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출시된 엔씨소프트의 '리니지'는 PC MMORPG의 전설로 통한다. 22년이 지난 지금도 마찬가지다. 또한 2017년 서비스를 시작한 '리니지M'의 경우 현재까지 엔씨소프트 매출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제 엔씨소프트의 과제는 '제2의 리니지'를 찾는 것에 있다.

▲  엔씨소프트 분기별 실적 추이. (사진=엔씨소프트, 컨콜 자료 갈무리)
▲ 엔씨소프트 분기별 실적 추이. (사진=엔씨소프트, 컨콜 자료 갈무리)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IP(지식재산권) 기반과 마찬가지로 장기간 꾸준한 캐시카우(수익창출원)가 될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 '블레이드앤소울', '아이온' IP의 모바일 게임과 함께 콘솔 리듬 게임 '퓨저', 리니지 IP를 활용한 '프로젝트 TL' 등을 더해 멀티 플랫폼 및 글로벌 기반 콘텐츠 라인업을 완성하는 것이 목표다.

리니지 IP 매출 급반등, 이유는?

16일 엔씨소프트는 올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5852억원, 영업이익 2177억원, 당기순이익 152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47.0%, 69.0%, 34.0% 증가했다. 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9.0%와 4.0%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4% 감소했다.

엔씨소프트는 모바일과 온라인 게임 분야 모두 고른 성장을 보이며 실적이 개선됐다고 전했다. 게임별로 보면 리니지M이 전 분기 대비 58.0% 성장한 2452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체 매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이번 3분기에 리니지M은 엔씨소프트가 연내 최고 매출을 기록했던 지난 1분기보다 큰 매출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이장욱 엔씨소프트 IR실장은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리니지M은 2018년 1분기 이후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며 "전 분기 및 지난해 같은 기간 실적과 비교해 상승 폭도 최대치"라고 밝혔다.

▲  엔씨소프트 게임별 매출 추이. (사진=엔씨소프트, 컨콜 자료 갈무리)
▲ 엔씨소프트 게임별 매출 추이. (사진=엔씨소프트, 컨콜 자료 갈무리)

엔씨소프트는 리니지M 매출 성장 배경으로 '3주년 업데이트'를 꼽았다. 복귀·신규 유저의 유입을 끌어낸 것이 성장의 주요 이유다. 지난 7월 엔씨소프트는 리니지M 출시 3주년을 맞아 '타이탄'과 '마스터 서버'를 순차적으로 업데이트했다. 새로운 서버와 클래스(직업)가 추가되면서 복귀·신규 유저 유입이 늘었고 이에 따라 수익성도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모바일 MMORPG 리니지2M은 전 분기보다 매출이 500억 이상 줄었지만 리니지M의 매출이 급증하면서 모바일 게임 매출은 전 분기보다 상승했다.

이 실장은 "MMORPG 특성상 초기에 수반되는 감소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리니지M에서 보였던 감소율과 동일하기 때문에 매출 안정화 시점은 올 4분기 말에 확정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  엔씨소프트 지역별 매출 추이. (사진=엔씨소프트 3분기 컨퍼런스 콜 자료 갈무리)
▲ 엔씨소프트 지역별 매출 추이. (사진=엔씨소프트 3분기 컨퍼런스 콜 자료 갈무리)

리니지 IP의 성장은 PC 온라인 게임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같은 기간 '리니지'는 499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올 들어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가 1년 만에 대규모 업데이트를 진행해 휴면 유저가 많이 복귀했다고 분석했다. 리니지는 '리니지 리마스터' 업데이트로 반등에 성공했던 지난해처럼 호실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PC 버전 '리니지2'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전 분기 25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던 리니지2는 올 3분기 263억원으로 소폭 상승했다. 필드 간 유저 분쟁이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전투 콘텐츠가 활성화 되면서 지난 1분기(264억원) 매출 수준을 회복한 모습이다. 엔씨소프트는 오는 4분기 리니지2의 업데이트가 진행될 경우 내년까지 안정적인 성장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북미·유럽 지역에서 서비스 중인 길드워2는 지난 2분기에 비해 약 20.0% 성장한 18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엔씨소프트는 길드워2 성장 배경으로 '확장팩 준비 소식'을 꼽았다. 전 분기에 코로나19 여파의 수혜를 받았다면, 올 3분기의 경우 확장팩 개발 소식이 전해지면서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포스트 리니지, '블소'일까 'TL'일까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IP와 같은 안정적 캐시카우를 발굴하기 위해 플랫폼 및 서비스 지역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이번 컨퍼런스 콜에서는 엔씨소프트의 신규 라인업에 대한 기대감을 엿볼 수 있었다. 이 실장은 컨퍼런스 콜에서 "3분기에는 MMORPG 라이프 사이클 확장을 입증한 시기"라며 "관련 역량을 기반으로 신작 개발을 빈틈없이 진행해 가겠다"고 말했다.

▲  블레이드앤소울2. (사진=블레이드앤소울2 홈페이지 갈무리)
▲ 블레이드앤소울2. (사진=블레이드앤소울2 홈페이지 갈무리)

PC 원작을 모바일로 옮기는 '블레이드앤소울2'와 '아이온2'는 포스트 리니지 IP의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다. 엔씨소프트는 블레이드앤소울 IP를 기반으로 제작하는 블레이드앤소울2를 내년 상반기에 출시하는 한편 아이온2의 경우 같은 해 하반기 공개하는 것을 목표로 내세웠다. 지난 9~10월 사내 대규모 테스트를 마친 리니지 IP 기반 온라인 게임 '프로젝트 TL'은 내년 중 PC 버전으로 한국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다. 리니지2M도 내년 1분기부터 대만을 시작으로 서비스 지역을 넓힐 예정이며, 블레이드앤소울도 빠른 시일 내 해외 시장 진출을 진행하는 것이 목표다.

이 실장은 "블레이드앤소울2의 경우 일정이 내년 1분기로 연기된 만큼 관련 시기와 맞물려 마케팅을 극대화할 계획"이라며 "발표된 블레이드앤소울2, 아이온2, 프로젝트 TL 등 내부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데 적절한 시기는 미정이나 내년 중 다양한 타이틀이 공개될 것 같다. 기존 IP에 의존하는 형태를 벗어나 신규 고객 및 플랫폼 진출을 위한 프로젝트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엔씨소프트는 내년 신작 출시 시점과 맞물려 마케팅 비용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는 등 관련 타이틀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엔씨소프트 분기별 영업비용 추이. (사진=엔씨소프트 3분기 컨퍼런스 콜 자료 갈무리)
▲ 엔씨소프트 분기별 영업비용 추이. (사진=엔씨소프트 3분기 컨퍼런스 콜 자료 갈무리)

지난 2분기 엔씨소프트의 마케팅 비용은 129억원 수준이었으나 올 3분기 들어 업데이트 및 프로모션 진행에 따라 297억원까지 상승했다. 이는 리니지2M 출시에 따라 마케팅 비용(413억원)을 집행한 지난 1분기보다 낮은 수치지만, 대규모 업데이트 등을 통한 프로모션이 다수 이뤄지면서 전 분기 대비 12.0% 가량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공개된 타이틀 외에 신규 라인업이 추가될 경우 그에 따른 마케팅 비용이 집행될 전망이다.

이 실장은 "과거에는 대작 등 게임 출시 간격이 5년이었던 시기도 있었지만 모바일 시대 진입 후 3년으로 좁혔다"며 "블레이드앤소울2가 연기됐어도 1년 정도로 출시 간격이 짧아진 것인데 출범 일정은 앞으로 더 촘촘해질 것으로 생각한다. 언급한 게임 중 어떤 타이틀이 먼저 출시될 지 말하기 어렵지만 고객 타깃층과 국가별 전략을 세분화 하는 형태로 다양한 게임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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