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국가가 항공업 지원을 명분으로 개인의 경영권을 보장해 준 최초 사례로 해외의 조롱거리가 될 것이다"

한진그룹과 경영권 대척점에 선 KCGI는 27일 ‘항공업 재건 위해 솔직해집시다’라는 자료를 내고 "해외 각국은 대출과 의결권 없는 주식 취득을 통해 항공업을 지원한다. 국유화의 경우만 공공자금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러면서 "산은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한진칼의 의결권 있는 주식 발행에 참여한다는 건 자유시장 경제 법의 정신과 글로벌 스탠다드를 외면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  출처=KCGI 보도자료
▲ 출처=KCGI 보도자료

특히 KCGI는 이날 자료에 미국, 독일, 프랑스, 영국이 항공사 경영권에 개입하지 않고도 지원한 사례를 제시하며 "가장 큰 규모(250억 달러·30조원)를 지원한 미국의 경우 금액의 70%는 보조금으로, 나머지 30%는 대출 형태로 지원했다. 대출금의 10%는 주식 형태였지만, 미국 정부 취득 주식은 의결권 행사가 금지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탈리아, 싱가포르, 포르투갈의 경우 처럼 정부가 항공사를 국유화하려는 경우에만 항공사의 의결권에 영향을 줬다고 강조했다. KCGI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이탈리아, 싱가포르, 포르투갈 정부는 최소 1조6000억원, 최대 1.6조원을 직접 투입해 의결권을 확보하는 방법으로 국유화를 추진했다.

KCGI는 "한진그룹과 산은이 항공업 재편에 대한 진정성과 의지만 있다면 산은이 의결권 없는 우선주나 대출만으로도 아시아나 항공 인수가 가능하다"며 "이제라도 재판(가처분) 결과와 상관없이 딜 진행이 가능함을 솔직하게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실된 항공업 통합이 목적이라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전문가들은 물론 적절한 외부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이 모여 차분히 머리 맞대어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며 "다급할수록 냉정해야만 100년 대계의 전략산업인 항공업의 미래와 국익에 부합하는 최선의 방안을 찾아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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