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은 자연에 가까이 다가가려는 인간의 본능이 발현된 여행이다. [캠핑일기]는 전국 캠핑장 체험기를 다루는 코너다. 복잡한 세상사에 찌든 몸과 마음을 씻어줄 다양한 캠핑장 속으로 들어가 봤다.

숲과 상쾌한 공기를 만나는 곳 

▲  (사진=김명상 기자)
▲ (사진=김명상 기자)

자연 속에 파묻혀 좋은 공기도 쐬고 복잡한 머리도 좀 비우는 것은 일상을 위한 충전이다. 직장인에게 황금 같은 주말에 어디로 가느냐는 중요한 문제. 장소에 따라 만족도는 천차만별이다. 이번에 향한 곳은 경기도 소재의 ‘양평 다목적캠핑장’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도로에 쏟아져 나왔는지 차가 막혀서 서울 기준 출발한 지 2시간 반 후에야 도착했다. 캠핑장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빽빽한 나무들이었다. 하늘을 찌를 듯한 전나무들의 품에 안기자마자 교통정체에 답답했던 기분이 금세 상쾌해진다.

모든 캠퍼를 넉넉하게 품는다

양평 다목적 캠핑장은 말 그대로 선택지가 많다는 것이 차별점이다. 약 3만3000㎥ 넓이의 넓은 대지 위에 조성된 캠핑장은 글램핑, 카라반, 일반 오토캠핑, 백패킹까지 아우른다. 각자의 취향을 고려해 한 곳에서 원하는 형태의 캠핑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  글램핑동 (사진=김명상 기자)
▲ 글램핑동 (사진=김명상 기자)

텐트를 치기 귀찮거나 별도의 장비가 없는 이들을 위한 글램핑 시설은 모두 10동이 있다. 텐트, 테이블, 침구 등이 마련돼 있기 때문에 초보자라도 편안한 캠핑이 가능하다.

수목림 중앙에 자리한 백패킹장은 총 5개 사이트가 있는데 여기서는 전기나 화로대 사용이 불가하다. 하지만 다른 사이트와 분리돼 있기 때문에 좀 더 조용하고 자연친화적인 캠핑을 즐길 수 있다. 카라반 야영장의 경우 오토캠핑을 겸하며 제2카라반 사이트의 경우 가로 8m50㎝, 세로 7m 크기로 넉넉한 편이다.

▲  캠핑장 입구의 모습 (사진=김명상 기자)
▲ 캠핑장 입구의 모습 (사진=김명상 기자)

이번에 체험한 것은 일반 오토캠핑 시설이었다. 모두 7개 야영장이 있는데 공간이 무척 넓은 편이었다. 소소한 모임부터 단체 또는 대가족도 수용이 가능해 보였다.

캠핑장 자체가 완만한 능선에 자리해 있기 때문에 각 사이트는 계단식으로 분리돼 있다. 사이트 간격도 넓은 편이라 바로 옆에 다른 텐트가 붙어있지 않다면 외부 소음의 방해를 덜 받는 편이다. 체험했던 야영장은 구석진 곳에 있어서 다른 방문객의 소음에서 완전히 차단된 기분마저 들었다.

▲  (사진=김명상 기자)
▲ (사진=김명상 기자)

사이트 주변에 나무가 울창해서 마치 산 속 어딘가에 머무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날은 추웠지만 큰 불편이 없었다. 머물렀던 오토캠핑 사이트의 전기 콘센트는 4개가 있어서 여유로운 사용이 가능했다. 다만 텐트 위치가 콘센트에서 좀 떨어져 있을 경우 릴선은 필수다.

캠핑장 내 화장실은 총 3개로 경사로의 상단, 중단, 하단에 각각 하나씩 있다. 비탈진 곳에 자리한 다른 캠핑장의 경우 상단 사이트에서 화장실에 한번 다녀오려면 등산하는 기분이 들 때도 있다. 하지만 이곳의 화장실 배치는 적절한 편이라 스트레스는 없었다.

▲  트램펄린 시설 (사진=김명상 기자)
▲ 트램펄린 시설 (사진=김명상 기자)

내부에는 각종 부대시설이 마련돼 있다. 13세 이하의 어린이를 위한 트램펄린이 있어서 아이들이 재미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  하계에 운영되는 물놀이장 (양평 다목적캠핑장 홈페이지 갈무리)
▲ 하계에 운영되는 물놀이장 (양평 다목적캠핑장 홈페이지 갈무리)

또한 하계 시즌에는 물놀이장을 운영한다. 하계 시즌이 끝나 폐쇄된 상태였지만 크기가 넉넉해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충분해 보였다.

자연 속에서 일상의 치유를

▲  (사진=김명상 기자)
▲ (사진=김명상 기자)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조용한 자연이 둘러싼 주변 환경이었다. 보통 캠핑장에서는 계속 요리를 하고 덜 움직이기 때문에 살이 찌는 듯한 기분이 든다. 하지만 캠핑장 내 산책길은 경사가 완만해서 그다지 힘들지 않고 거리도 적당했다. 절경이 펼쳐지는 것은 아니지만 피톤치드 가득한 숲길을 걸으며 생각에 잠길 수 있는 것은 치유의 시간이 되어준다.

특히 수목림 속에 자리한 백패킹장은 자연 휴양림에 머무는 듯한 느낌마저 준다. 물론 차가 들어갈 수 없어 이동이 힘들고 전기 사용을 못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호젓한 분위기가 상쇄해준다. 인기 높은 자연 휴양림을 예약하려면 치열한 클릭 전쟁을 치러야 하는데 대안으로 고려해도 좋을 듯했다.

▲  백패킹장 (양평 다목적캠핑장 홈페이지 갈무리)
▲ 백패킹장 (양평 다목적캠핑장 홈페이지 갈무리)

유의사항도 있다. 예약 시 야영장만 선택할 수 있고 사이트는 당일 선착순으로 배정한다. 때문에 구석자리를 원할 경우 서두르는 것이 좋다.

화장실에는 따뜻한 물이 나오지 않는다. 가을까지는 괜찮으나 날이 쌀쌀해질 경우 단점으로 다가온다. 가까운 샤워장을 이용하면 되지만 간단히 손을 씻거나 양치를 하고 싶을 때는 아무래도 불편하다. 그래서인지 온수가 나오는 개수대를 대신 사용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종종 보였다.

화장실이나 샤워장 문 앞에는 별도의 가림막이 없다. 다른 이가 문을 열면 외부의 시선에 그대로 노출될 수 있는 만큼 가림막의 필요성이 커 보였다. 사람에 따라 신경이 쓰일 수 있는 부분인 만큼 추후 개선이 이뤄지면 더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  (사진=김명상 기자)
▲ (사진=김명상 기자)

양평 다목적 캠핑장은 캠핑 본연의 목적을 충실하게 구현한 곳이다. 눈을 사로잡는 화려한 부대시설이나 최신 설비 대신 자연을 벗 삼아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포털 사이트에 남긴 방문객의 별점 평균은 5점 만점에 4.55점 수준이다. 특히 직원의 친절한 대응을 언급한 리뷰가 많았다.

별점 ★★★★☆
주소 경기도 양평군 양동면 계정리 28-2
시설 글램핑장 10동, 카라반 3개 야영장, 오토캠핑 7개 야영장, 백패킹 5개 사이트, 화장실, 매점, 샤워실, 개수대, 수영장(하계), 트램펄린 등
이용 시간 오후 1시~오후 12시
인원 제한 사이트 당 최대 5명, 차량 1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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