 "나는 그 일러스트레이터들의 의도는 순수했을 것이라 믿는다"면서도 "내가 존을 아는 시간은 짧았지만 이상하다고 느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데이팅 앱에서) 대화를 중단했다"고 주장했다.

▲  존이 스테파니에게 줬다는 아리 커스텀 아트(왼쪽)와 라이엇 사옥 내 인쇄돼 비치된 관련 논문. (사진=스테파니 미디움 글 갈무리)
▲ 존이 스테파니에게 줬다는 아리 커스텀 아트(왼쪽)와 라이엇 사옥 내 인쇄돼 비치된 관련 논문. (사진=스테파니 미디움 글 갈무리)

존과의 만남이 끊어진 지 1년이 지난 최근, 스테파니는 세라핀이라는 새로운 챔피언이 LoL SNS 계정에 올라온 것을 보고 놀라움을 느꼈다고 전했다.

공식 트위터 계정에 세라핀에 대한 게시물이 올라온 날짜가 자신의 생일인 9월 19일이었기 때문이다. 챔피언 이름도 스테파니(Stephnie)와 비슷한 세라핀(Seraphine)이었으며 자신이 취미로 그린 일러스트와 해당 챔피언의 모습이 놀랄 만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가상 캐릭터인 세라핀의 일상 속 모습은 스테파니가 존에게 보내준 고양이 사진과 포즈까지 일치하다며 필트오버·자운 챔피언에 대한 논문 이야기 속 컨셉트까지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  스테파니의 셀프 캐리커쳐(왼쪽)와 세라핀의 이미지. (사진=스테파니 미디움 글 갈무리)
▲ 스테파니의 셀프 캐리커쳐(왼쪽)와 세라핀의 이미지. (사진=스테파니 미디움 글 갈무리)

해당 이슈는 개인에 의해 제기됐지만 국내외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되며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라이엇 게임즈 측은 현재 관련 사안에 대해 실존 인물을 형상화 한 것이 아니라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확한 사실 확인을 위해 내부적으로 추가 조사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존으로 불리는 관련 인물의 경우 약 1년 전 라이엇 게임즈를 퇴사했기 때문에 사실 확인 등의 절차를 이어가는 것으로 보인다.

▲  스테파니가 존을 알았을 때 공유했던 사진과 세라핀. 오른쪽 사진은 산타모니카 해변을 배경으로 한 스테파니(오른쪽)와 세라핀의 모습. (사진=스테파니 미디움 글 갈무리)
▲ 스테파니가 존을 알았을 때 공유했던 사진과 세라핀. 오른쪽 사진은 산타모니카 해변을 배경으로 한 스테파니(오른쪽)와 세라핀의 모습. (사진=스테파니 미디움 글 갈무리)

이날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 관계자는 <블로터>에 "내부적으로 확인해 본 결과 해당 챔피언은 특정 실존 인물을 모델로 삼아 만든 것은 아니라고 한다"며 "공론화 이전부터 조사를 해봤는데 (실존 인물을 본따 제작했다는) 특정 근거를 발견할 수 없었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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