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이 2개 분기 연속 순이익 흑자를 내면서 브라질 CSP제철소 '리스크'에서 탈출하는 모양새다. 동국제강은 숙원인 고로 제철소를 갖기 위해 포스코와 브라질 발레와 함께 고로 제철소를 지었다. CSP제철소의 경영난으로 영업이익은 흑자를 내면서도 순손실을 냈다. 동국제강은 올해 경영 체질 개선작업에 들어가면서 금융비용 등 누수비용을 확 줄였다. 컬러강판의 호황과 고정비 절감을 통해 CSP제철소의 적자가 실적에 발목을 잡지 않게 됐다는 평이다.

▲  동국제강 3분기 연결 실적 추이.(자료=금융감독원)
▲ 동국제강 3분기 연결 실적 추이.(자료=금융감독원)

동국제강은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3분기 분기보고서를 공시했다.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1조2975억원(별도 1조1194억원), 영업이익은 856억원(별도 692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철강 시황이 어려운 가운데 매출 감소에도 수익성은 크게 개선됐다. 매출은 1328억원 줄었는데, 영업이익은 289억원 증가했다.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3261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2008년 3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조8278억원, 2416억원이다.

봉형강 등 건자재는 3분기가 비수기다. 실적 하락이 예상됐는데, 고부가 가치 제품인 컬러강판의 판매가 늘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 3분기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이연소비(미뤄뒀던 소비)'가 늘어나면서 가전제품 등의 판매가 늘었고, 원재료인 컬러강판은 덩달아 판매가 늘었다.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와 비교해 33.8% 증가한 건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로 판매 전략을 짠 영향이다.

이번 분기 가장 돋보였던 건 동국제강의 원가절감 노력이다. 원가율(매출 원가 /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9% 포인트 하락한 87.8%를 기록했다. 이외에도 영업외비용 절감 효과가 두드러졌다. 올해 동국제강은 예측 가능한 비용을 가능한 줄이는데 초점을 맞췄다.

3분기 기타 손익(기타 수익 - 기타 비용)은 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마이너스(-) 60억원보다 약 104억원 증가했다. 기타손익은 법인세 비용을 제외한 자본의 변동액에 해당된다. 외화관련 이익과 유형자산 처분이익, 관계기업투자주식처분이익 등이 기타 손익에 해당된다. 3분기 기타 손익이 플러스를 기록한 건 자본 변동으로 인한 수익이 손실보다 많았다는 의미다.

▲  동국제강 3분기 금융 손익.(자료=금융감독원)
▲ 동국제강 3분기 금융 손익.(자료=금융감독원)

금융비용도 올해 차입금을 줄이면서 낮아졌다. 3분기 금융비용은 214억원으로 전년 동기(669억원)보다 455억원 감소했다. 금융비용은 이자비용과 외화관련 손실이 포함된다. 이번 분기 금융비용은 214억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455억원 낮아졌다. 이자비용은 18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7억원 감소했고, 외화관련 손실은 352억원 감소했다.

이번 분기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서 원재료 구매 등에 따른 손실이 줄었다. 통상 동국제강은 환율 상승기 수익성이 악화되고, 환율이 하락할 때 수익성이 개선된다. 지난 3월 원·달러 환율은 1280원을 기록했고, 지난 16일 1107원을 기록했다.

▲  지난 1년의 원·달러 환율 추이.(자료=네이버금융)
▲ 지난 1년의 원·달러 환율 추이.(자료=네이버금융)

올해 차입금 등이 크게 줄어들면서 이자비용도 감소했다. 지난해 말 동국제강의 총차입금은 2조6187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3분기에는 2조4023억원을 기록하면서 3개 분기 동안 2163억원 감소했다. 단기차입금은 1조8471억원으로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장기차입금은 1895억원 줄어든 2972억원을 기록했다. 통상 장기차입금이 상환 기간이 긴 만큼 이자율이 높아 이자비용이 더 든다.

▲  동국제강 차입 현황.(자료=금융감독원)
▲ 동국제강 차입 현황.(자료=금융감독원)

상환기간이 짧은 단기차입금 대신 장기차입금을 줄인 건 이자비용 등 고정비를 줄이겠다는 의도다. 단기차입금은 리파이낸싱 등 자본 재조달을 통해 만기를 순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고로철강사는 유동성은 늘리는 한편 차입금 규모도 키웠다. 저금리 등 자본 조달 환경이 개선된 영향이다. 반면 동국제강은 부채 규모를 줄이면서 재무건전성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동국제강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179%에서 153%로 26% 포인트 낮아졌다.

금융수익도 전년 동기(77억원)와 비교해 16억원 증가했다. 이번 분기 이자수익이 5억원, 외화관련 이익이 8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렇듯 동국제강은 올해 금융비용과 외화손실을 줄이면서 CSP제철소의 손실을 메웠다. 올해 3분기 관계기업 및 공동기업투자 손실은 166억원으로 전년 동기(540억원)와 비교해 374억원 줄었다. 이중 대부분은 CSP제철소의 경영난으로 발생한 것이다.

이번 분기 CSP제철소의 누적 지분법 손실은 1277억원이다. 2분기까지 누적 지분법 손실은 1107억원으로 이번 분기 170억원이 추가로 반영됐다. 지분법 손실은 투자회사에서 발생한 순손실분을 투자 지분만큼 반영한 금액이다. 이는 올해 3분기까지 CSP제철소에서 약 4500억원의 순손실이 발생했다는 의미다. 여기에 동국제강은 CSP제철소의 투자지분 30%를 반영해 지분법 손실을 인식했다.

▲  동국제강 CSP제철소 지분법 손익 추이.(자료=금융감독원)
▲ 동국제강 CSP제철소 지분법 손익 추이.(자료=금융감독원)

CSP제철소의 손실 규모는 지난해보다 2배 이상 커졌다. 경영상황이 불확실해졌는데, 동국제강이 영업외비용을 줄여나가면서 CSP제철소에서 발생한 손실을 줄일 수 있었던 것이다. 재무구조 개선과 환율관리 노력에 힘입어 올해 2분기와 3분기 연속 순이익 흑자를 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부채비율을 축소하고 재무건전성을 개선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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