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계열분리, ‘지배∙승계’ 유리한 지주사 택했다

발행일 2020-11-26 18:33:24
LG는 26일 이사회를 열고 구본준 고문이 LG상사와 LG하우시스, 실리콘웍스, LG MMA를 계열 분리하는 내용의 안건을 통과했다.


LG그룹이 구본준 고문 계열분리를 확정한 가운데 지주사 인적분할 방식을 택한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당초 업계에서는 구 고문이 ㈜LG 지분을 활용해 LG상사, LG하우시스 등 소수 계열사 지분을 취득할 것이란 관측도 나왔었다. 구 고문은 향후 분리될 계열사의 손쉬운 지배력 행사와 승계까지 염두에 둔 것으로 분석된다.

LG그룹은 26일 LG상사, LG하우시스 등을 중심으로 한 신규 지주회사 설립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번 지주사 설립은 구 고문의 계열분리 목적으로 실시되며, 실리콘웍스∙LG MMA∙판토스 등을 포함한 5개 계열사가 신규 지주사에 종속될 예정이다.

신규 지주사의 구체적인 출범 시기는 오는 2021년 5월 1일로 예정됐다.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회사분할 승인을 거친 후 설립될 예정이다. 존속회사와 신설회사(LG신설지주∙가칭)의 분할비율은 ’0.912 : 0.088’로 정해졌으며 순자산 장부가액이 기준이 됐다.

(주)LG 신설지주회사 지배구조 예상도.


LG그룹이 지주사 인적분할을 택한 이유로는 구 고문의 손쉬운 지배력 행사가 꼽힌다. 구 고문은 LG그룹으로부터 총 5개 회사를 떼어 나오는데, 각각의 회사를 따로 소유하고 경영하는 것보다 지주사라는 컨트롤 타워를 통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LG그룹 계열분리 소식이 보도됐을 당시만 하더라도 분리가 유력한 회사는 LG상사(판토스 포함)와 LG하우시스 세 회사가 꼽혔다. 실리콘웍스와 LGMMA도 초반부터 거론은 됐지만 업계에서도 가능성을 아주 높게 보지는 않았다. LG상사와 LG하우시스 두 개 회사만 분리해 나올 경우 지주사 설립이 급하거나 필수적인 상황은 아니었다.

게다가 손쉬운 지배력 행사는 승계까지도 이어지는 중요한 이슈다. 구 고문의 승계 후보자로는 장남인 구형모 LG전자 책임이 꼽힌다. 구씨는 1987년생으로 현재 LG전자 일본 법인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코넬대 경제학과를 나왔으며 2014년 LG전자에 대리로 입사했다.

LG그룹이 지주사 인적분할을 결정함에 따라 구씨는 향후 지주사 한 곳의 지배력만 확보하면 승계가 가능한 상황이 됐다. 경제적 측면에서도 지주사 한 곳의 지분을 취득하는 것이 승계를 위해 훨씬 유리한 것으로 분석된다.

구씨는 과거 100% 지분을 소유한 개인회사 지흥을 통해 승계 재원을 미리부터 마련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구씨는 2008년 지흥 설립 당시부터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었으며, 배당 등을 통해 현금을 모았을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논란이 일자 2018년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전액 처분했다.

재계 관계자는 “지주사를 인적분할하는 방안이 계열분리를 위해 가장 깔끔하고 번거롭지 않은 형태”라며 “구 고문의 나이가 적은 편이 아니라 승계를 고려하지 않았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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