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가 사실상 유료화 수순을 밟고 있다. 내년부터 모든 영상에 광고가 붙을 예정으로 이를 피하려면 유료 서비스에 가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책이 본격 시행되기 전이지만 누리꾼들은 ‘구글의 갑질’이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유튜브는 최근 콘텐츠에 광고를 붙일 수 있는 '유튜브 파트너 프로그램(YPP)'에 포함되지 않은 채널의 동영상에도 광고를 넣을 수 있도록 약관을 개정했다. 예상 시기는 미정이나 내년 중에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제작자가 원치 않아도 광고 붙어…수입은 ‘제로’

▲  (픽사베이 제공)
▲ (픽사베이 제공)

YPP 가입을 위해서는 조건이 필요하다. 연간 동영상 재생시간 4000시간 이상, 구독자 1000명 이상을 모두 충족한 제작자만 가입 신청을 할 수 있다. 가입된 후에는 다양한 방법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데 광고가 가장 일반적인 방법이다. 유튜브는 YPP 참여자의 콘텐츠 사이사이에 광고를 넣고, 이를 통해 발생하는 수익은 제작자와 나눈다.

콘텐츠를 소규모로 제작하는 이들에게 YPP 가입은 높은 장벽이 되고 있으며 시간도 많이 소요된다. 수익을 얻기까지 많은 노력이 들어가는 구조다. 광고를 원치 않아 일부러 가입하지 않는 창작자도 있지만 이들의 동영상에도 광고가 붙게 된다. YPP 가입자에게만 광고 수익이 정산되기 때문에 다른 광고 수익은 모두 유튜브의 몫이 될 전망이다.

동영상 시청 중 수시로 나오는 광고를 피하려면 아예 탈퇴하거나 유료 서비스인 ‘유튜브 프리미엄’에 가입해야 한다. 유튜브 입장에서는 광고 수주로 수입을 늘리면서도 유료 가입자 증대를 꾀할 수 있어 일석이조인 셈이다.

안 보면 그만이지만 이미 일상에 녹아든 유튜브라는 거대 플랫폼에서 빠져나가기란 쉽지 않다. 올해 3월 주요 동영상 플랫폼을 분석한 결과 유튜브의 순방문자수는 2887만1000명으로 1위를 차지했다. 2위 네이버 밴드(1585만6000명), 3위 인스타그램(1105만8000명)를 합한 것보다 큰 것이다. 코로나19로 바깥 활동을 자제하면서 앞으로 유튜브 이용 시간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누리꾼 반발…“거대 플랫폼의 갑질”

이런 파워를 가진 유튜브에서 나오는 전방위적 광고는 사용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우려된다. 모든 콘텐츠에 광고가 붙는 만큼 사용자의 피로감은 커지게 되고, 결국 프리미엄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  (픽사베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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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가격이다. 유튜브 프리미엄의 월 사용료는 안드로이드 기준 1만450원(이하 VAT 포함가), 애플 앱스토어 기준 1만4000원이다. 유튜브 이용자의 연령대에 따라 월 이용료는 장벽으로 다가올 수 있다. 특히 10대나 노약자 등 주머니가 가벼운 유저라면 매월 결제해야 하는 유료 서비스 가입이 부담스럽다 보니 원치 않는 광고에 계속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유튜브의 정책에 누리꾼들은 ‘사실상의 유료화’라며 반발하고 있다. 많은 이용자를 볼모로 한 ‘갑질’과 다름없다는 것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누리꾼들은 “광고를 억지로 보고 수익을 바치거나 구글에 직접 돈을 상납하라는 뜻”, “창작자들의 땀으로 만든 콘텐츠를 날로 먹으려는 수작”, “이미 광고가 차고 넘치는데 또 붙이겠다니 황당하다”, “사악해지지 말자던 구글이 돈에 혈안이 됐다” 등의 의견을 내며 거센 비난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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