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주의)‘콘텐츠뷰’는 게임, 드라마, 영화 등 국내에서 서비스되는 콘텐츠를 감상·체험하고 주관적인 시각으로 풀어보는 기획입니다. 스포일러가 있으니 원치 않는 분들은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편집자 주>

OCN 주말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이 매회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고 있다. 동명의 다음웹툰을 드라마화한 경이로운 소문은 기존 퇴마 판타지와 다른 저승 세계관을 통해 첫 방송부터 마니아층을 형성한 작품이다. 닐슨코리아 집계 기준 첫 회 2.7%(전국 시청률)로 출발한 경이로운 소문은 2회 4.4%, 3회 5.3%에 이어 4회 6.7%를 기록하며 역대 OCN 드라마 최고 시청률 2위를 기록했다. 극중 인물의 개인 서사를 보여주는 초반부임을 감안하면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  (사진=경이로운 소문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 (사진=경이로운 소문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시즌2를 연재중인 동명의 웹툰도 평점 9.9점(10점 만점)을 유지할 만큼 꾸준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드라마의 상승세는 원작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싱크로율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렇다면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은 웹툰을 어떻게 해석했을까.

'위겐'과 '카운터', 같은 듯 다른 설정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중인 '소문(조병규 분)'에 몸으로 들어간 '위겐(문숙 분)'은 저승 세계 '융'에서 살아가는 '융인'이다. 카운터와 한 몸으로 움직이는 융인 가운데서도 위겐은 조직의 리더같은 존재감을 내뿜는다. 그런데 왜 이름이 위겐일까.

▲  웹툰의 위겐(왼쪽)과 드라마 속 위겐(문숙 분). (사진=웹툰, 경이로운 소문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 웹툰의 위겐(왼쪽)과 드라마 속 위겐(문숙 분). (사진=웹툰, 경이로운 소문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드라마에 등장하는 카운터들의 담당 융인은 위겐을 제외하고 모두 원작과 다른 설정을 갖고 있다. 원작에서 '도하나(김세정 분)'와 연결된 융인은 '챠오웨이'라는 지리학자이며, '추매옥(엄혜란 분)'의 융인은 풋볼선수 '마크'다. '가모탁(유준상 분)'과 연결된 융인은 소수 민족 출신 전사 '카롹무익'으로 설정됐다.

위겐은 원작의 설정을 그대로 가져온 사례다. 흰 장발에 푸른 눈을 가진 위겐은 2000년 초반 산악 등반을 하다 추락사고로 죽은 독일인이다. 세계관 특성상 융은 언어의 장벽이 없다고 설정돼 위겐과 소문이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는 환경을 보여준다. 드라마에서는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이 없었기에 위겐에 대한 호기심이 남았지만, 원작을 보니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  웹툰에 등장하는 카운터의 융인들. 융을 다국적 사회로 표현하기 위한 장치로 보인다. (사진=웹툰 경이로운 소문 갈무리)
▲ 웹툰에 등장하는 카운터의 융인들. 융을 다국적 사회로 표현하기 위한 장치로 보인다. (사진=웹툰 경이로운 소문 갈무리)

▲  드라마에 등장하는 카운터의 융인들. 웹툰과 달리 모두 한국인으로 설정됐다. (사진=경이로운 소문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 드라마에 등장하는 카운터의 융인들. 웹툰과 달리 모두 한국인으로 설정됐다. (사진=경이로운 소문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소문이 카운터 임무를 받아들인 후 가모탁과 수련을 하는 과정에서 드는 의문점 한 가지. '어떻게 평범한 고등학생이 대낮에 자유롭게 시간을 비운 후 훈련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추매옥이 소문을 카운터로 영입할 당시 내걸었던 조건을 확인하면 답이 나온다.

웹툰에서 가모탁과 추매옥은 학교를 그만두고 카운터 업무에만 집중하라고 권유하지만 소문은 이를 거부한다. 추매옥은 고심 끝에 △학교는 당분간 다닐 것 △하교하면 바로 국수집으로 와서 카운터 공부와 능력 훈련을 할 것 △자정부터 아침 등교시간까지는 자유시간이라는 조건을 내세운다. 카운터는 하루에 1시간 만 자도 일반인의 평균 수면과 동일한 효과를 얻는다는 능력도 웹툰에서만 확인할 수 있다.

▲  소문이 카운터 아지트에서 추매옥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경이로운 소문 방송 갈무리)
▲ 소문이 카운터 아지트에서 추매옥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경이로운 소문 방송 갈무리)

이처럼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은 웹툰의 스토리 라인을 그대로 옮겨놓는 대신 디테일한 변주로 차이점을 만들었다. 드라마에서는 '장철중(성지루 분)'을 제외한 카운터가 5명이라고 밝히지만 웹툰의 경우 아지트에 모이는 A팀과 전국에 흩어진 B팀을 더해 총 8명의 인원이 악귀와 싸우는 것으로 설정됐다. 카운터들이 유니폼처럼 입고 다니는 트레이닝 복은 빨간색 외에 회색 세트가 존재한다는 것도 깨알같은 차이점이다.

스토리의 변주, 달라진 전개방식

드라마는 디테일한 설정 외에도 스토리 전개 방식에서 웹툰과 차이를 보인다. 이 부분부터는 강력한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원치 않는다면 '뒤로 가기(←)' 버튼 클릭을 추천한다.

▲  의문의 사고를 당하는 소문의 어머니 '하문영(손여은 분)'. (사진=경이로운 소문 방송 갈무리)
▲ 의문의 사고를 당하는 소문의 어머니 '하문영(손여은 분)'. (사진=경이로운 소문 방송 갈무리)

가장 큰 차이점은 소문의 부모인 '소권(전석호)'과 '하문영(손여은 분)'에 대한 서사다. 드라마에서는 죽은 소문의 부모가 특정 세력에 의해 위장 살인당한 것으로 그려지지만 정작 범인의 정체를 파악하지 못한 상황이다. 웹툰에서는 도하나가 소문의 기억 속에 들어가 진범과 마주하게 된다. 소권과 하문영을 죽인 범인은 철중을 무참히 살해한 '지청신(이홍내 분)'이며, 과거의 기억에서 도하나를 기억하고 '복수하겠다'며 으름장을 놓는 최고 악귀로 등장한다.

드라마에서 '권수호(이찬형 분)'가 위겐의 부탁으로 소문의 부모 저승명부를 찾았을 때 흔적조차 나오지 않았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악귀에 흡수된 영혼은 숙주의 몸에 갇혀 서서히 잠식 당하기 때문에 소문의 부모 영혼도 지청신이 가두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 것.

▲  (사진=웹툰 경이로운 소문 갈무리)
▲ (사진=웹툰 경이로운 소문 갈무리)

▲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에 등장하는 '지청신(왼쪽)'. (사진=경이로운 소문 방송 갈무리)
▲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에 등장하는 '지청신(왼쪽)'. (사진=경이로운 소문 방송 갈무리)

4화까지의 내용에서는 사고 당시 소문의 기억이 끊겨 정확한 범인 얼굴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으로 그려졌다. 도하나가 사람의 신체를 통해 상대의 기억을 읽어내는 능력도 웹툰보다 제한적으로 설정됐다.

소문이 정식으로 카운터 임무를 맡아 출동한 상황도 웹툰과 다른 전개 방식을 보였다. 웹툰에서는 석재 공장을 찾을 때 도하나의 싸이코메트리 능력이 빛을 발하지만 드라마의 경우 소문이 스마트폰 검색을 통해 알아내는 장면으로 그려진다. 석재 공장에서 만난 악귀를 처치할 때 소문의 일격에 쓰러지는 숙주의 모습은 웹툰에서만 만나볼 수 있다. 드라마에서는 웹툰보다 긴 격투신을 연출해 보다 긴장감 있는 상황을 묘사한 것으로 보인다. '희영(이선빈 분)'에게 찾아가는 장면도 웹툰과 드라마의 시간적 차이가 발생하는 만큼 긴 호흡의 드라마적 연출이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 모습이다.

▲  드라마 속 '도하나(김세정 분)'. (사진=경이로운 소문 방송 갈무리)
▲ 드라마 속 '도하나(김세정 분)'. (사진=경이로운 소문 방송 갈무리)

회를 거듭할 수록 시청률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경이로운 소문. 드라마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싶은 시청자라면 원작 웹툰을 미리 감상하고 즐기는 것을 추천한다. 다음웹툰에서 연재중인 경이로운 소문 시즌1은 20회까지 무료로 감상할 수 있고, 21화부터 에필로그까지의 분량은 회당 200원의 결제를 통해 이용 가능하다. 지난 4월부터 연재한 시즌2의 경우 무료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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