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이 과거 경영난으로 매각했던 페럼클럽을 되찾았다. 올해 골프장은 역대급 호황을 겪으면서 자산가치가 크게 높아졌다. 철강사는 올해 코로나19로 유례없는 어려움을 겪었는데, 동국제강은 수익성 위주 경영으로 내실을 다졌다.

올해 국내 제조업체들이 불황으로 골프장을 매각했는데, 동국제강은 골프장을 되찾았다는 점에서 비교된다.

▲  페럼클럽 골프장 전경.(자료=동국제강)
▲ 페럼클럽 골프장 전경.(자료=동국제강)

동국제강은 25일 오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케이머스지로부터 페럼인프라 주식 1200만주를 취득했다고 밝혔다. 취득금액은 422억원이다.

케이머스지는 루터어소시에잇코리아(루터PE)가 설립한 사모펀드다. 동국제강은 2016년 루터PE에 페럼인프라 지분 49%를 매각했다. 페럼인프라는 2009년 설립돼 페럼클럽 운영을 맡아서 하고 있다.

동국제강이 페럼인프라 지분을 매각하면서 페럼클럽의 지분 또한 루터PE로 넘어갔다. 동국제강은 페럼인프라 지분 매각으로 보유지분이 16.6%(매각 전 보유지분 87.0%)로 줄었고, 케이머스지가 최대주주(보유지분 70.4%)로 올라섰다. 이날 동국제강이 페럼인프라 지분을 되사면서 보유지분은 61.4%로 늘어났다.

동국제강이 페럼인프라 지분을 매각한 건 경영난이 한창이던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동국제강은 회사가 어려워지면서 재무구조 개선에 들어갔고, 비핵심 자산 매각에 들어갔다.

앞서 동국제강은 신사옥 페럼타워를 4200억원에 삼성생명에 매각했다. 장 회장은 2007년 옛 사옥을 철거하면서 1400억원을 들여 페럼타워를 준공했다. 5년 만에 사옥을 삼성생명에 팔았다.

동국제강은 2012년부터 3년 연속 1000억원 이상의 적자(순손실)를 냈다. 그러면서 재무구조가 악화됐고 5년 만에 페럼타워를 비롯한 알짜 자산들을 매각했다. 2013년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247%를 기록했고, 총차입금은 5조원에 달했다. 동국제강이 페럼타워를 매각한 2015년 단기차입금은 2조5535억원을 기록했다. 현금성자산(3921억원)의 8배를 1년 내 상환해야 했다.

▲  동국제강 재무건전성 추이.(자료=금융감독원)
▲ 동국제강 재무건전성 추이.(자료=금융감독원)

장 회장이 애지중지하던 페럼타워와 페럼클럽을 매각할 수밖에 없던 것도 '현금'이 없어서였다. 동국제강은 대대적인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들어섰고 현재는 본업과 재무구조 모두 안정됐다.

올해 3분기 부채비율은 153.0%를 기록했다. 총차입금도 2조4023억원으로 2015년과 비교해 1조3207억원 줄었다. 재무 건전성이 불안했던 2015년과 비교하면 눈에 띈 변화다. 같은해 4조1216억원에 달했던 비유동자산의 유형자산은 올해 3분기 3조3155억원을 기록했다. 비유동자산에 포함된 유형자산은 주로 부동산 등을 의미한다. 동국제강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자산 매각에 열을 올렸다는 의미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자산 유동화 때 콜옵션을 포함해 매각한 페럼인프라 지분을 다시 취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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