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해(동해로도 알려져 있음)"
구글이 동해를 일본해로 우선 표기해 논란이 되고 있다. 22일 IT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최근 국내 날씨 서비스 알림에 동해를 '일본해(동해로도 알려져 있음)'으로 표기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사실은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 서비스(SNS) 이용자들을 중심으로 문제가 제기되면서 알려졌다.
트위터 등 SNS 이용자들은 스마트폰에 뜬 구글 날씨 서비스 알림 화면을 갈무리해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한 구글에 대해 항의했다. 해당 이미지에는 구글이 이용자의 위치를 일본해로 표시하며 날씨를 전하는 모습이 담겼다. 업계에 따르면 구글의 이 같은 표기 문제는 지난 10월 말부터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한 이용자는 "구글 패기 봐. 한국인의 핸드폰에 일본해라고 표기해놓고 괄호 안에 동해로도 알려져 있다고 알람 보내는 당당함. 이 정도는 돼야 글로벌 기업이 되나 봅니다"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자꾸 일본해래. 괄호가 더 빡침. 적어도 한국에서 서비스할 거면 한국인 눈치 좀 봐야 하는 거 아니냐고 구글아"라고 지적했다.
기존에 구글은 분쟁이 되는 지역의 명칭을 이용자가 접속한 지역의 표기법에 따라 표기해왔다. 한국에서는 구글 지도 서비스에 동해, 독도라고 표시하고 일본에서는 일본해, 다케시마라고 표기하는 식이다. 제3국에서 접속하면 일본해(동해), 리앙쿠르 암초로 표기된다. 이번 동해 표기 문제는 이 같은 관례를 깬 셈이다.
이에 대해 구글코리아 측은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중"이라고만 밝혔다. 일각에서는 구글 서비스에서 이용자 접속 위치에 대한 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한다. 일본해라고 표기된 날씨 알림을 받은 이용자들이 동해 근처에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부는 국제 사회에서 일본해 단독 표기를 동해 병기(동시 표기)로 고치는 것을 목표로 외교적 노력을 해왔다. 지난 16일 국제수로기구(IHO)는 해도 제작 지침서의 새 표준을 도입하며 기존 지명 대신 디지털 시대에 맞는 고유식별번호를 도입하기로 했다. 일본해를 비롯해 바다 명칭 자체가 사라진 셈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일본해 명칭의 표준적 지위가 격하된 것으로 평가했다. 또 이를 계기로 동해 병기 운동에 더욱 힘을 실을 계획이었다. 현재 세계 종이 지도에서 동해/일본해 병기 비율은 40%에 달한다.
구글의 이번 일본해 표기 문제는 이러한 와중에 불거져 더욱 논란이 되는 모습이다. 구글의 지명 표기 문제는 여러 차례 불거져 나왔다. 지난 8월에는 구글 지도에서 독도가 검색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해 논란이 됐다.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동해 표기와 관련해 임재현 구글코리아 전무는 "글로벌 기업으로서 한국 정부 입장도 들어야 하고 일본 정부 입장도 들어야 하고, (현재 표기 방식은) 양 정부랑 합의한 내용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