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쿄 전경 (도쿄올림픽 홈페이지 갈무리)
▲ 도쿄 전경 (도쿄올림픽 홈페이지 갈무리)

내년 7월로 1년 연기된 도쿄올림픽 관련 추가 비용이 3조원을 초과할 전망이다. 이제 대회에 쓰일 총비용은 17조원에 달한다. ‘일본의 부흥’을 전 세계에 알리려던 도쿄올림픽은 경제적 대재앙이 될 공산이 커졌다.

4일 일본 교도통신은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의 추가 비용 규모가 총 2940억엔(약 3조630억)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세부적으로는 대회 연기에 따른 인건비와 시설 임대료 등의 추가 경비가 1980억엔이며, 코로나19 대책에는 960억엔이 소요된다.

이날 일본 중앙정부, 도쿄도,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는 3자 회담을 갖고 올림픽 1년 연기로 인한 추가 비용 분할금에 대해 합의했다. 기관별 추가 비용 부담 금액은 도쿄도가 1200억엔, 일본 정부가 710억엔, 대회조직위원회가 약 1030억엔 등으로 최종 조율됐다.

▲  (도쿄올림픽 인스타그램 갈무리)
▲ (도쿄올림픽 인스타그램 갈무리)

당초 도쿄도는 2013년 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됐을 때 대회에 드는 총 비용을 73억 달러(7조9278억원)로 추산했다. 하지만 비용은 계속 증폭됐고 지난해 12월 조직위가 발표한 도쿄올림픽 개최 비용은 총 1조3500억엔(약 14조원)에 달했다. 그러나 4일 추가 경비가 확정됨에 따라 총비용은 1조6440억엔(약 17조1646억원)으로 늘어나게 됐다.

숨은 비용은 더 남아있다. 일본 정부는 대회 경비와 별도로 코로나19 검사 비용 등에 약 400억엔가량 집행할 예정이다. 또한 관람객 입장 제한 여부는 내년 봄으로 판단을 미룬 상태인데, 만약 관중석을 비울 경우 900억엔에 달하는 입장권 판매 수입이 줄어들 수 있다.

예산 문제는 이미 지적된 바 있다. 지난 9월 AP통신은 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도쿄올림픽의 예상 지출액이 158억4000만 달러(약 17조2022억원)에 달하며 앞으로 더 추가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당시 연구진은 “우리가 얻을 수 없는 많은 비용이 숨겨져 있기 때문에 해당 추정치는 보수적”이라고 밝혔다.

앞서 아베 신조 전 총리는 “동일본 대지진을 딛고 부흥을 이뤄낸 일본의 모습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로 삼겠다”고 공언하며 도쿄올림픽 개최 의욕을 불태웠다.

▲  (도쿄올림픽 인스타그램 갈무리)
▲ (도쿄올림픽 인스타그램 갈무리)

특히 주최 측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악몽을 떨쳐내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 한 예로 올림픽 성화 봉송 출발지는 후쿠시마 원전에서 불과 20㎞ 떨어진 후쿠시마현의 축구 시설 ‘J 빌리지‘로 정했으며, 성화 봉송에 사용되는 접시는 동일본대지진 당시 피해가 컸던 후쿠시마, 이와테, 미야기현의 가설주택 폐기 자재로 만들었다.

이처럼 일본 정부는 도쿄올림픽을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극복한 상징적 행사로 삼으려고 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대회 연기로 막대한 비용이 추가되면서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일본 내각 홍보실 갈무리)
▲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일본 내각 홍보실 갈무리)

이 때문에 일본 내에서도 대회 규모 축소 또는 취소의 목소리가 나오는 모습이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도쿄올림픽은 안전할 것”이라는 말을 반복하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4일 개최된 유엔총회 코로나19 특별회의 영상 연설에서 “도쿄올림픽은 인류가 전염병을 물리쳤다는 증거가 될 것”이라며 “안심, 안전한 대회를 만들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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