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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카메라, 카메라. 지난해 아이폰은 카메라를 강조한 '인덕션 디자인'으로 시선을 끌었다.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렸지만, 이후 인덕션 디자인은 스마트폰 시장의 대세가 됐다. 상향 평준화된 스마트폰 시장에서 제조사들은 카메라 성능을 강조하며 차별화를 꾀했고, 디자인도 카메라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올해 '아이폰12 프로 맥스'는 카메라 성능을 극대화한 제품이다. 커진 화면과 함께 카메라도 덩달아 묵직한 존재감을 알린다.


역대급 대화면 아이폰


올해 '아이폰12'는 총 4종으로 나왔다. 크게 일반 라인과 프로 라인 2종으로 나뉜다. '아이폰12 미니''아이폰12'는 듀얼 카메라, 옆 테두리에 알루미늄 무광 마감이 적용됐으며, 4GB의 램을 제공한다. 프로 라인업인 '아이폰12 프로'와 '아이폰12 프로 맥스'는 트리플 카메라와 사물의 깊이를 측정하는 라이다 스캐너가 탑재됐다.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로 유광 마감이 적용됐다. 램은 6GB다. 화면 크기는 각각 5.4인치, 6.1인치, 6.1인치, 6.7인치다.

▲  (왼쪽부터) 아이폰6S(4.7인치), 아이폰12 프로 맥스(6.7인치), 아이폰11 프로(5.8인치)
▲ (왼쪽부터) 아이폰6S(4.7인치), 아이폰12 프로 맥스(6.7인치), 아이폰11 프로(5.8인치)

이는 크기와 성능, 가격대를 달리해 다양한 소비자 수요에 맞춰 판매량을 늘리기 위한 전략이다. 단일 모델로도 잘 나가던 아이폰 영광의 시절은 끝났다. 특히, 아이폰12 프로 맥스는 대화면을 원하는 이용자들을 위한 제품이다. 6.5인치 수준이었던 전작 아이폰11 프로 맥스보다 화면이 커졌다. 6.7인치에 돌아온 '깻잎 통조림' 디자인을 갖춘 아이폰12 프로 맥스는 눈이 시원한 화면을 제공하지만, 손에 쥐고 다니기에 다소 불편하다. 여기에 케이스까지 씌우면 한 손 가득 웅장해진다. 두 손으로 고이 모시지 않는다면 언제나 낙사의 위험을 감수해야만 한다.

▲  대화면은 높은 몰입감을 제공한다. 아이폰12 프로 맥스(아래)와 아이폰11 프로
▲ 대화면은 높은 몰입감을 제공한다. 아이폰12 프로 맥스(아래)와 아이폰11 프로

강화된 인덕션 카메라


카메라는 더욱 힘을 줬다. 카메라와 카메라와 카메라가 사각형 무대 위에 삼각형으로 모여 ‘투욱’, ‘투욱’, ‘투욱’ 존재감을 알린다. 초광각, 광각, 망원으로 구성된 ‘삼구 인덕션’ 트리플 카메라는 일반 프로 모델과 차이가 없던 전작과 달리 맥스라는 이름에 걸맞는 크기를 자랑한다. 큰 카메라에는 큰 책임이 뒤따른다. 성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용서받기 힘든 디자인이기 때문이다.

▲  (왼쪽부터) 아이폰11 프로와 아이폰12 프로 맥스. 카메라 크기가 커진 모습이다.
▲ (왼쪽부터) 아이폰11 프로와 아이폰12 프로 맥스. 카메라 크기가 커진 모습이다.

▲  아이폰12 프로 맥스의 '카툭튀'
▲ 아이폰12 프로 맥스의 '카툭튀'

초광각 카메라는 다른 아이폰12 시리즈와 같은 사양이다. 1200만 화소에 F2.4, 120도 시야각을 갖췄다. 전작보다는 개선된 결과물을 보여주지만 메인 카메라인 광각 카메라보다는 아쉬운 품질을 나타낸다.

핵심은 메인 광각 카메라다. 아이폰12 프로 맥스는 다른 아이폰12 모델과 마찬가지로 1200만 화소 광각 카메라(F1.6)를 탑재했다. 하지만 광각 카메라에 더 커진 센서를 적용해 더 많은 빛을 포착하고 사진의 선명도와 색감을 살렸다. 애플은 이번 프로 맥스 모델이 47% 더 커진 1.7마이크로미터 픽셀 센서를 적용해 저조도 상황에서 87% 개선된 성능을 제공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새로운 '손떨방'(OIS)도 적용됐다. DSLR 카메라에서 주로 사용되는 센서 시프트 방식의 이미지 안정화 시스템(OIS, 광학식 손 떨림 방지)이 적용돼 흔들림 없는 편안한 촬영을 돕는다. 센서 시프트는 렌즈가 아닌 센서 자체를 안정시켜 흔들림을 잡아주는 방식이다.

망원 카메라는 조리개값을 내주고 줌 성능을 얻었다. 아이폰12 프로는 1200만 화소 망원 카메라(F2.0)에 최대 4배 광학줌, 10배 디지털 줌을 지원하는 반면, 아이폰12 프로 맥스는 1200만 화소 망원 카메라(F2.2)에 최대 5배 광학 줌, 12배 디지털 줌을 지원한다. 빛을 덜 흡수하지만 더 멀리 찍을 수 있다는 얘기다.

또한, 아이폰12 프로와 마찬가지로 사물의 깊이를 측정하는 라이다(LiDAR) 스캐너를 적용해 저조도 상황에서 6배 빠른 자동 초점과 야간모드 인물사진, 향상된 AR 경험을 제공한다. 똑똑해진 머리를 바탕으로 한 컴퓨터를 이용한 사진 기법(computational photography)도 전작보다 더 발전했다. 머신러닝을 활용한 이미지 처리 시스템을 통해 순간적으로 여러 장의 사진을 찍어 가장 좋은 사진 한 장을 만들어주는 방식이다. 스마트 HDR, 딥퓨전, 야간모드 등 핵심 기능이 전작보다 개선된 모습을 보여준다.

실제 아이폰11 프로와 비교했을 때 아이폰12 프로 맥스의 사진은 더 밝고 풍부한 계조를 나타낸다. 주변이 밝을 때는 큰 차이를 느끼기 힘들지만 해 질 무렵이나 어두운 환경에서 더 정확한 색감, 더 풍부한 디테일을 보여준다. 또 노이즈가 확연히 줄어든 모습을 보여준다.

야간 사진 촬영 속도는 더 빨라졌다. 똑같이 어두운 상황에서 야간모드 대기 속도는 아이폰11 프로가 3초, 아이폰12 프로 맥스가 1초 정도였다. 야간에 빛이 렌즈에 반사돼 나타나는 고스트·플레어 현상은 여전히 아쉬움으로 남는다. 피사체를 강조하고 배경을 흐려주는 인물사진 모드는 더 정확하게 작동한다. 빨대, 유리잔 등 경계가 명확하지 않은 사물을 전작보다 디테일하게 포착한다.


큰 몸에 담긴 웅장한 성능과 배터리


이 밖에 전반적인 성능과 기능은 다른 아이폰12 시리즈와 대동소이하다. 성능 확실한 A14 바이오닉, 5G, 자석을 통해 무선 충전 효율을 높인 맥세이프 등을 제공한다.

가장 큰 장점은 배터리다. 화면이 늘어나면서 커진 몸뚱이에는 더 큰 배터리가 탑재됐다. 아이폰12 프로 맥스에는 3687mAh 용량의 배터리가 탑재된 것으로 확인됐다. 2227mAh 수준인 미니, 2815mAh 수준인 일반·프로 모델보다 확연히 큰 용량이다. 4000~5000mAh 수준의 배터리를 탑재하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애플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결합을 통한 효율적인 전력 소모를 강조한다.

실제 전날 오전 11시 반에 충전을 마친 아이폰12 프로 맥스는 다음 날 오후 9시 반까지 살아남았다. 5G 유심을 꼽은 상태로 게임은 하지 않고 유튜브, 인스타그램, 스트리밍 음악 감상, 웹서핑 등을 한 상태였다. 사용 환경에 따라 다르겠지만, 한번 충전으로 하루 버티기엔 넉넉한 양이다. 배터리 귀신 5G 사용 환경에서 넉넉한 배터리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올해 아이폰12는 네 가지 선택지를 내민다. 각자의 취향에 맞게 제품을 선택하면 된다. 이 중 아이폰12 프로 맥스는 대화면과 애플이 제시한 최대치의 카메라 성능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제격이다.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르는 법. 149만원에서 190만원을 오가는 맥스급 가격은 덤이다. 손이 작은 사람에게는 과유불급, '똥손'인 사람에게는 사치일 수 있다. 물론 선택은 온전히 당신의 몫이다.

장점


  • 카메라, 카메라, 카메라

  • 오래가는 배터리

  • 성능 확실한 A14 바이오닉


단점

  • 웬만한 손에 부담스러운 크기

  • 60Hz 주사율

  • 친환경 패키지


추천 대상

대화면 애호가, 스마트폰 사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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