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폰 판매 이미지.(사진=쿠팡 홈페이지 캡처)
▲ 스마트폰 판매 이미지.(사진=쿠팡 홈페이지 캡처)

"알뜰폰 잘 터져요?"
"알뜰폰은 금융 인증 안된다고 들었는데 결제는 어떻게 해요?"

기자가 알뜰폰을 사용한다고 하면 돌아왔던 질문들입니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의 서비스에 비해 품질이 떨어질 것 같다는 불안감때문이겠죠. 또 알뜰폰의 유심요금제에 가입하려면 스마트폰 공기계가 필요합니다. 공기계는 출고가를 거의 그대로 주고 사야했기에 이통사와 제조사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이통사향 제품보다 매력적이지 못했습니다. 이통사의 요금제보다 저렴했지만 알뜰폰이 천대받았던 이유입니다.

그런 알뜰폰이 최근 들어 주목받고 있습니다. LTE보다 비싼 5G 요금제와 스마트폰때문입니다. 이통사들은 지난해 4월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에 성공한 이후 5G 가입자 늘리기에 힘을 쏟았습니다. 지원금을 5G 스마트폰에 집중했고 5G 요금제에 각종 혜택을 부여했습니다. 5G 스마트폰이 LTE 스마트폰보다 저렴해지는 경우도 생겼습니다. 소비자들은 5G의 요금제가 다소 부담스러웠지만 빠른 속도를 기대하며 5G를 선택했습니다.

하지만 약 1년7개월이 지난 현재 5G에 대해 실망한 소비자들이 많습니다. 이통3사가 수도권과 전국 주요 광역시를 중심으로 5G 기지국 구축에 나섰지만 아직 전국망이 구축되지 못했습니다. 5G 전파가 제대로 잡히지 않았고 결국 5G 스마트폰을 사고 5G 요금제에 가입했지만 LTE 전파를 잡아 사용하는 경우가 늘었습니다.

실망은 분노로 이어졌습니다. 결국 LTE로 쓰는데 5G 요금제와 스마트폰 가격은 LTE보다 비쌌기 때문입니다. 이통사들이 5만원대 5G 요금제를 내놨지만 월 데이터 제공량이 9기가바이트(GB)에 불과해 실제로 사용하기엔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이때 쿠팡과 온라인 쇼핑몰이 소비자들의 눈에 들어왔습니다. 스마트폰 공기계를 카드 무이자 할부로 판매하고 약간의 할인 혜택도 제공했습니다. 인터넷으로 알뜰폰 사업자들의 유심요금제에 가입하면 집에서 개통까지 가능합니다.

알뜰폰 잘 터지냐, 금융 인증 되는거냐 등에 대한 질문에 한 알뜰폰 사용자는 트위터를 통해 이렇게 답했습니다.
"그거 옛말이에요. 속도 상관없고요. 멤버십 포인트 없는거요? 근데 그것보다 더 싸니 불만없습니다. 쿠팡에서 자급제 24개월 무이자 할부로 구매하고  알뜰폰 요금제 쓰는게 더 싸요"

그럼 모든 소비자들이 알뜰폰으로 가야 할까요? '난 비싼 요금제를 쓰더라도 5G의 빠르고 안정적인 속도에 LTE에서는 겪어보지 못했던 실감형 콘텐츠를 즐기고 싶다'는 소비자들도 있습니다. 아직 그런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맞출만큼 5G가 성숙하지 못한 것이 아쉬울 뿐입니다. 이통사들이 5G 전국망을 구축하고 고품질의 콘텐츠를 제공한다면 지금 화가 나 있는 소비자들도 분명 관심을 보일 것입니다. 결국 비싼 요금제에 상응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느냐가 관건이니까요.

5G는 B2C(기업·소비자간거래)도 있지만 B2B(기업간거래) 시장에서의 활용도가 더 클 전망입니다. 스마트팩토리와 자율주행 등 첨단 기술 구현에 있어 5G망은 필수적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미래 시장을 선점한다면 해외에서도 관심을 보일 것이고 한국 기업들의 먹거리도 늘어날 것입니다. 안정적인 5G망을 구축하고 고품질의 콘텐츠를 갖춰야 하는 이유입니다.

소비자들이 더이상 5G에 분노하지 않고 납득하며 5G를 즐길 수 있는 시점이 빨리 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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