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월요일, 주목할 만한 블록체인 프로젝트나 업계의 최신 트렌드를 조명해봅니다.

최근 블록체인 업계엔 눈에 띄는 사건들이 있었습니다. 비트코인은 최고가를 경신하며 화려한 부활을 알렸고, 이더리움의 시가총액은 GM을 넘어섰습니다.

금융권도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KB국민은행은 국내 은행 최초로 외부 합작사(KODA) 설립을 통해 가상자산 관리 사업에 나선다는 소식을 알렸습니다.

또 정부에서는 기존 계획보다 약간 늦춰진 2022년부터 가상자산 투자 차익에 20%의 세금을 부과하기로 했죠.

▲  이미지=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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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최고가 경신

지난 12월 1일 비트코인 가격이 1만9850달러(한화 2160만원)에 도달하며 사상 최고가 경신이 이뤄졌습니다. 이전 고점이 2017년 11월 2080만원이었으니 약 3년 만에 일어난 기록 교체 입니다.

그동안 비트코인 가격은 적잖은 부침을 보여왔습니다. 고점을 찍은지 불과 1년 뒤 가격은 350만원대였죠. 이후 1000만원대를 회복했으나 과거처럼 치고 오르진 못했습니다. 오히려 올해 또 한 차례의 급락을 거친 뒤에야 다시 회복기를 거쳐 최근의 상승세를 보이는 중입니다.

이를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은 긍정 반, 부정 반입니다. 이미 수차례 가격 롤러코스터를 경험한 투자자들은 이번 상승에도 지속성에 대한 의심을 거두지 못하는 모습인데요. 실제 지난 11월 2000만원을 돌파한 비트코인은 수일 만에 1800만원대까지 하락하는 등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반면 업계에선 과거와 달리 대형 기관이 투자를 주도하는 지금은 가격 지지 기반이 상대적으로 튼튼해졌다고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각국의 주요 정책 변화 등 변수는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입니다. 또 한 번의 격변기 속에 투자에는 여전히 깊은 신중함이 필요해 보입니다.

▲  그레이스케일의 가상자산 운용 현황 (자료=공식 트위터)
▲ 그레이스케일의 가상자산 운용 현황 (자료=공식 트위터)

존재감 커지는 그레이스케일

최근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덩달아 주목받게 된 회사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그레이스케일(Grayscale)이란 미국의 디지털 자산운용사인데요. 최근 이 회사의 비트코인 보유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소식들이 전해져 옵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승인을 받은 그레이스케일의 GBTC(비트코인 신탁)는 현재 코로나19 팬데믹을 맞아 새로운 투자처를 찾는 미국인들이 주도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한달 전 약 48만개였던 이 회사의 비트코인 보유량은 매일 수백개씩 늘어 지금은 약 55만개에 이릅니다.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약 11조 5000억원 수준인데요. 그레이스케일의 11월 매입분이 비트코인 한달 채굴량의 약 두 배라는 외신 보도도 있습니다. 말 그대로 천문학적인 수준의 가격 규모인데, 이런 서비스의 성장 역시 최근 비트코인을 향한 ‘민심’의 가늠자 중 하나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이미지=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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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지만

주식 투자가 그렇듯 가상자산 투자 수익도 2022년부터는 과세 대상이 됩니다. 국회 기획 재정위원회는 11월 30일 전체 회의에서 가상자산 거래 과세 등의 내용이 담긴 세법 개정안을 의결했습니다. 대상은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 투자로 1년에 250만원 이상의 차익을 실현한 투자자입니다.

예를 들어 비트코인 투자로 1년간 500만원의 수익을 올렸다면, 과세 기준을 초과한 나머지 250만원에 대해선 20%의 세율을 적용한 50만원의 ‘기타소득’ 세금이 부과됩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너무 가혹한 조건’이란 이야기도 나옵니다. 주식 양도소득세와의 차별 문제도 제기되고 있죠.

한국블록체인협회는 이번 개정안에 대해 과세 인프라가 갖춰진 주식 양도세도 2023년 시행인데, 상대적으로 인프라가 미비한 가상자산 시장 적용 시기가 1년 빠른 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게다가 주식 양도소득세의 연간 비과세 한도가 5000만원인 것과 비교하면 가상자산의 250만원은 그 격차가 적지 않아 보입니다.

이젠 디엠이라 불러다오

‘전세계 공용 가상자산’ 발행이란 원대한 목표를 세웠던 페이스북의 리브라(Libra) 프로젝트가 새롭게 ‘디엠(Diem)’이란 이름으로 2021년 초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2019년 6월 페이스북과 비자, 마스터카드, 페이팔, 이베이 등 쟁쟁한 글로벌 기업 28개의 참여로 출범한 리브라 협회는 달러, 유로, 엔화 등 전세계 주요 법정화폐와 가격이 연동된 스테이블 코인 ‘리브라’를 개발 중이란 소식을 알렸는데요.

17억명의 금융 소외 계층을 리브라로 구제하겠단 비전은 좋았지만 곧 미국을 비롯한 세계 정부의 거센 반대에 휘말리게 됩니다. 각국 정부 입장에선 ‘달러’ 이상의 잠재력을 지닌 기축 통화가 나타나는 것도 부담이었고, 연합의 중심인 페이스북이 수차례 개인정보 관련 사고를 냈던 만큼 그들에 대한 신뢰도 낮은 상황이었죠.

결국 이어진 규제 압박 속에 페이팔을 비롯한 주요 회원사들이 탈퇴하고 리브라의 성격도 국가별 통화와 1:1로만 연결된 스테이블 코인으로 전환됐습니다. 이후 정부 친화적인 정책을 거쳐 어느 정도 안정을 찾은 리브라 연합은 기존 이름에 새겨진 부정적 인식을 털어내고 새출발을 다짐하는 모습입니다.

은행도 가상자산 관리 사업 진출한다

KB국민은행이 블록체인 기술 기업 해치랩스, 블록체인 투자사 해시드와 함께 3사 공동 가상자산 종합관리 기업인 ‘한국디지털에셋(KODA)’를 설립했습니다. KB가 직접 출자해 합작회사를 설립한 것도 처음이지만, 보수적이었던 은행권의 가상자산 시장 진출을 알리는 신호탄이란 점에서도 주목할 만한 소식입니다.

3사는 최근 가상자산 시장이 제도화되고 있는 세계적 동향에 발맞춰 국내에서도 제도권 수준의 관련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습니다. KB금융 조진석 IT혁신센터장은 최근 한 행사에서 2021년 가상자산 시장에선 금융과 연계된 다양한 혁신이 일어날 것이라 전망했는데요. 미국에선 지난 7월 통화감독청(OCC)이 연방은행의 가상자산 수탁 서비스 제공 허가를 내주기도 했습니다.

KODA의 문건기 대표는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성장을 위해선 기관 투자자의 진입을 가로막은 신뢰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며 “KODA는 기업을 위한 믿을 수 있는 파트너가 되겠다”고 밝혔습니다.

▲  이더리움 컨셉 이미지 (=Pixabay)
▲ 이더리움 컨셉 이미지 (=Pixabay)

이더리움 2.0 가동…GM 시가총액 제쳐

비트코인과 양대산맥을 이루는 가상자산 ‘이더리움’이 대규모 혁신 로드맵의 첫 단계인 ‘비콘체인’ 가동을 시작했다는 소식입니다. 이더리움 2.0으로도 불리는 이 계획은 1세대 블록체인의 한계인 처리 속도와 확장성을 개선하는 데 주안점을 둔 프로젝트인데요. 앞으로 최장 10년여에 걸쳐 지금의 비효율적인 PoW(작업증명) 합의 알고리즘을 PoW(지분증명)으로 바꾸는 것이 골자입니다.

현재 이 프로젝트에 대한 이더리움 생태계와 투자자들의 기대도 큰 편인데요. 최근 비트코인 상승에 따른 부가효과까지 겹쳐 이더리움 가격 역시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4일 기준 이더리움의 시가총액은 연초 대비 322% 상승한 670억달러이며 이는 제너럴 모서트(GM), 시카고 상품 거래소(CME)를 넘어선 수준입니다. 관건은 추후 예정된 2.0 혁신 프로세스가 청사진대로 진행될지에 대한 여부인데요. 당분간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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